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초등학교때부터 말을 잘 안하는 애, 목소리가 작은 애로 낙점되고.. 중학교 얼마 못 가 자퇴 고등학교도 몇 년 다니다 자퇴.. 스무살이 될 동안 사람도 안 만나고 거의 집에서만 있었습니다. 친구와 시내에서 논다던가 그런 것도 해 본 적 없어요. 가족외의 사람과는 뭔가 말이 잘 안 나오더라구요.. 가족과도 그렇게 많은 대화를 하진 않았지만..
어쩌면 그냥 말 상대가 없어서 이렇게 되었을 지도 모르겠네요. 어쨌든 살고 싶으니까 이제 좀 달라지려 합니다. 천천히라도요. 어쩌다 오빠와 자취하게 된 요즘 거의 매일 집 근처라도 나가보고 있어요. 거의 사람없는 밤에지만 아예 안 나가던 것보단 나아진 거겠죠.(오빠에겐 정말 고맙게 생각해요)
자취다보니 요리 재료를 사야하는데 사람들한테 말 걸기가 많이 무서워서 말을 안 해도 되는 마트 같은 데만 가다가 집 앞에 시장이 있어서 시장에서 물건도 사 오고 그랬어요. 제 생각보다 그렇게 무섭거나 어렵지도 않았어요. 다들 친절하셨고요. 조금씩 괜찮아 지는 것 같아요.
그런데 말할 때요. 물건 살 때 같이 한 두 마디는 할 수 있겠는데 그 이상 하려니까 막 왠지 눈물이 날 것 같고 하고 싶은 말이 안 나오고 그래요. 발음도 영 이상해지고.. 많이 안 해봐서 일 거라고 다들 처음엔 원래 그렇다고 생각하곤 있어요. 그런데 그 처음을 이제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그게 좀 고민됩니다.
음.. 제가 조금 말이 서툴더라도 그냥 그렇구나 하고 받아들일 거라는 그 확신이 없어서 좀 무섭네요. 특히 미용실이나 학원이나 어쩄건 사람을 1:1로 대화해야 하는 곳이요. 그냥 저에게 자신이 없어서 그런 거 같긴 한데...
그래도. 나가보려고 합니다. 응원 좀 해주세요. 할 수 있을 거라고. 그냥 제 스스로 저에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실수야 다들 한다고, 괜찮을 거라고 하고는 있지만 다른 사람의 생각은 알 수가 없으니 무섭네요. 사람들은 친절할 거라고 괜찮을 거라고 해주실래요? 아니면 뭐 그냥 사람들은 나에게 그렇게 관심없다던가.! 그냥 수많은 사람들 중에 하나로 살 수 있다고, 나와도 된다고,. 응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