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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준비하다 휘적여봅니다
게시물ID : readers_216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사업탱크
추천 : 2
조회수 : 43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9/09 05:3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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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어떤 아이가 방에서 뛰어놀고 있다. 아이의 눈은 맑고 깨끗하며 발걸음엔 거짓이 없고 행선지 또한 없었다.

그 때였다. 방의 불이 꺼지고 칠흑의 어두움이 아이의 겉을 감싼다. 두려워진 아이는 방의 빈 공간을 오열로 메꾼다.
"어두운 건 너무 무서워"

그 때 착한 인상의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이가 나타나 아이를 진정시키며, 방 한쪽의 문에 빛을 비춘다.
"아이야 울지마렴. 나만 믿고 저기로 달려가렴. 뒤에서 너의 앞에 가는 길에 빛을 비춰줄게"

아이는 구원의 길을 발견하고 이내 다시 웃으며 길을 걷는다. 가까운줄 알았던 방문은 의외로 멀었지만 자신에게 빛을 내어준 이에게 너무도 고마워 씩씩하게 걷는다.
"당신이 없었다면, 나는 혼자 죽었을거야!"

당당히 문을 통과한 아이는 예전처럼 다시 행선지없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방을 돌아본다. 예전보다는 작은 방인듯 하지만, 그래도 어두운 방을 생각하면 이곳이 너무도 안락하다.

그 때 또 다시 방의 불이 꺼진다. 아이는 공포스러웠다. 하지만 아까만큼은 아니다. 그에게는 든든한 인상좋은 이가 있기 때문이다. 인상 좋은 이는 또 다시 방의 다른 방향의 문을 비추며 말했다.
"아까처럼만 씩씩하게 가면 밝은 방일거야!"

다음 방으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더 길었다. 방에서는 무서운 소리도 났으며 길이 진흙투성이인 구간도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두렵지않다. 가야할 곳을 밝혀주는 인상 좋은 이가 너무도 고맙다. 조금은 지쳤지만 이번에도 씩씩하게 걸으며 
"당신이 없었다면, 나는 혼자 죽었을거야!"

그 다음 방에 도착했을 때에도 밝았다. 물론 전 방보다 또 다시 공간이 줄어든 것 같았지만 빛 속으로 돌아왔다는 것이 아이에겐 행복했다. 그 때쯤 아이의 뇌리에 무서운 것이 스친다.
"설마 또 어두워지는거 아니야?"

그렇게 몇 번째 방을 찾고 어두워지고 빛을 비춰주는 과정이 지나자 아이는 너무도 힘들었다. 밝아진 상태는 곧 어두워짐을 내포한다는 것을 알고 오히려 그토록 무서워하던 어두움을 더 편하게 느끼게 되었다. 몇 번째인가 방문을 열었을 때에 인상 좋은이가 아이에게 물었다.
"이렇게 방문을 많이 비춰주었으니, 이제 혼자서도 찾을 수 있겠지?"

아이는 눈이 휘둥그레해졌다. 
"방문을 비춰준 건 당신이고, 나는 뛰기만 했는데....? 나는 찾는 법은 모른단 말야!"
인상 좋은이의 얼굴이 처음으로 일그러진다.
"뭐? 그렇게 달려오는 동안 주변 한번 살핀 적 없단말야? 방문이 그렇게 많았는데도 찾지 못한 건 바보같은 네 잘못아닐까?"

아이는 눈물이났다. 태초의 큰 방에서 뛰놀다가 갑자기 불이 꺼졌을 때보다 더 크게 오열했다. 아이가 오열하는 이유는 또다시 다른 방을 어떻게 찾아야 하나 걱정이 되어서도, 지금까지의 나는 왜 딴 곳을 보지 못하고 뛰어왔는가의 억울함도 아니었다. 오열하는 이유는 인상 좋은 이에게 물어봐야할, 하지만 이미 대답을 알고 있는 질문 때문이다.
"맨 처음의 방의 불을 끈건... 당신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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