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 괴물이 있단걸 이제는 모두 알고 있다. 실종사건들이 알려지기까지는 시간이 좀 있었지만, 알려지고 나서는, 모두가 알고 있다.
이건 모두가 알면서도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그리고 비밀은 그저 '감정을 쏟지 않으려고 모르는척 하는 사실' 일 뿐이다.
여기에 비밀은 없다.
글쎄... 하나는 있네.
콜린은 -내 옆집에 사는 이웃인- 그의 셋째 아이가 실종되고 난 후 어느 아침, 울타리에 기대서는 내게 속삭였다.
"알고있어? 아이가 또 실종됐대. 그리고 데비스씨 집에 커텐은 항상 닫혀있다는데.."
난 진지하게 끄덕였다. 그리고 수잔에게 똑같이 속삭였다. 그리고 수잔은 제인에게, 제인은 스테프에게, 스테프는 알란에게....
뭔말인지 알거다.
날이 저물 무렵이 되었을때, 거리는 속삭이는 소리로 부산스러웠다. 아이가 계속 사라지는 만큼 속삭이는 소리도 더 늘어났다.
늙은 데비스씨가 꽤 옛날부터 집안에서만 생활한다는걸 알아챈것은 바로 나였다.
데비스씨가 집 주변을 돌아다니며 이웃들에 대해서 묻고다닌다고 다른사람들한테 말한것도 다 내가 세운 계획이었다.
"그냥 궁금해서 하는말인데, 그 사람 잡혔대?" 이웃에게 속삭인다. 다른 사람들이 나타나는건 오래 걸리지 않는다.
수잔은 사라진 꼬마아이가 실종되기 전에 데비스와 이야기하고 있는걸 봤다고 했다.
메리-앤은 맹세컨데, 새벽녘에 거리 끝에 있는 쓰레기통에 데비스가 큰 쓰레기더미를 버리는걸 봤다고 했다.
그리고 제프는 거리 끝에 있는 오래된 집에서 지독한 냄새가 났다고 기억해냈다.
-썩은 고기 같았다고, 제프는 우리에게 말했다.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우리는 모두 동의했다. 하지만 증거가 있었던가? 경찰은 들은 척도 안할거라고 나는 상기시켜주었다. 게다가 증거를 더 모았을 때쯤에는 또 다른 아이가 희생당할 것이라고.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전화로 사람들을 거리에 떼짓게 한건 아니었다. 나는 적당하게 모인 군중들을 바라봤다. 그들은 소리지르고, 욕하고, 횃불과 창을 들고 끝없이 분노할것이다.
내 이웃들은 그렇게 행동하진 않았다. 그들은 엄숙한 표정으로, 없애야할 이웃집을 한결같이 바라볼 뿐이었다.
그들은 곧 일을 끝내겠지. 그리고 아이들은 다시금 안전해질거야.
그리고 난 곧 이사할 계획이다. 물론 적당한 시간이 지난 후에 말이다. 내 생각에는 데비스씨 집 정원에 묻혀있는, 반쯤 먹힌 시체를 찾을때까지는 기다리는게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새로운 마을을 찾아봐야지.
물론 같은 장소에서 같은 트릭은 두번 통하지 않겠지. 그래도 소녀는 계속 먹을테고, 이상한 남자라던가, 고독한 할머니라던가, 오해받는 십대는 어딜가든 항상 있겠지.
탓할 사람은 항상 있고, 그 탓할거리를 바라는 사람들 역시 항상 있다.
나는 또 다시 속삭일것이다. 그리고 이번에도 적당한 군중이 준비되면 우린 다시 만나게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