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사법농단 의혹과 관련한 나머지 228건의 법원행정처 문건 원문을 31일 모두 공개했다. 이 가운데 상고법원 도입 추진 방안과 관련한 문건에 "국민들은 이기적인 존재"라는 표현이 등장해 논란이 예상된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31일 오후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이 조사한 410개 문서파일 가운데 지금껏 공개하지 않았던 미공개 문건 228개 중 중복된 문건 32개를 제외한 196개의 문건을 공개했다. 해당 문건들은 비실명화 작업을 모두 마치고 법원 내부 통신망과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이 가운데 2014년 기획조정실(기조실) 명의로 작성된 ‘8. 29.(금) 법무비서관실과의 회식 관련’이라는 제목의 문건에는 국민들을 이기적인 존재로 폄하하고 이런 인식을 토대로 상고법원 도입 추진 방안을 제시한 내용이 담겼다.
기조실은 당시 대법원이 중점 과제로 추진했던 상고법원 도입안의 문제점을 분석하면서 “BH(청와대) 입장에서 전혀 이슈화가 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상고 법원 추진 논리가 국민들(BH) 마음에 와닿지 않음"이라고 당시 상황을 분석했다.
이어 "언론 등 기사를 통해 알 수 있는 상고법원 관련 일관된 논리는 △대법원 사건 수 많음 △대법관이 힘듦 △상고법원 만들어야 함인데, 이는 이성적인 법조인들에게나 통할 수 있는 논리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일반 국민들은 대법관이 높은 보수와 사회적 지위를 부여받고 있는 만큼, 그 정도 업무는 과한 것이 아니며 특히 ‘내 사건’은 대법원에서 재판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기적인 존재들임”이라고 적시했다.
또 기조실은 "일반 국민들은 현재 대법관 업무가 많으면, 단순히 대법관 증원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으므로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면서 상고 법원 추진을 위해 “일반 국민들 눈높이에서의 논리 개발”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문건은 “이기적인 국민들 입장에서 상고법원이 생겼을 경우, 어떠한 장점이 있는지 접근해야 한다”면서 “예를 들어 △구체적 처리시간 단축 △대법관과 비슷한 경륜의 법관으로부터의 재판 △보다 자세한 판결문 등”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