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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readers_2166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청초아
추천 : 2
조회수 : 55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9/07 16:47:54
최 씨는 침대에 걸터앉아 하염없이 핸드폰을 들여다본다.
핸드폰에는 정 씨의 연락처가 띄워져있다.

정 씨가 입원했던건 올해 봄이였다.
땀샘암이라 했던가,
생소한 이름에 당황했던것이 기억난다.
한동안 술친구가 없어 심심하겠어? 하며 웃던 정 씨의 말에
픽 웃으며 술없이 못사는 정 씨보담 났네 하며 받아쳤다.

학회, 연구, 출장 바쁜 와중에도
정 씨의 문병은 거르지 않았다.
날이 갈 수록 정 씨는 쇠약해져갔다.
고통을 잊기위해 투약한 진통제는
정 씨 자신이 누구인지, 앞에 있는 최 씨도 알아보지 못 할 정도 였다.
어느 날은 문병을 나오는 길에
정 씨의 아내가 조용히 부르더니만 앞으로 3개월이라 한다.
눈 앞이 아찔하다.

이후로는 더 자주 찾아갔다.
하지만 약때문인지 고통때문인지
정 씨는 정신이 말짱할 날이 없었다.
간간히 묻는 말에, 고개를 끄덕하며 띄엄띄엄 단어를 내뱉을 뿐이였다.
최 씨는 정 씨를 믿었다.
그는 강한 친구다.
고통에 지지않고 일어날 친구다.
환자복 아래 앙상한 다리에 마음이 먹먹하다.

요 며칠간은 하루도 빠짐없이 찾아갔다.
근데, 어제, 그 새벽에, 영영 가버렸단다.
정 씨의 영정 앞에 눈물을 참지 못하고 꺽꺽 울었다.
이 젊은 나이에 뭐가 그리 급해서 먼저 가버리나!
모인 친구들과 술한잔 눈물한잔 주고 받았다.


최 씨는 정 씨의 연락처를 그저 바라본다.
없는 번호도 아닌데 걸 수 없는 번호를
그저, 바라본다.
출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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