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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원 짜리 태극반지...
게시물ID : humorbest_1095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세마리
추천 : 288
조회수 : 6940회
댓글수 : 40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5/10/06 20:44:24
원본글 작성시간 : 2005/10/06 20:37:42
지하철 종로 3가쯤 되었을게다. 문이 열리고 무릅 아래가 없는 장애인 한 사람이 신발을 꺼꾸로 신고 뒤뚱거리며 들어왔다. 그는 뭔가를 들고 어눌하게 중얼거리듯 말했다. 우,우리가 만든 태극 반진데요... 어... 우,우리 장애자들이 모여서 만든 건데요... 어... 시, 시장에서 못팔게 해요... 어... 1000원 인데요... 어... 태극반진데요...1000원...어... 그리고...계속 웅얼웅얼.... 나는 그 장애인이 불쌍해서가 아니라 1000원짜리 태극 반지가 신기해서... 지폐 한장 꺼네들고... 아저씨...하고 불렀다! 그 장애인 아저씨는 듣는 둥, 마는 둥 돌아보질 않는 것이다. 다시 크게 불렀다. 아저씨! 그래도 안돌아 보고... 태,태극반지가 천원인데요..어... 계속 그 소리만 내고 지나간다. 다시 한번 크게... 아저씨! 사람들이 일제히 날 쳐다 본다. (순간, 얼마나 당황했던지...ㅡㅡ;;) 날 무슨 바람잡이 손님이나 되는냥 쳐다 보는게 아닌가... 그때, 앞에 서계신 어떤 신사가 그 장애인에게... 아저씨! 부르잖아요! 하면서 장애인 아저씨에게 몇 번인가를 날 손가락질 하면서 가르쳐 준다. 그 장애인 아저씨는 귀도 잘 안들렸던 것이다. 나는 돈을 흔들며 반지 하나 달라고 했다... 사람들은 일제히 날 이상하게 쳐다본다.(바람잡이 인 것처럼...) 내 손이 다 무안해졌다... 나는 얼릉 말했다. 돈를 흔들며..(영락없는 바람잡이였다...ㅡㅡ;;) 반지 하나 주세요... 내앞에 온 장애인 아저씨가 그런다. 이, 2000원 밖에 없는디요...(그때까지 반지 2개 팔았던 모양이다.) 순간 당황...ㅡㅡ;; 아! 이런~! 내손엔 5000원 짜리 지폐가 들려 있었고.. 지하철 승객들 시선은 일제히 내게 집중되었다. (1000원이 아니라 5000원...) 지폐를 흔들고 있는 손이 얼마나 난감하던지...ㅡㅡ;; 잔돈이 안되네요...그럼 잠깐만요(당황하면서...--;;)... 난 주머니 속에 동전을 뒤졌다... 동전 다해서 500원짜리 1개, 100원 짜리 두개... 700백원이 전부...(살 수가 없었다!) 지하철 승객들은 전부 날 이상하게 쳐다 본다...이상하게... 아~! 이게 아닌데...(나...바람잡이 아닌데...) 아,아저씨...그럼 안되겠네요...(진땀을 삐질삐질...ㅡㅡ;;) 내가 5000원을 도로 집어 넣으려는 순간... ......... ......... ......... 나도 하나 주쇼! ........ ....... 앞에 앉아 있는 신사 한 분이 1000원짜리를 내민다... 그러더니 옆에 앉아 있는 여자분도 저도 하나 주세요! 그런다... 건너편 옆자리 어르신도... 앞에 서 계신 신사분도 1000원짜리를 꺼네들며 나도 하나 삽시다! ........ ........ 장애인 아저씨 손엔 도합 6000원이 들려 있었고 나는 4000원을 거슬러 올 수 있었다... 태극 반지를 산 승객들은 다들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아저씨! 저 앞쪽에도 하나 달래요! 하며 말한다... 어떨결에 태극반지를 산 나는 승객들이 얼마나 고맙던지...ㅎㅎ;; 잔돈 4000원 이상의 흐뭇한 부채를 안고 지하철을 내렸다... (한국사람들...참 괜찮다...) 정말...가슴 므흣한 하루였다... 지금...내 컴 옆에 태극 반지가 있다... 이렇게 생긴 반지...↓ ㅋㅋㅋ~ 귀엽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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