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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해보지 않으실래요]
게시물ID : readers_2171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비켜라잇나우
추천 : 5
조회수 : 313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09/11 08:47:21
말 그대로 릴레이로 글을 써 내려가는 겁니다.
 
내용이 어떻게 튀던 상관없이 바로 윗글에 적혀진 맥락을 따라 이어가는 방식으로
 
단 동일 파트를 적게될 경우를 대비해 먼저 작성하시는 분이 먼저 선 댓글로 자신이 이어가겠다고 밝혀주시고
 
이어주시면 혼란스러운 상황은 피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참여해주실까 모르겠네요
 
동경사변의 사생활 이라는 곡을 듣다가
 
아무 생각없이 적어본 첫 파트 이후 툭 막히고 나니 풀리지가 않네요
 

 
 
그는 그리 작지않은 회사의 중역이었다.
 
마흔을 갓 넘긴 나이에 그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었던 것은 운이 좋아서였을까.
 
아니면 다른이들처럼 시간을 보낼 가정이나 연인이 없었던 탓일까.
 
그는 남들보다 많은 시간을 일하는 것에 보냈다.
 
그가 앉아있던 의자보다 좀 더 크고 화려한 의자에 앉은 이들은 그에게 아낌없이 일을 맡겼다.
 
해낼 수 있는 여유도 충분했고,그 여유를 할애할 다른 수단이 없었던 그는 받은 일을 꾸준히 처리했다.
 
그의 고개는 책상에 박힐듯이 굽혀진채 들어올릴줄을 모르는 듯 보였다
 
고개를 쳐박은 채, 그도 모르는 사이 그의 의자는 천천히 커져갔다.
 
줘도 안쓸, 한쪽 바퀴가 망가져 앉을때마다 휘청대는 의자에서
 
모든 바퀴가 멀쩡한 의자로, 또 그 의자에서 허리에 부담을 덜 느낄수 있다는 쿠션이 달린 의자로,
 
목을 기댈수 있는 헤드레스트가 있는 의자로 바뀌더니
 
어느샌가 그가 책상에 닿을듯한 고개를 비로소 들고 주변을 돌아보니
 
그의 의자는 호박색의 가죽으로 마감된 화려한 의자가 되어있었다.
 
더이상 그가 고개숙이고 있을 필요가 없었고,
 
그의 책상 맞은편에 있는 동료와의 자리를 나눠주는 판넬도 없었다.
 
오롯이 그 만을 위한 엄청나게 넓지는 않지만 한사람이 사용하기엔 충분한 방과
 
책상위에 올려진 검은 명패가 그의 위치를 이야기해줬다.
 
그는 새삼스러운 듯한 표정으로 눈동자를 굴렸다.
 
아니, 새삼스러운 '듯'한게 아니었다.
 
그는 이상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여태껏 느끼지 못한 기분,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가 라는 의문이 그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문득, 그는 자신의 집을 떠올렸다.
 
밤, 아니 새벽녘인듯 하다. 아직 동이트지 않아 그리 밝지는 않지만 어슴푸레하게나마
 
멀리서부터 검은 하늘에 진한 청색이 물들기 시작한다.
 
이런 시간인데도 그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수많은 창중에는 더러 불이 켜져있는 곳도 있다.
 
계단을 걸어 올라갔다. 도어락의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간다.
 
조용한고 어둡다. 으레 집에 들어가면 느껴야 할 포근함같은 느낌은 딱히 없다.
 
사람냄새가 나질 않는다. 현관에 한 발을 내딛자 센서등이 켜진다.
 
어슴푸레 보이는 시선 끝에는 집기라 할것 도 없는 집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거실바닥에는 서류들이 널려있고, 그 옆에는 음식포장지들이 널려있다.
 
치워줄 사람도 없다. 치울 이유도 딱히 없다.
 
눈에 띄어, 치워야겠다는 생각이 들기전에는 딱히 치우지 않는다.
 
그대로 방으로 향한다.
 
침대만 하나 덜렁 있는 방은 냉기가 돈다.
 
여기까지 생각한 그는 답답해졌다.
 
문득 자신의 목에 단단히 매어진, 20년이 다되가도록 매고있던 넥타이가 답답하게 느껴졌다.
 
검지손가락으로 넥타이를 살짝, 느슨하게 만들었다.
 
답답함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는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문을 열자, 아직도 익숙해지지 않은 비서가 어디 외출하시냐고 물었다.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녀는 그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는지 당황한 표정이었다.
 
'네 잠시 다녀오겠습니다'
 
그렇게 대답하고 그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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