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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이민이 모두의 정답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게시물ID : emigration_48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XXM사이즈
추천 : 17
조회수 : 1630회
댓글수 : 18개
등록시간 : 2015/09/22 21:35:42
요즘 헬조선 얘기도 많이 나오고 해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 스스로도 여러 생각들을 해보게 됩니다.
외국에서의 삶이 일천하지만 스스로도 유럽에서 잠시나마 살았던 적이 있고 주변에 유학생 및 이민 식구들도 많고 해서 여러 얘기들을 들으면서 드는 생각은...

외국을 절대 유토피아로 생각하면 안된다는 겁니다.
여러분이 한국에서 틀렸다고 생각하는 부분, 답답하다고 생각되는 부분.. 외국에서도 그런 문제들 맞부딪힐 가능성이 크고 오히려 다른 문제로 더 큰 스트레스를 겪는 분들도 많습니다.

아래는 제가 알아가면서 생각과는 좀 다를 수 있구나 하고 느꼈던 부분들 입니다.


1.선진국은 무슨 일 해도 연봉이 높고 생활이 안정적일까요?

초봉으로 얘기하자면 결코 특출나게 높지 않습니다. 물론 절대 그런 사람이 없는건 아니겠죠.

나라별로 따져보자면, 일본은 보통 자기 나이대 앞자리대로 연봉을 받는다라고들 합니다.
20대엔 2백만엔대, 30대엔 3백만, 40대엔 4백만엔 수준이라는 건데, 100엔을 약 1000원으로 계산하면 우리나라 대기업 연봉과 비교했을때 결코 높은 수준이 아니고 오히려 국내 대기업 연봉 평균보다 낮습니다. 연봉 수준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도 컴퓨터 공학이 붐이 일어서 실리콘 밸리 인근에서 연봉이 많이 올라서 그렇지, 그 외에는 결코 그렇게까지 높지는 않습니다.
컴공에서도 웬만큼 석사까지 하고 나와야 초봉이 7~8만불 정도에서 시작하는게 일반적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IT 붐이 집중돼있는 캘리포니아 대도시 지역에서 8만불 받고 세금 내고 월세 내면 남는 돈 정말 없습니다. 집값이 살인적입니다.

캐나다도 석유화공학 관련 전공자는 초봉이 5~8만불 안팎으로 고연봉 직업군에 속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초봉으로 12~13만불까지 올라가려면 제가 알기로는 현장 파견 나가야되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장 파견 나갔을 때의 대우나 휴가 같은 것은 한국이 절대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이긴 합니다만, 파견은 파견이고 위치는 보통 가스나 유전 개발중인 극지방이나 망망대해 한가운데 FPSO 같은 곳이 많습니다.


2. 수입은 그렇다고 치면 집은 어떨까? 외국 영화에 나오는 누구나 사는 이쁜 2층집 나도 가질 수 있는거 아닐까?

영국 런던, 일본 도쿄, 미국 뉴욕 등지는 서울보다도 악랄한 부동산 상황으로 유명합니다. 제가 직접 살아봤던 경험도, 서울에 비할바가 아니었습니다.

서울로 치면 강남역 오피스텔 월세 1천에 100 짜리를 빌렸다고 치면, 런던에서 그정도 위치 ZONE 1의 깔끔한 스튜디오 빌리려면 월세 한화로 2백은 우습게 넘어갑니다. 
지인이 런던 Zone 1의 house에서 싱글룸 하나만 share 하는 형태로 월세 2백만원씩 내면서 살았던게 8년 전이네요.. 지금은 어느정도 올랐을지 궁금합니다.
십여년 전부터 런던 집값이 너무 높아서 일반인들이 살 수가 없게되자, 3시간 이상되는 거리에서 통근하는 super commuter들이 늘어나고 있었고, 이게 한 때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적도 있습니다. 서울로 치면 평창에 집을 마련하고 직장은 테헤란로 정도라고 보시면 되겠네요.

실리콘 밸리 주변에서 살만한 동네 2층짜리 주택 허름한게 100만불(한화 약 11억) 넘어가는게 허다합니다. 
외국에서 지금 airbnb 시장이 급성장 하지요? 자기 집에 방 두칸 떼서 airbnb에 올리고 숙박 제공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월세 감당이 안되서 올리는 겁니다. 월세 3백만원이면 airbnb로 모르는 사람들 끌어들이는 대가로 한달에 2백여만원 벌고 나머지 돈만 월세로 내고 살 수 있도록이요..


