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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갑질 진상녀 보내버린 사이다썰[약스압]
게시물ID : soda_152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쿠키봄마이클
추천 : 23
조회수 : 9327회
댓글수 : 27개
등록시간 : 2015/09/25 12: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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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하고있지만 변변한 직장이 음슴으로 음슴체로 쓰겠음



본인은 서울역에서 안내아닌 안내를 하고있는 20대 후반에 접어드는 남자임.


본인의 임무는 본래 공사때문에 이 자리를 지키며 휠체어를 타고오는 승객들을 다른 길로 갈수있게 1호선 직원에게 인계하는 것이지만, 
일하는곳의 위치가 애매한 관계로 안내를 해주고 있음.

(본인이 일하는 곳은 1호선과 천안행 급행, 공항철도 이 세개를 연결하는 통로쪽 부스에 위치하고 있음 그래서 민원이며 길 묻는사람, 성질내는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음)


일단 서울역으로 말할 것 같으면 이 세상에 또라이들이란 또라이는 다 모이는 곳이라고 생각이 들 정도임.


군대에서 본 또라이들 보다 훨씬 더 또라이들의 종류가 많음.

무튼 내가 겪었던 빅 사건들 중 하나를 소개하려고 함.


때는 몇달 전 근무가 익숙해져 갈 때 즈음이었음.


시간이 오후 9시 10분 즈음 어떤 여성분이 자신의 카드로 유리로된 부스를 두들겼음. 

똑똑 하고 문을 두들기는 다른 사람들과는 확연히 다르게 그녀는 두 ㅓ두ㅜ더ㅝ다ㅓ닫 하고 두들겨 주셨음.


그 날은 오후 3시부터 자정까지 하는 타임이라 끝나는 시간이 가까워져 집에 갈 수 있다는 희망에 들떠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종류의 사람들 덕분에 심신이 많이 지쳐있었을 때였음.

무튼 등장부터 내 짜증을 UP 시켜줬던 그녀는 부스문을 확 열어재끼고 다짜고짜 내게 말을 건냈음.



"평택 어떻게 가요"



물론 보통의 말투로 물어본 것이 아니라 쏘아붙이듯 물어봤고 나는 밀려오는 짜증을 꾸욱 누른채 대답함.

"평택... 몇호선이죠? 어디쯤에 있는지 혹시 아시나요?"



물론 평택이 어디에 있는지는 알고있었음. 하지만 긴가민가했기도 했고 기분이 나빴던 나였기에 알려주기도 싫었음.
그렇게 말하자 그녀는 나에게 성질을 내며 "아니 내가 그걸 모르니까 당신한테 물어본거 아니냐"는 식으로 시작하여 나에게 분노를 발사하기 시작했음.


나는 올라오는 짜증과 욕을 꾹 참고 

"저는 서울메트로 소속도 아니고 코레일 소속도 아니라 여기 공사때문에 있는 안전요원이라서 잘 모를 수 도 있어요. 그래서 물어본거에요" 
라고 웃지는 않았지만 인상도 안썼고 심지어 목끝까지 올라오는 욕을 참고 진짜 온화한 목소리로 대답했음.


(나는 예전에 갑질하는 놈들에게는 당황하고 미안한듯 행동하면 더욱 기가 살아서 암에 걸릴 수 있다는 글이 생각나 최대한 아무렇지않은척 평온한 얼굴로 그녀를 응대했음)


그러자... 그녀는 다짜고짜 부스 안으로 들어와 깽판을 직이기 시작함.


"당신이 코레일 직원이 아닌데 왜 코레일이라고 쓰여있는 부스안에 있냐" 부터 시작해서

"난 당신의 신원을 알 수 없으니 윗사람을 불러서 당장 여기로 오게 해라", "전화해라 안하냐 그럼 내가 하겠다 전화기를 내놔라" 

이런식의 실랑이를 이어갔음. 


