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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충, 왜 이 단어가 문제란겁니까?
게시물ID : freeboard_105569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DD라인
추천 : 0
조회수 : 443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5/09/12 10:09:32
어제 베오베에 올라온 맘충 얘기로 콜로세움 세워졌죠. 난 별거 하지도 않았는데 맘충 소리듣고 불쾌했다는 작성자의 글에 무분별한 여성 혐오발언이다. 양쪽 얘기를 다 들어봐야한다, 시월드니 이런 단어는 왜쓰냐 논란이 많았는데요.
개인적으로 이런 혐오성 단어가 꼭 나쁜건 아니라고 봅니다. 무분별하게 사용하면 문제가 되겠지만, 이런 단어들이 나름 긍정적인 역할도 하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쩍벌남이란 단어를 봐도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다리 쩍 벌리고 앉아서 민폐를 끼치던 남자들이 이 단어가 퍼지면서 현저하게 줄어들었습니다. 사실 쩍벌이 민폐라는 인지를 못하던 남자들이 이 단어가 이슈가 되니까 문제를 인지하고 개선하기 시작한겁니다. 특히 정보공유가 빠른 젊은세대는 쩍벌이 거의 사라지다시피했죠.
시월드도 마찬가집니다. 드라마에서 김남주가 히트시킨 시월드란 단어 덕분에 시댁문화가 많이 개선됐고, 지금도 개선되고 있습니다.
어제 논란이 됐던 맘충은 어떻습니까. 우리나라는 유독 아이들의 공공장소 예절에 관대(?)했습니다. 애들이 원래그렇다에서 시작해서 소가족화되면서 아이들 기죽는다고 오냐오냐 키우는 부모들까지 합세해서 엄청난 민폐를 끼쳤죠. 그래서 나온 단어가 맘충입니다. 이 맘충이란 단어때문에 부모들도 아이를 데리고 외출했을때 조금이라도 더 신경을 쓰게 됐을겁니다.
왜 하필 맘이냐라고 따지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길거리 다녀보세요. 애기들 데리고 다니는 어른은 대부분이 엄마나 할머니입니다.
쩍벌리고 앉아있는게 대부분 남자라서 쩍벌남이 된것처럼 맘충이 된것도 똑같은 이유입니다. 여성비하 아닙니다.
다음은 무분별한 사용의 문제입니다.
어제 베오베 작성자의 경우죠. 난 특별히 문제가 없었는데 맘충이란 소릴 들었다는건데, 직접 눈으로 보지 않고서야 진위여부는 판단하기 힘들고요.
사실 객관적으로 봤을때 욕먹을 짓을 한 사람도 자기는 인지를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욕을 먹었으니 당연히 불쾌하겠지만, 맘충이란 단어자체의 문제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맘충이란 단어가 없었다면 다른욕을 했겠죠.
시월드도 마찬가집니다. 여자들 시월드란 단어 예사로 씁니다. 시월드가 고유명사인지 의심이 될 정도로 여자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단어입니다. 진짜 시월드짓을 해서 시월드라고 하는 경우도 있지만, 정말 별것도 아닌것까지 시월드시월드 합니다.
시월드는 시어머니, 시누이를 지칭하기 때문에 남성차별 단어가 아니라는 환상적인 논리를 펴는 분들도 계시던데, 그럼 맘충은 여성비하가 아니라 아기 비하인가요?
시월드란 단어는 단순히 시어머니에 대한 분노의 표현이 아니라 남자집안 중심으로 돌아가는 문화에 대한 반발입니다.
그리고 현실에서 과연 맘충과 시월드중 어떤 단어가 많이 쓰일까요? 전 개인적으로 맘충이란 소리를 인터넷 외에서 거의 들은적이 없습니다. 저도 여자형제가 셋인데 물어보니 맘충소리 한번도 안들어봤답니다. 여전히 식당등 공공장소에서 민폐끼치는 꼬맹이들이 많지만, 대놓고 맘충거리는 사람은 한번도 못봤습니다. 당사자가 안들리게 맘충이라고 했을진 모르겠지만요. 연예인들이 티비에서 맘충맘충 거리는거 보신적 있으세요?
어제도 점심때 여동생과 통화를 했는데 집근처 커피숍에서 책보고 있다고 하더군요. 이제 갓 돌된 조카 데리고 말입니다.
맘충이란 단어때문에 주눅들어서 애기 데리고 공공장소에 못가겠다고 호들갑 떨 필요가 전혀없습니다. 부모가 아이를 통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것만 사람들이 인지할 정도면 거기다 대고 맘충맘충할 정신병자는 극소수입니다. 마치 맘충이 일반화되서 아무 잘못없는 부모에게까지 무차별적으로 쓰이는것처럼 과민반응할 필요없습니다. 무차별적으로 쓰이는건 시월드가 맘충보다 몇배는 더합니다.
아기를 키우는 성스러운 역할을 하는 엄마에게 어떻게 벌레란 단어를 갖다붙이냐고 반발하시는분들... 시월드의 그 시어머니도 그 성스러운 역할을 수행한 엄마입니다.
부정적인 단어가 갖는 파급력은 비단 부정적인것만은 아닙니다. 내가 남자기 때문에 쩍벌남이 기분나쁘다. 내가 엄마기 때문에 맘충이 기분 나쁘다. 내가 시어머니기 때문에 시월드가 불쾌할수 있지만, 이런 단어들이 가져온 긍정적인 변화도 분명히 있다는겁니다. 쩍벌남 때문에 쩍벌린 남자들이 줄었고, 맘충 때문에 무개념 부모가 줄었고, 시월드 때문에 시댁갑질이 줄었습니다.
단어의 문제가 아닙니다. 사용하는 사람들의 문제일 뿐입니다. 단어를 욕할게 아니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사람들을 욕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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