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에 연이어 실패하면서 나락으로 빠져든 나는 불규칙의 끝을 달리는 생활을 반복했다. 정상적인 생활패턴으로 살기엔 밤에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아 그야말로 잠올 때마다 2시간~3시간씩 자곤 했었다. 그러다보니 늘 잠을 잘때마다 늘 생생한 꿈을 꾸곤 했다.
그 중 유독 기억나는 꿈이 있었다. 꿈 속에서 나는 마치 신이 된 것처럼 공중에서 우리집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3d 조감도처럼 방 안의 공간까지도 훤히 뚫려보이는 우리집. 그런데 그런 우리집 바닥이, 유리처럼 뻥 뚫린 채로 산산조각이 난 채 깨져 있어서 마치 살얼음 위를 걷듯 조심조심 걸어야 했다. 그런 방 속에서 고등학생이었던 나는 게임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엄마가 와서 그만하라고 하자 나는 분노조절장애처럼 키보드 물건 등을 다 깨부수면서 난리치더니, 울면서 방 안으로 들어가버리더라.
동생이 나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쳐다보고, 그 광경을 모두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던 난 잠긴 방 문(내가 울면서 잠궈 버렸지만 애초부터 집 밖에 있었던 나는 들어갈 수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봤다.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울고있던 내가 있었다. 내가 나를 보면서 들어가자 울고있던 내가 소리치듯 나한테 말을 걸었다.
그때 내가 한 말은
" 다들 나한테서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해. 나는 애초부터 여기까지였는데 사람들은 나한테 그 이상의 것을 자꾸 요구하잖아. 나는 겨우 여기까진데. 내 능력은 여기까진데 "
꿈 속의 나는 이 말을 반복하면서 계속 울었다 , 나는 나에게 어떠한 말도 해줄 수가 없어 멍하니 내려다보다가 꿈에서 깨었다. 절대로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내 안의 한계를 정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저 말이 정말로 내 속 무의식이 외치고 싶어하던 말이었는지 나조차도 몰랐던 말을 꿈 속에서 듣는 것이 얼마나 비참한지 현재, 저 자격증을 따고 또 다른 수험생활을 하고있는 나는,아직까지 모르는 문제가 나올 때마다 저 말이 귓속에서 윙윙 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