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멍하다.
몇달 전 아내의 이혼 이야기로 미안한 마음에 4일동안 저녁마다 미친듯이 울던 것처럼 멍하다.
겨우 아내가 마음을 돌리면서 아내가 원하는대로 시댁과 왕래를 없게 했다.
여기까진 나쁘지 않았다. 부모님도 이해했고. 동생도 나의 편이 되었다.
그래 이랬다면, 난 정말 1%도 아내에게 우리집 사정을 안알려야 했고, 아무것도 가지고 오지 말아야 했다.
하지만, 난 아내가 어쩌다 하는 시댁 걱정을 기회라 생각했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점점 우리집 사정을 알리고 우리집 물건을 가지고 왔다.
결국, 아내는 다시 이혼 이야기를 꺼냈다...
이혼하자는 말보다... 또 아내에게 실망과 허탈감을 준것에 너무 미안했다.
몇주 전까지만 해도 너무 좋았다. 좋아서 더 좋아 질 줄 알았다.
전처럼 같이 한 이불에 자고, 전처럼 가벼운 애정표현도 하고, 전처럼 손잡고 데이트도 하고, 전처럼 부모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로 저녁식사할 줄 알았다.
하지만, 난 또 병신 같이 아내의 경고를 무시하고 아내 입에서 너 때문에 불행해졌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싫다 정말 싫다. 사랑하는 아내 입에서 저말이 나오도록 난 뭘 했을까... 정말 헤어지기 싫다. 정말 싫다.
어떻게 사과해야 될지 모르겠다. 아내는 이 작은 집에서도 마주치기 싫다고 한다. 어떻게 사과를 하지
소용 없다던 편지를 다시 보내볼까, 아니면 다시 또 조용히 기다려야 하나..
이렇게 끝나긴 너무 싫다.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