그러다 갑자기 수화기를 확하고 낚아채감. 물론 그걸 보고만있지 않고 나 또한 같이 수화기를 잡음.


그녀는 나보다 강하게 생겼었지만, 어렸을때부터 악력기를 좋아했던 178에 73 정상체중의 남자의 힘을 당해낼 수 없었음. 

수화기가 뒤틀려서 부서지려고 했지만 나는 수화기를 뺏기지 않았음.


사실 전화해서 지랄을해도 사실 나는 욕도 화도 소리도 지른적 없기 때문에 꿀릴게 없었음. 

그래서 열심히 힘겨루기를 하다가 수화기를 그냥 놨음. 덕분에 책상이 엉망이 됐음.



수화기를 주니 그녀는 승기를 잡았다는 듯 전화기를 잡고 열심히 숫자를 눌러댔음. 

설마 내선번호를 알고있는건가 하며 나는 번호를 유심히 봤음. 그녀가 누른번호....




0번.



내 눈을 의심했다. 설마 여기가 모텔이나 숙박업소라고 착각한게 아닌가 싶은 그녀의 행동은 나에게 조그만한 웃음을 선사해줬음. 

나는 그녀에게 욕을 퍼부어줬음. 아! 물론 속으로임.


그러다 0번을 계속해서 누르는게 안쓰러워 수화기를 뺏고 내가 역무실에 전화를 해줬음. 

근데, 역무실에 사람이 없는지 전화를 안받음. 다른곳에 전화해도 아무도 안받음. 속으로 너무 웃겼음. 전화를 여러번해도 안받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나는 내 상태를 체크해보니 극도의 흥분상태였지만 열심히 참다보니 이미 손과 발은 벌벌떨리기 시작했고 

조금만 날 건드린다면 폭발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무서워짐. 


그래서 "일단 여긴 제가 일하는 공간이니 나가주세요"라고 말함.

하지만 그녀는 앵무새마냥 "당신 신원을 알수 없으니 내가 당신말을 들을 이유도 없음"이라고 함.


나는 재차 나가달라고 했고 한국인은 삼세판이기때문에 세번까지 물어봄. 그러나 그녀는 내말을 무시함.

그래서 나는 "진짜 안나가실꺼죠?" 라는 물음과 함께 112를 눌러 민중의 지팡이 경찰아저씨에게 전화를 걸음.



"여보세요? 수고하십니다. 여기 서울역 지하철인데요 어떤 여성분이 근무하고있는 부스에 들어와서 일을 못하게하네요. 

근무방해하고 있으니 여기 사람좀 보내주실 수 있나요?" 라고 전화를 했고 잠시후 경찰관이 출동중이라는 문자가 왔음.


경찰아저씨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계속 내 앞에서 서성이고있는 그녀. 

재차 나가라고 말했지만, 내말을 무시하고있는 그녀에게 최후의 일침을 날렸음.



"아 쫌 나가라고요 아. 줌. 마!!!"



나이가 30대 중후반에서 40대 초반정도로 보였고 육안상으로 나보다 훨씬 강해보였던 그녀였지만 절대 아줌마는 아닌듯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일부러 내가 욕하지않고 할 수 있는 최선의 복수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소리를 지름


그러자 그녀는....



"뭐어어? 아~~줌마???!!?? 야!!!!!!!!!!!!!!!!!!!!!!!!!!!!!111"


하고 빼애애애애애액 소리를 지름. 진짜 역전체가 울릴정도로 큰 목소리로 부스안에서 소리지름. 사자후인줄


그러고 성질이나는지 밖에 나가서 1호선 역장님을 호출하려고 시도함. 

하지만 그것도 잘 안되서 또 소리를 빼애애애애액 그러다가 1호선 부역장님이 오고 나에게 무슨일이냐고 물어보심.