3. 선진국에선 육체 노동을 해도 인정 받고 존경 받으면서 살더라

우선 나라마다 마인드가 다르겠습니다만, 외국에서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화이트 칼라 직종을 더 우대하고 선호하는 마음은 분명히 있습니다.
뉴욕에서 plumber(배관공)과 banker(은행원) 중에 뭐가 되고싶은지 사립 명문 학교 다니는 학생에게 물어보면 대부분 은행원이 되고 싶다고 하겠지요.
다만 어릴적부터 교육의 힘인지, 사회적 성숙도가 다른지 (아마 복합적이겠지만), 사람들이 거의 직업의 귀천에 대한 표시를 내지 않지요.
우리나라에서 쉽게 입 밖으로 나오는 인종 차별적 발언, 외모 지적 같은 문제적 발언들이 선진국에서는 거의 없고 부끄러운 것으로 치부되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 문제적 발언이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는 비율이 차이가 나는 것이지요.
하지만 아시다시피, 선진국에서도 분명 그런 의견들이 존재하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그걸 표현을 못할 뿐이지(그런 의견 표현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니까) 속으로는 품고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대도시일수록 그런 사람들이 많구요.

요근래 한국 분들 중에서 많은 분들이 호주로 블루칼라 직종을 선택해서 고연봉을 받고 안정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 이민을 가시는데요, 이는 우리나라 공단에서 한국인들이 하지 않으려고 하는 작업을 하면서 고수입 올리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실제 호주 뿐만 아니라 서유럽, 미국 등에서도 블루칼라 기술직을 자국민이 하지 않으려하고 숫자는 더 필요하게 되고 하다보니 이민자들을 많이 받아들이는 것이지요. 
한때 영국의 공사 현장의 인력 90%가 폴란드 사람 및 동유럽 사람들이라고 하면서 불평의 말이 있었는데, 한국과 비슷하죠? 직접 노가다 뛸 생각은 없지만 외노자들이 돈버는건 웬지 얄미워.. 그런 시선이 어느정도는 있다고 보시는게 맞습니다.


4. 결론

생각보다 쓰다보니 두서도 없고 글도 길어지는 것 같아서 지쳐버리는 바람에, 그냥 마음대로 정리와 함께 결론?을 좀 내보겠습니다.

의류, 식료품은 선진국이 정말 싼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미국은 소비의 천국이지요.. 전세계에서 미국만큼 소비하기 좋은 나라가 얼마나 될지..
유럽도 대형마트에서 싼값에 쏟아져 나오는 지중해 식료품들과 세계적으로 유명한 SPA 브랜드 옷들은 정말 소비하기에 매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들만 단편적으로 보고 한국에서 탈출하면 유토피아가 있을거야! 하는 생각은 정말 짧은 생각이라는게 제 결론입니다.
외국 체류 경험 없이 말만 듣고 선진국 골라서 가시면 21세기에 인종차별, 인권으로 유명한 선진국인데 얼마나 되겠어? 하는 생각으로 가시겠지만 가보면 생각보다 많은 상처 받으실겁니다.
1년 어학연수 다녀온 학생들 중에는 그런 경험 없던데? 하는 사람들 꽤 됩니다만 1년 이상 장기간 체류하고 그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과 섞이면 섞일수록 '와 진심 21세기 최고 선진국 중 하나인 이 나라에서 이런 쓰레기같은 인종차별을 한다고?' 이런 생각하시게 될 경험이 많아질겁니다.

저도 예전엔 유럽이나 미국에서 살고 싶다라는 생각 많이 했었습니다만, 유럽에서 살면서 동양인 남자(여자보다 특히 남자가 차별받기 쉽습니다)로 느끼는 수많은 모멸감들에 포기하고 한국에서 열심히 살자라는 생각합니다.

선진국의 높은 최저임금 보고 프리터 족 얘기도 듣고 하면서 '그렇다더라. 거기가서 살란다' 하시는 분도 계시는데, 저는 물어보고 싶습니다. 정말 그 수만리를 떠나, 말도 안통하는 외국에서.... 긴 시간 외국어까지 배워가며 노력해서 간 그 곳에서 아르바이트로 최저임금 받으면서 생활 이어갈 생각이신건지...

글 솜씨가 없어서 이리저리 막 적다보니 뭔가 두서도 없고 아무렇게나 써진 똥글이 되었네요.
똥 게시판으로 옮기기엔 토픽이 안맞는거 같으니 그냥 자유 게시판에 올려봅니다. 
뭐 이 글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틀린 부분도 있을 수 있고 하니, 더 자세한 정보 아시는 분은 댓글로 공유해주시면 많은 분들께 도움될 것 같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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