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서울 소재 4년재 대학에 다니는 한 학생입니다. 요즘 대학들은 등록금 투쟁기간입니다. (투쟁기간이라고 하니 너무 우습군요. 하지만 항상 이 맘때면 되풀이 되는 일로 기간이라고 해도 그리 나쁠건 없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여기저기 등록금 투쟁에 대한 플랜카드등이 즐비하고 등록금동결을 이루기 위해 학생회에서는 바쁘게 움직입니다. 우리학교라고 해서 비단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저번 주에 있던 일입니다. 수업이 끝나 1층에 내려가기 위해 엘레베이트를 탔습니다. 학생들 여럿과 몇몇 교수님이 타고 있었습니다. 엘레베이터에는 등록금 동결을 위한 학생회장의 단식투쟁중간 보고가 붙여져 있었습니다. "XX대 학생회장 OOO, △일째 단식중" 이라고 2절정도 되는 색지에 위의 글처럼 써져 있었습니다. (여기서 XX대는 공대,문과대등 단과대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저는 속으로 등록금 동결 때문에 단식까지 한다는게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또한 결과만 보는 게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어떤 교수님 입에서 이런 말이 튀어나왔습니다. "학생회장 쟤, OOO 순 문제만 일으키는 애 걔 아냐?" 정확히 말이 기억나진 않지만 이런식의 말투 였습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어떤 학생이(친분이 있는 듯 했습니다.) "아니에요. 괜찮은 애 입니다." 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교수님이 대꾸를 했던 그 학생에게 되 물었습니다. 교수 : "근데 등록금 투쟁은 왜해? 우리학교가 등록금 엄청 싸다면서, 안그래?" 학생 : 아.. 뭐좀.. (말 끝을 흐리더군요.) 교수 : 무슨 등록금 투쟁이야.. 등록금도 싸다던데. 학생 : 하핫(머뭇거리면서 웃더군요.) 위의 상황이 어떤 건지 이해 되시는지요? 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제가 보기에 그 학생분은 교수님이라 어떻게 대꾸는 하지 못하고 그냥 웃거나 말끝을 흐리던 것 같았습니다. 뭐 등록금이 싸다거나, 투쟁을 도대체 왜 해야되는건지에 대한 동의를 하는 것은 아니었단 뜻입니다. 아무튼. 늙은 교수의 말은 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등록금이 싼데 왜 투쟁을 하냐고? 저는 자연과학대학 학생이고 이번에 등록금 고지서에 338만원이라고 나와있습니다. 뭐 다른 대학들은 훨씬 비싼데도 많더군요. 하지만 우리들에게 338만원은 그다지 작은 돈이 아닙니다. 정말 왠만큼 아주 잘버시는 부모님이 아니면 338만원은 선뜻내기 힘든 큰돈입니다. 그리고 다니는 내내 한번만 내는 것도 아니고 한학기에 들어가는 돈입니다. 2학기이면 벌써 700만원의 돈이 나가는 것입니다. 이대 같은 경우는 1년등록금이 800만원이 훌쩍 넘는다고 하더군요. 뭐 거기에 비하면 700만원은 싼 것이지만, 우리 아버지,어머니 주머니에 비하면 너무나 큰 돈입니다. 이런데도.. 등록금이 다른곳에 비해 싼데 등록금 투쟁을 하시냐고 물어보시는지요. 노 교수님.. 당신은 자식을 대학에 보내지 않아봤나 봅니다. 등록금 투쟁따위를 왜 하냐고 하는걸 보면.. 물가상승률 따위는 아랑곳 하지 않고 매년 10%이상의 인상률을 보이면서 올라가는 대학등록금. 정말 감당하기 힘듭니다. 배움에 쏟는 돈을 아까워 하면 안되겠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가 있어야지요... 정말 그 교수한테 되 묻고 싶습니다. 등록금이 그렇게 싼거 같은면.. 당신이 내 등록금 좀 내주쇼. 마지막으로.. 등투하는 학생분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