나는 코레일과 관련이 있지 지하철하고 아무런 관계가 없음. 하지만 일하는 곳 위치상 

어쩔 수 없이 지하철에서 해야하는일들을 도와주는 입장이기 때문에 그분들이 나에게 뭐라할 수도 없고 또 뭐라 하지도 않음. 


무튼 내가 부역장님에게 상황설명을 하려던 찰나 그녀는 부역장님은 내가 부른건데 왜 다른사람 말을 듣고있냐며 성질은 냄. 

그러고 자신의 마음아픈 이야기들을 구구절절이 쏟아냄.



바로 그 때 경찰아저씨 등장. 나는 그 들을 반기며 여기라고 손짓함. 경찰아저씨는 난동을 부린사람이 취객인 줄 알고 취객이 어딨냐고 물어보심. 


나는 "죄송한데 취객이 아니라 저기... 저 여자에요. 

술은 안마신것 같은데 저 여자가 30분 넘게 계속 일하고있는 부스안에서 난동을 부려서 아무것도 할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신고를했어요"라고 말하며 있었던 일들을 가감없이 얘기했음. 

그러자 경찰아저씨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나와 눈빛교환을 했음.



그 다음 경찰아저씨가 그녀에게 다가가 왜그러냐 물어보기 시작했음.


근데.. 근데!! 갑자기 그녀의 눈에선 닭.. 아니 소똥같은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더니 결국엔 결실을 맺어 뚝뚝 떨어지고있었음.

그러면서 자기는 길을 물어봤을 뿐인데 내가 불친절했다는둥 자기는 너무 힘들다는둥 억울하다고 울며소리치고있는거아님?


그걸 본 1호선 서울역 부역장님이 나에게 서로 피곤하니까 그냥 미안하다고 하고 그냥 넘어가자고 제안함.


하지만 억울하다며 울고있는 그녀를 본 그때부터 높디 높았던 나의 인내심은 베를린 장벽마냥 우르르 무너져 내림.


"제가 사과를 왜합니까? 제가 잘못한것도 하나없는데. 뭐? 억울해??" (크게 웃으며) "여기서 제일 억울한게 누군데 저기서 쳐울고있냐고" 

지랄을 함. 그때 경찰아저씨가 내 등을 토닥여줌. 이런게 사랑인가 싶기도 했음...??!? 


아..아니 경찰아저씨도 내 편이구나 하는 생각이들었고 울고있는 그녀를 그저 멍하니 지켜봄.


그녀는 경찰도 자신의 편이 아니다고 판단했는지 수그러들음. 그때를 놓치지않고 부역장님이 그녀에게 

"평택가신다했죠? 이쪽으로 오셔요 아직 막차 안 끊겼으니까 제가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하고 그녀를 데리고 사라지심.


나는 경찰아저씨한테 "이런 시시콜콜한 일로 불러서 죄송하다"고 하니 

"저희는 부르면 가는건데요뭘 괜찮습니다. 다음에도 이런일이 있으시면 또 불러주셔요" 하고 유유히 사라지심.


원래는 경찰을 무지하게 싫어하지만 이때만큼은 정말로 든든했음. 그래서 이 날 이후로 경찰을 조금만 미워하기로 결심함.


무튼 사건은 이렇게 정리되고 나는 멍한 상태로 근무를 마치면서 집에감. 

집에가면서 아...20분.. 아니 10분정도만 더 잡고있었으면 평택 못가는건데 아쉽다 라고 생각하며 집에들어가 꿀잠을 잤음.


일단.. 다른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소소한 사이다였음. 

나의 평정심을 잃지않는 언변스킬에 부들대는 그녀의 모습이 일품이었고 마지막 필살기 아줌마 스킬은 너무나도 속이 시웠했음.. 


일단 반응보고 다른 소소한 에피소드들을 써보려함. 




음... 마무리는 돈 천얼마하는 열차표 사고 갑질하려 들지 맙시다. 못배운거 티나니까요...


출처 인마쏠 인마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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