미국 LA에 사는 한인 김모 씨는 인터넷에서 최신 영화를 다운로드 했다가 큰 낭패를 봤다. 한국에 있을 때부터 인터넷을 통해 최신 영화를 다운 받아 보는 것이 취미였던 그는 얼마 전 한 영화사가 고용한 법률회사가 보내온 소송 문건을 받았다.
이 문건의 내용은 김 씨가 몇 달 전 인터넷 웹사이트를 통해 영화 ‘트로이(Troy)’를 다운로드 받아 불법으로 복제해 영화를 봤다며 이에 따라 김씨를 저작권법 위반으로 고소하겠다는 것이었다.
김 씨는 경악했다. 최근 인터넷에서 무단으로 영화를 다운로드 한 미국인들이 소송을 당했다는 기사는 봤지만 자신이 영화를 다운로드 한 사이트는 한국 사이트였기 때문에 미국의 영화회사나 법률회사가 그 사실을 알 리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소송 문건은 저작권법을 위반할 경우 최소 750달러(약 76만 원)에서 최고 15만 달러(1억5000만 원)까지 벌금을 물어야 하며 소송과정에서 발생하는 원고측의 변호사비와 그 외 비용 등을 김씨가 부담해야 한다고 덧붙이고 있었다.
김 씨는 법률회사에 전화를 걸어 “미국이 아닌 한국 사이트에서 영화를 다운로드 받았는데 그것까지 문제가 되느냐”며 항의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김 씨는 영화사가 어떻게 자신이 불법 다운로드를 했다는 사실을 알았는지 전혀 짐작이 가지 않았지만 영화를 다운로드 한 사실은 분명했기 때문에 더 이상 항의할 수도 없었다. 결국 김씨는 영화사측에 1500달러(약 150만 원)의 벌금을 물었다.
또 다른 한인 강모 씨도 비슷한 일을 당했다. 강 씨는 한국에서도 많은 사용자들이 가입하고 있는 대표적인 P2P 프로그램인 ‘당나귀(eDonkey)’ 및 관련 사이트인 ‘에뮬’을 통해 많은 영화를 다운로드 받았다가 적발됐다. 강 씨도 김 씨와 비슷한 과정을 거쳐 김 씨와 마찬가지로 벌금을 물고서야 사태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이처럼 인터넷 저작권 보호 및 단속이 크게 강화되면서 미국에서 영화, 음악, 소프트웨어 등 저작권과 관련된 지적 재산을 불법 다운로드 했다가 낭패를 보는 한인들이 크게 늘고 있다. 수개월 전에는 애리조나 주의 10대 소년이 영화 수백 편을 불법 다운로드 했다가 실형을 살기도 했다.
한국 누리꾼들은 자유로운 정보 및 자료 교류를 인터넷의 근본정신이라고 생각하고, 이 같은 유료 자료들을 온라인에서 무료로 구하는 것을 당연히 여기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관행은 미국에서는 즉각 범죄로 처벌되는 ‘위험한 관행’이다.
전문가들은 “점점 강화되는 단속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을 통한 불법자료의 유통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하지만 단속 기술도 갈수록 발달하고 있어 이제 더 이상 인터넷의 자료가 공짜로 주어지는 것이라는 생각은 버리는 것이 좋다”고 경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