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룰루랄라.. 햄버거 사먹으러 나가던 와중에
스타벅스 앞에서 울먹이면서 어떤 여자분이 서성거리더군요.
뭐지.. 하면서 쳐다 봤는데,, 눈이 뙇...ㅠ
저한테 오셔서
"저 .. 죄송한데.. 비위 괜찮으세요?" 라고 하시더라구요..
뭔소린가 해서 읭? 표정으로 그냥 보기만 했는데
그 분 옆으로 맥도날드 앞 도로에... 새끼고양이가 차에 치여서 죽어있더군요.
그 여자분이 울면서 저애 저대로 두면 안된다고 치워주실 수 있냐고 물으시길래
으힉 ... 저 그런거 절대 못합니다! 그냥 신고 하세요.. 라고 말하고
저는 맥도날드로 도망갔어요.
제 생각만으로는 안절부절하면서 울고 있는 그분과 죽은 고양이.. 어떻게 손을 써야하긴 하겠는데
모르겠다.. 에라..
상하이 디럭스 세트랑 맥윙 네 조각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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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뭔 생각이 들었는지
저기 앞에 새끼고양이 죽어있으니 수습해주게
혹시 조그만한 상자랑 비닐봉지 있으면 달라고 했죠 ㅠ
매장직원분은 친절하게도 큰상자와 무려 비닐 장갑을 주시더라구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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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랑 제 카드는 매장 그대로 두고 상자들고 나와서 죽은 새끼고양이 사체를 수습하러 갔죠.
사실 상자를 들고 가는 그짧은 순간에도 누구한테 맡기고 싶고..
아 정말 처참하면 어쩌지 머릿속에 별생각이 다들더라구요 ㅠㅠ
옮겨담는 그 순간까지 벌벌 떨면서 겨우 수습하고 인도 한켠에 그 상자를 두었습니다.
그 여자분께서는 울면서 고맙다고 119에 신고했으니 나머지는 알아서 하시겠다고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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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와서 생각해보니.. 손상은 거의 없고 체온도 남아있어서
마치 그냥 자고있는 불쌍한 새끼고양이 같더군요.
자기 어미의 품에서나 자길 사랑해주는 주인의 품에서 자고 있는 새끼고양이.
그 여자분처럼 생명을 잃은 고양이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앞섰어야 했는데..
혹시나 징그러울까봐 벌벌떨면서 얼굴을 찡그리며 겨우 수습해줬던 제모습이 부끄럽고 미안하네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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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때문에 서성거리다가 그곳에서 사고를 당했는지 모르겠지만.
다시 좋은곳으로 가서 건강하고 아프지 않게 살았음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