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판사님께 올립니다.
법과 양심으로 한치의 치우침과 그릇됨 없이 충실한 판단을 위해 애쓰시는 판사님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무한한 신뢰와 존경을 표합니다.
저는, 오늘 피의자로 법정에 서는 주진우 기자의 동료 언론인입니다.
가까이서 지켜봐온 주진우 기자는, 기자로서의 사명감이 투철한 훌륭한 선배이자 후배이고 동료로서, 모두의 귀감이 되는 저널리스트였습니다.
이번 사건의 기사들 역시 자신의 소신과 기자로서의 양심에 부끄럽지 않도록 충분한 노력을 기울였을 것 라고 믿지만, 그 잘못의 시시비비와 진실은 법정에서 충분히 다투어 밝혀져야 하며, 만일 취재나 공표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면 주진우 기자 스스로도 마땅하고 기꺼이 책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기자가 최고 권력의 측근과 관련된 내용의 취재활동이 문제된 사건에서 “수사단계”에서 “구속”된다는 것은, 불구속 수사의 원칙이라는 법적인 논의를 차치하고서라도, 오늘도 현장에서 뛰고 있는 많은 동료 언론인들에게 너무나도 충격적이고 위협적인 사건입니다.
실제, 사회의 부조리를 밝히고 부패한 권력의 실상을 쫓고 있는 많은 기자들은 직간접적으로 신변에 위협을 받거나 실제 위험을 감수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실체적 위험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를 억압하는 기제로 작용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입니다. 스스로 움츠러드는 이상, 더 이상의 자유는 존재할 수 없는 것이 언론의 자유이고, 표현의 자유입니다.
제가 아는 주진우 기자는 충분한 소명을 통해 진실을 밝히고, 만일 스스로의 부족함이 드러나면 마땅히 그 책임을 지고 반성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부디, 현직기자의 “수사 중 구속”이라는 사상초유의 사건으로 언로(言路)가 위축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지 않을 수 있도록, 모든 사정을 혜량하셔서 합리적이고 현명한 판단을 부탁드립니다.
2013.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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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언론인, 주진우 기자의 불구속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