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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전임신으로 결혼해요.
게시물ID : baby_109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피해주지말자
추천 : 3
조회수 : 2687회
댓글수 : 13개
등록시간 : 2015/11/14 03:04:43
안녕하세요.
올해 30 먹은 직장인입니다. (남자)
 
3년연애한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내년 가을쯤 결혼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덜컥 아이가 생겼어요..
부랴부랴 급하게 부모님께 알렸고 내년 초쯤으로 해서 결혼하기로 하고 다음주중으로 상견례하기로 했네요
 
저는 연봉 3천에 모아둔돈 3천 중형차 하나 가지고 있구요 여자친구는 연봉4천에 경차하나 가지고 있네요
계획대로라면 그래도 내년 10월까지는 4~5천까지 모아서 부모님이 5천정도 해주신다고 하셔서
 
1억가지고 결혼하려고 했는데 일이 이렇게 되어버려서
제돈 3천 부모님 2천해서 1억의 절반인 5천만가지고 결혼하게 되었어요..
 
근데 이돈으로 집을 알아보니까 빌라는 전세도 없고 아파트는 작은평수 전세도 없고.. 그나마 나오는매물도 2억씩 해버리니까
너무 힘드네요..
 
남자입장에서 내여자 그래도 멋있게 책임지는 든든한 모습보이고 싶었는데
돈도 얼마없고 대출도 많이 받아가야해서 나보다 훨씬 멋지고 잘난 남자 만날수있는 여자친구에게
그리고 소중한딸 보내는 여친 부모님께도 너무 면목없어요..
 
제여자친구는 평소에 말하는거 봐서 6천이상은 모아둔것 같았어요.. 제가 너무 하찮게 느껴져요..
나약한 모습 보이고 싶지 않았는데 현실앞에서 이렇게 무너지네요.
 
맘같아선 여자쪽에서 집얻는데 얼마라도 좀 보태주고 혼수같은건 빚내서라도 하나씩 맞춰가면서
둘이 열심히 일해서 같이 갚아나가고 늘려가는재미로 살고싶어요
 
결혼도 예단 패물 예물 이런게 뭐가 중요한지 모르겠어요.. 이렇게 힘든 상황에선 다른거 다 집어치우고
집에 몰빵하고 그렇게 사는게 현실적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여자친구도.. 어른들도 저랑은 다른가봐요.. 그저 제 욕심이겠죠..
 
저희 부모님도 없는 살림에 빚까지 내가며 아들 장가보낼라고 며느리 패물은 해줘야한다며 500만원정도 생각하시는데
그냥 부모님께도 너무 죄송하고 한편으로 남들 하는거 다 하려는 여친이 야속하기까지해요..
물론 남들은 천만원씩 패물하고 그러는데 더많이 못해줘서 미안함이 더 크지만요..
 
아이가 생기는바람에 무책임한 사람은 되고싶지 않은데 현실적으로 지금은 결혼할때가 아니라고 생각이 되요...
그래도 어차피 하기로한 결혼 미리 땡겨서 한다 생각하고 하기는 하는데 금전적으로 여친과는 다르게 제가 너무 준비가 안되어있어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그냥 너무 미안할뿐이예요 모든게..
아이 생각하면 하루에도 몇번씩 눈물이나요.
작은 몸으로 10달동안 고생할 여자친구때문에도 너무 속상하기도 하고 안타까워서 너무 슬퍼요.
잘해주고 싶어도 이젠 모든게 다 돈 생각밖에 안들어요.
임신초기라 잘먹어야된대서 과일이랑 먹을것 이것저것 사고 튼살크림도 사고 육아책도 사고
하면서도 그 꼴랑 십얼마 쓰는게 평소엔 아무렇지도 않을것이 지금은 그저 아껴야된단 생각밖에 안들어요
집 구할생각에 머리가 깨질것 같아요.. 이러면 안되는데 현실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못난 제가 너무 싫어요
 
심한 스트레스에 어쩌다 결혼이고 아이고 다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런 제가 너무 원망스럽고 증오스러웠어요.
 
여자친구앞에선 걱정말라며 다 잘될거라며 멋진척은 혼자다하고 뒤에선 이러고 있는 제가 너무 싫어요..
저번주 일요일날 처음으로 임신사실을 알았는데 그뒤로 계속 설사만 해요. 스트레스가 많았나봐요. 이젠 이렇게 약한 제몸도 너무 싫어요
 
원래.. 다들 이런건가요? 벌써부터 이렇게 힘든데 그냥.. 잘 헤쳐나갈 자신감이 생길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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