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게 지금 순위 싸움보다 더 절실한 것은 팀운영의 정상화다. 한화에서는 투수가 자신이 내일 선발로 나갈지 불펜으로 나갈지, 추격조인지 필승조인지, 로테이션이 며칠마다 적용되는지, 결정권자 말고는 아무도 모른다. 타자는 번트를 대기에 급급하고, 선발은 주자를 한 명 내보낼 때마다 벤치의 눈치를 봐야 한다. 선수들을 장기판의 말이나 소모품처럼 다루는 야구에서는 아무런 감동도 창의성도, 미래의 비전조차도 찾을 수 없다.
이미 올 시즌 한화는 포스트시즌이라는 목표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는 시행착오를 인정하고 방향을 수정하는 용기도 필요하다. 본전이 아깝다고 밑빠진 독에 물을 들이부으면 손실만 눈덩이처럼 불어날 뿐이다. 야구는 올해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더 이상 한화 야구가 특정인의 개인적 야구관 따위를 증명하기 위한 실험용 제물이 되어서도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