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이정향 감독은 자신의 외할머니에 대한 단상을 영화로 옮겨 보고 싶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는 외할머니가 돌아가실 때까지 줄곧 외할머니와 함께 지냈었다고.

안타깝게도 이정향 감독의 외할머니는 영화 개봉 2년전인 2000년 세상을 떠났다.

02. 이정향 감독은 전작 *'< 미술관 옆 동물원 >' 보다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먼저 완성했었다.

*감독의 데뷔작으로, 심은하, 안성기 주연의 로맨스 영화.

03. 이정향 감독은 작가 이용한에게 촬영 장소를 찾아달라고 부탁했다.

우연히 그가 쓴 < 사라져 가는 오지마을을 찾아서 >이란 책을 보게된 것이 그 이유였다.

그 결과, 수 많은 마을 중 충북 영동군의 지통마 마을이 영화의 배경으로 최종 선택되었다.

04. 할머니 역의 김을분 할머니는 실제 지통마 마을 주민이다.

답사를 위해 처음 마을을 방문했던 이정향 감독에게 즉석에서 캐스팅 된 것이다.

처음엔 거절했었지만, 이틀간의 끈질긴 설득 끝에 결국 영화에 출연하시게 됐다고.

05. 김을분 할머니의 어색한 연기로 인해 극 중 할머니는 벙어리로 설정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김을분 할머니는 그 해 제 39회 대종상 시상식에서 여우신인상 후보에 올랐다.

06. 최대한 시골스러운 모습을 위해 할머니의 손과 발의

피부톤을 많이 낮췄고, 검버섯과 주름도 일일이 새겨 넣었다.

07. 촬영 전, 상우 역의 유승호는 시골에서의 촬영을 극도로 꺼려했었다.

결국 PC와 게임 등 온갖 편의사항을 제공하겠다는 감독의 약속을 받고서야 어렵게 수락했다.

그러나 이러한 약속들은 막상 촬영이 시작되고 나선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08. 유승호는 촬영 기간 동안 제일 재미났던 기억으로

촬영 스태프 형들이 데려간 읍내 PC방을 뽑았다.

09. 제작진은 극 중 초코파이가 등장해 오리온에게 협찬을 부탁했었다.

그러나 영화의 흥행을 의심했던 회사측은 이를 거절했고, 후에 영화가 흥행하자

홍보를 하겠다며 거꾸로 오리온에게서 제의가 왔지만, 제작진은 단호히 거절했다.

10. 제작진들은 영화 촬영을 위해, 극 중 할머니의 집을 지어야 했다.

11. 감독 이정향은 최대한 마을 주민들이 쓰는 손때묻은 소품들을 원했다.

이 때문에 제작진들은 새물건과 바꿔주며 소품들을 빌려와야 했다. 

12. 고된 촬영 현장 때문에 제작이 도중 중단됐었다.

대부분이 영화제작이 첫경험이었던 젊은 스탭들이 었기에 일어난 일이었다.

심지어 저녁을 먹고오겠다고 한 뒤 야반도주까지 생기는 일이 있었다고.

13. 원래 영화의 순제작비는 14억원으로 측정됐었다.

그러나 한 달 가량 촬영이 중단되면서 당초 예산보다 3억원이 늘어났고

이에 마케팅 비용 11억원까지 더해 총제작비 28억원이 소요됐다.

한편 해당 금액은 그 당시 한국영화 평균제작비에 근접한 수치다.

14. 이정향 감독은 촬영 전 "마을을 상업화하지 말자"는 조건 내걸었다.

15. 영화의 예상외의 대박 흥행으로, 김을분 할머니에게 과도한 관심이 쏟아졌다.

취재는 기본, 영화를 본 관객들이 찾아오면서 할머니는 결국 평생을 살아온 지통마 마을을 떠나셨다.

 " 할머니, 많이 아프면 쓰지 말고 보내. 그럼 내가 할머니인줄 알고 달려올게. "

-  상호 대사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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