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그로라도 욕하셔도됩니다. 하지만 할 말은 좀 해야겠네요.
1. 1년에 5천만원이면 됩니다.
고료 2천만원짜리 장르 문학상 2개 만들면 되요. 봄 가을에 하면 되겠네요. 그럼 상금만 4천만원.
나머지 천만원은 심사의원 수고비와 마케팅 비용으로 쓰면 되죠.
문학성 높은 작품에 수상한다고 하세요. 아마 10년 정도 하면 장르 문학이 완전히 바뀔걸요.
순문학 쪽에서 장르 문학을 비판할 수 있지만
우리 나라에서 수 많은 사람들이 장르문학을 읽고 있음에도 불과하고
1년에 5천만원도 투자하기 싫은거에요. 즉, 그만한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거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면서, 투자도 하지 않으면서, 문장력을 비판하십니까.
길에서 빌어먹는 전쟁 고아에게 우아함이 없다고 손가락질 하십니까.
우리나라가 순문학에 들이는 돈의 1%만 써도 장르문학은 급작스럽게 발전할걸요. 순문학을 위협할 수도 있어요.
2. 이기는 편 우리편
스티븐 킹 같은 걸출한 작가들을 말할 때는
'대중 문학과 순수문학을 넘나든다' 라고 말해요.
장르문학이나 대중문학의 작품을 평소에는 손가락질 하다가
걸출한 작가가 등장하면
그 작가가 원하던 원치 않던
'너 님은 이제 순수문학' 하고 끼워주죠.
그리고 나머지 작가들을 또 뭉뚱그려서 쓰레기라고 해요.
스스로가 대단한 모순에 빠져있다는 사실이 안보이시나요.
3. 너나 잘하세요
순문학이 장르문학을 비판하기 전에
순문학 내부의 일이나 좀 걱정 하시면 좋겠네요. 우리의 세금이 투자되는 일 아닙니까?
국가의 지원을 받으며 12년간 행해지는 문학 교육을 받고도
자소서 한장 제대로 못쓰는 사람들이 허다하고
심지어 연애편지도 제대로 못써요. 문학은 도대체 뭘 위해서 존재합니까?
얼마 전 현대문학이 박근혜를 빨아주는 사태가 있었죠.
현대문학이 무슨 죄인가요? 현대문학이 국영기업이에요?
그게 다 박근혜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기 위해서 굳이 정치경제사회적 지식이나 문학적 통찰력까지 필요한가요?
현대문학을 보이콧 하면 박근혜가 사라집니까?
우리나라 순수문학가들이 현대문학으로 밥벌어 먹고 살았나요?
순수한 문학을 그렇게 더럽혔는데 고작 보이콧이에요?
누가 댁의 자식 얼굴에 똥을 쳐바르면 이사가는 걸로 만족합니까? 그게 문학의 순수함이에요?
문학은 사람과 세상의 진실을 파헤치는 도구가 아니었던가요?
왜 그 수 많은 문인들 중에
대놓고 말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나요.
아마 이상이, 김수영이 아직 살아있다면
뭐라고 말했을까요? 아마도
'박근혜 시발년' 이라는 제목의 시를 한 편 쓰지 않았을까요?
문학의 저항정신은 다들 어디다 팔아드셨나요.
그 좋은 문장력으로 권력을 핵심을 겨냥하시는게 부담스럽나요?
21세기의 우리나라 순문학은 자아비판을 백날 천날 해도 부족합니다.
말이 좀 격했습니다. 양해해주시길 바랍니다. 아무튼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