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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단 네타주의) 엘시 5레벨 퀘스트가 왔어요 > <
게시물ID : mabinogi_13120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에크네페
추천 : 4
조회수 : 3646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5/09/07 22:00:23




mabinogi_2015_09_06_024.jpg

모든 비극의 시작이 되는 퀘스트 


는 그냥 제 망상입니다.











" 무사히 잘 다녀오려나 ─ " 


본의아니게 엘시를 울려버리고 난 뒤라서 그런가 괜시리 더 신경쓰이고 마는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다른 조원들과 다르게 어리고 어릴때부터 천재소리를 듣고 그 기대에 보답하기 위해서 노력한 이 아이가 안쓰럽지 않다고 한다면 거짓말이겠지.


" 그래도 울기도 하는구나 …… 솔직히 놀랬어. " 


마음에 담아둔 말이 없냐고 물어봤을 뿐인데 그렇게 울 줄이야 … 달래라고 했지 누가 울리라고 했나요 ! 하고 카나가 엄청 노려보는게 느껴졌는데 그게 얼마나 무섭냐면 날카로운 날붙이따위가 없어도 사람의 관자놀이는 뚫릴 수 있구나 하고 이 자리에서 실감할정도. 엘시의 흐느낌이 조금 사그러드는것에 안도하며 오늘은 그냥 이쯤하는게 좋겠다 싶어 대화를 그만두고 쉬라고 지시했더니 보기 드물게 더 얘기하고싶다고 붙들어와서 조금은 나에게 마음을 열어줬구나 하고 순수하게 기뻐했다. 

그리고 이멘 마하로 임무를 다시 보내달라고 떼까지 쓰는 모습이 보여서 그 작은 머리통을 살짝 쓰다듬어줬다. 자랑은 아니지만 에린 여기저기를 들쑤시고 다니면서 작고 큰 소란을 몸소 잠재운 덕분에 요즘은 포워르의 출몰도 적고 하니 이멘 마하정도는 그냥 보내도 괜찮지 않을까. 아이던씨에게 신세진것도 있고 하니 몰래 부엉이라도 보내두면 순찰정도는 강화해줄지도 모르고. 



" 그래도 역시 따라갈 걸 그랬나 … " 



이제와서 후회한들 어쩌리. 이미 임무 보낸지 만 하루가 다 되어가고 있는데 발만 동동 굴리며 기다리는꼴이라니. 이게 어딜봐서 세상을 구한 영웅이냐고. 그냥 팔불출이지. 

" 저, 오빠 … " 


내 답답함을 알아줬는지 이제 막 임무에서 복귀한 엘시가 어느새 내 뒤로 걸어와 말을 걸어왔다. 일손이 부족해 정 보낼 조원이 없을때에만 임무를 보냈는데 임무의 성공여부와는 다르게 언제나 그랬듯 돌아오면 머리를 쓰다듬어주는게 버릇이 되어있어서 지금도 어김없이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있는 참이였다. 어린아이가 장하다 , 장해. 수고했어 라는 마음을 담아서. 


" 저, 오빠가 얘기해 주신 대로 … 저, 저, 용기내서, 하고 싶은 말,을 … 해보려고 … "
" 헤에 - " 


마냥 어린애고 소심해서 하고싶은말이 있어도 말을 잘 못하는 타입이라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 생각엔 변함없지만 언제까지고 이런취급은 싫다는것 마냥 이젠 스스로 서서 날개짓을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에 감동까지 밀려들어올 지경이였다. 


" 호, 혹시 … 제가 얘기 전하려는 사람 … 알고 … 계세요 ? " 
" 응 ? "



엘시가 얘기를 나누고 싶어하는 사람이라 … 일단 카오르군은 아니려나. 성격 자체가 안맞는거 같으니까. 예전에 아이르시스양이 엘시한테 사탕을 사줬다고 했던가 ? 그렇지만 엘시에게 아이르시스양 얘길 물어보면 울어버리기 일쑤니 아이르리스양도 아닌가. 로간씨는 저번에 어딘가 무섭다고 했었고 디이군은 시끄럽다고 싫다고 했었지 .

" 아, 카나양인가 ? 아니면 설마 나야 ? " 


설마 나겠어 하고 한 번 떠 봤는데 엘시한테서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그저 고개를 푹 숙인채로 손가락만 빙글빙글 교차하며 꼼지락거리고 있을 뿐. 이 모습만 보면 영락없이 10대의 소녀인데 훈련할때나 임무를 나가면 어딘가 나이와는 안맞게 비장한 모습이고 … 
아니 이게 문제가 아니라 진짜 나야 ? 


" 항상 … 감사합니다 … " 


내가 당황을 하던가 말던가 말을 잇지도 못하고 어버버버 하던가 말던가 엘시는 다시 말을 이었다. 하지만 어딘가 겁먹은것과 다르게 이번에는 확실한 결의가 담겨있다고 해야할까. 이번에는 해낸다, 라는 느낌이라 그냥 잠자코 듣고있을 수 밖에 없었다. 


" 다들 절 … 신동이라며 기대하니까 … 솔직히, 부담스러웠어요 . 그렇지만 오빠는 … 그냥 어린아이로 대해주셔서 너무 기뻤어요. " 



양 뺨을 발그레 붉히고 발을 베베꼬며 어찌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괜시리 이쪽도 뭔가 부끄럽고 가슴께가 막 간지러워 미칠지경이였다. 뭐지 이 낯간지러움은 ? 



" 이거, 받으세요 … " 
" 이건 ?  "
" 저번 임무 보내주셔서 … 그때 … 사왔어요. "
" 아 전에 딸기우유가 맘에들었나보네, 고마 …"
" 그리고 … 다녀 오는 중에 … 계속, 연습했어요 . "





mabinogi_2015_09_06_078.jpg






고맙다는 간단한 말조차 제대로 끝낼 수 없는 무력한 나는 딸기우유를 가장한 생화학 폐기물을 손에 쥔채로 그저 온 몸을 덜덜 떠는 수 밖에 없었다. 이제와서 솔직히 엘시가 뭐라고 하는지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내가 전에 딸기우유를 전달해줬을땐 사실 엘시가 처음먹는 딸기우유라고 하니 괜시리 기합이 들어가 수제작으로 만들어줬고 엘시한텐 부끄러워서 이멘 마하에서 사다왔다고 둘러댔지만 그것이 지금에 와서 대재앙이 되어 돌아오다니 . 


" 저 , 오빠가 너무 좋아요. 앞으로도 저, 계속 지켜봐 주세요 ! " 



엘시의 결의가 담긴 목소리. 어서 마시라고 재촉하는 눈빛. 불안하게 지켜보는 카나양과 무슨 소란인지 구경나온 다른 기사들. 이건 그거지 … 전설속에나 존재하던 밀레시안도 죽이는 음식. 먹으면 확실하게 삼도천을 가는 그런 미지의 음식. 엘시가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너무 기대에 찬 눈빛이라 이건 각오를 할 수 밖에 없는것이라고 나 스스로를 체념시켰다. 시간도 끌겸 빨대를 휘저으면 이끌리는대로 움직이다가도 툭툭 뭔가에 부딫치는듯한 느낌이 손끝으로 전해져왔다. 


" 하 … 설마 치즈가 되기 직전이라니 … " 


나의 중얼거림을 들은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 기왕 저승구경 하는거 한 방에 가자 하고 밀레시안도 죽인다는 마의 우유를 개봉했다. 
숨을 크게 들이키고 ─





" 아이고, 조장니임!!!!!!!!! ── " 








저 멀리서 카나의 외침이 들렸던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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