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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외할머니
게시물ID : freeboard_10725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어이없는타카
추천 : 1
조회수 : 188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5/09/24 20: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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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가 쓰러지셨다. 
지금은 인지는 있으시지만 말씀은 못하신다.
원주로 급히 내려갔다. 

나를 보시자 내눈을 빤히 쳐다보시곤 눈시울이 빨개 지셨다. 
뵙자마자 나도 눈물이 난다.  
사촌언닌 울지말라, 내가 울면 할머니가 더 힘드시다.. 
나를 달랜다.  
할머닌 재활치료받으러 가셨다. 

언니와 식사를 하고, 이모께 인사를 하고, 나홀로 다시 할머닐 뵈었다. 
또 다시 내 눈을 빤히 보신다. 
내 손을 잡으신다. 곱다, 고우시다.. 믿기지 않으리 만큼 그녀의 손, 얼굴.. 곱다. 

 나는 일방적으로 할머니께 말을 건낸다.  

잘못했다고 말했다. 
이제야 찾아뵈어 잘못했다고 했다. 

행복하다고 말했다. 
할머니 옆에서 손잡을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또 눈물을 보이신다. 

입으로는 어떤 말을 하고 싶으신지 계속 움직이신다. 
움직이시다 안되겠다 싶으신지 고개를 저으신다.. 
나는 괜찮다고 했다. 
이야기를 듣지 않아도 감정이 전해져 괜찮다고 했다.  

아이의 사진을 보여드렸다. 
세례받는 사진과 세례명을 알려드렸다. 
좋아하신다. 
묵주를 만지신다. 
어떤 뜻인지 알겠다..  

할머니께 부탁했다. 
재활 잘받으셔서 다음에 만날땐 내 이름 불러달라고.. 
고개를 저으신다.. 
제발 그 뜻이 '틀렸다'가 아니길 생각했다.  

할머니 팔과 다리를 주물러 드렸다. 
30분 정도 주물러 드렸더니 그만하라고 손을 잡으신다.
30분 동안 기도했다. 
내 좋은기운이 할머니께 다 나가도 좋으니 제발 그렇게 해달라고.. 
이순간 할머니 옆에 할머니와 영원히 잠들면 정말 행복하겠다고..  

할머니는 내 손을 잡고 계속 무언가 읊조리신다.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나와 내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신 것이다. 

눈물을 계속 흘리신다. 
나는 그녀와 내 눈가를 계속 닦았다.  
기도가 끝난 것 같아 서울에 가야 한다고 말씀 드렸다. 
내 손을 꽉 잡으셨다. 
다시 눈물을 흘리시고 기도를 읊조리신다. 
사실 내용은 모르지만 하느님께 비시는건 확실했다. 
한참 기도를 하시더니 내 손을 놓으시고 가라고 손짓하신다. 

가기 싫다. 
가기 싫다. 
가기 삲다.  

그녀 손만 잡고도 며칠을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계속 손짓하신다.. 
손도 안잡아주신다. 
먼 길 가야하는 내가 걱정 되시는 것 같다. 

다시 오겠다고 인사를 하고 간병인에게 인사를 하고 나왔다. 
그렇게 나왔다. 

 그녀의 표정 눈빛 손길을 내 가슴에 품은체 그렇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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