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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의 적극적 사용에 대한 생각.
게시물ID : lovestory_7595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암브로시아
추천 : 1
조회수 : 73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9/28 22:57:18
과연 이것이 좋은 글이 될 수 있을까 싶지만, 좋은 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과 좋을 글을 쓰려는 책임감을 위해 좋은글 게시판에 남겨봅니다.
본 글에는 개인적 의견이 매우 다분히 포함되어 있습니다. 절대 연구 결과나 전문가의 의견은 없으므로 소일거리로 읽어보심을 추천합니다.
권유, 권장을 목표로 하고있으며 시정조치, 명령의 목적은 전혀 없음을 앞서 말씀드립니다.
건전한 토론문화는 매우, 너무나 권장하지만 맹목적 비난과 비방, 인신공격 등 악성댓글은 지양합니다.
시작하기 앞서 서두가 너무 길다고 생각 되시겠지만 이러면 좀 더 있어 보일테니 4줄이나 작성해봤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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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부딪쳤어요.' 와 '차가 꽝하고 부딪쳤어요.' 라는 2가지 문장에서 앞선 문장보다 뒤의 문장에서 차가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부딪쳤을거라고
사람들은 생각한다고 합니다. 이 내용은 문화 심리학 박사이신 '김정운' 박사님의 책 '에디톨로지' 에서 나오는 내용인데요.
이렇게 단어 몇개를 추가하고 빼는 과정에서 분명 그 문장이(내용이) 전달하는 정보에는 차이가 있음을 예로든 내용입니다.
저는 이 내용에서 단어의 사용이 주는 중요함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책 자체의 주제와는 조금 거리가 있음을 말씀드립니다.)

유머 자료로 몇번 올라오고 또 가끔 토론의 대상이 되곤하는 '시나몬 뿌리면 뉴요커고 계피 뿌리면 아저씨냐' 류의 비꼼식 유머에서도 알 수 있죠.
물론 시나몬과 계피는 엄연히 다르다고 하지만서도 대체 가능한 한글이 있음에도 남용되는 외래어, 외계어는 많이 있습니다.
가게를 의미하는 '샵', 공간이나 중간을 얘기하는 '센터' 같은 것들이요.
몇해전 '동사무소' 가 '주민 센터'로 바뀌면서 '관공서마저 외래어를 사용한다.' 는 이유로 논란이 된적이 있었습니다. 여러분의 의견이 어떠한지
모르지만, 저 또한 굉장히 의아했던 사안이었습니다. 동사무소는 현대적이지를 못하다느니, 글로벌 시대에 발 맞춰야 한다느니 하는 얘기들도 있지만
굳이 있는 말을 사용치 않고서 타국의 언어를 사용해야하나 하는 생각은 여전합니다.

우리집에 바가지가 없습니다. 바가지가 없어서 물을 많이 뜨지를 못했는데 세숫대야로 뜨게 됐습니다. 떠도 괜찮더라구요.
우리집에 바가지가 없습니다. 바가지가 없어서 물을 많이 뜨지를 못했는데 옆집가서 바가지 가져와서 뜨게 됐습니다. so nice?

좀 비약이 많이 섞인듯 싶지만 그래도 알기쉽게 예를 들어보자면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렇게 글을 쓰고있는 저 역시도 새삼스레 의식하며
말을 했더니 외래어를 대체할 말들이 굉장히 부족하기는 했습니다.
물론 그게 제 한글 사용의 한계인지 혹은 한글 자체의 한계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외래어, 외계어가 표현상 확 와닿을 때가 있긴 합니다.
예시1) 나는 OO한 스타일을 좋아해
예시2) 이번 컨셉은 OO입니다.
예시3) 이러한 디자인은 어떻세요?
같은 표현들인데 예를 들기 편하게 한 문장에 적어봐도 전혀 어색함을 느끼기 힘들었습니다.
'이번 제품의 디자인은 OO을 컨셉해서 OO한 스타일을 적극적으로 살려냈습니다.' 이러한 문장이 만들어 지네요.
도대체 이걸 어떤 한글로 표현할까 고민하고 결과는 생각보다 참담했습니다.
'이번 제품의 설계는 OO을 주제로 해서 OO한 맵시를 적극적으로 살려냈습니다.'

이상형을 묻는 질문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센스있고, 좀 젠틀하면 좋을 것 같아. 물론 스타일까지 댄디하면 좋겠지만 그건 모든 여자들의 워너비 아니겠어?'
조금 과장된 예문이기는 하지만 저 문장을 분명 한번에 얘기하시는 분도 본적이 있습니다.

저는 나름 고민과 여러 추론을 통해 왜 외래어를 사용하게 될까 생각했습니다. 그만큼 외래어를 사용했을 때 좀 더 있어보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하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에 대한 이유는 세가지로 생각했습니다.

첫번째. 광고, 판매, 영업 등 좋은 모습을 보여야하는 분야에 사용됨이 많다.

아무래도 장점을 부각하고 단점을 최대한 가려하는 광고나 판매영업의 경우 현란한 혀놀림으로 상대를 유혹해야 함에 따라 '뭔가 있어보이는' 말을
사용함이 유리할테죠. 특히 최근에 자주 보이는 '스마트' 나 '심플', '모던', '시크' 등등 현대적 감각을 살리기 위한 단어 사용이 늘어난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외국 전자제품 브랜드인 '사과회사' 의 경우 한글로 광고를 하고 있습니다.
'놀랍도록 단순합니다. 하지만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죠. 언제, 어디서나 ~과 함께.' 같이 오히려 외국계 기업이 한글을 이용한 문구를 내세웠습니다.
저는 '심플하며, 모던함까지 갖춘 진정한 이 시대의 넘버원 스마트 웨어러블.' 같이 영어반 한글반 문구만 봐왔던터라 꽤나 신선한 느낌이었습니다.
게임도 오히려 외국계 기업인 '폭풍설사'에서 한글을 적극 사용하고 있습니다. 불기둥, 운석, 소생 등등 기술명과 장비 이름에 이르기까지...
고유명사 같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서는 한글로 번역하여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서리한'은 일명 초월번역으로 불리며 모든이를 감탄케 했죠.
'폭동사'의 게임에서도 기술명을 '혀어어어업상'(원어 기술명 parrrrrrley) 같이 '다른 의미'의 초월번역을 제공한 바가 있습니다.

두번째. 마땅한 대체어가 없었다. 혹은 있어도 원어의 느낌을 살리기 힘들다.

위의 예시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컨셉을 주제, 스타일을 맵시, 디자인을 설계 라고 표현해도 의미는 통할겁니다. 하지만 원어가 주는 느낌을 살리지
못하는 아쉬움이 남죠. 대학교 리포트도 그렇죠. 다들 한글자 짧은 '과제' 보다는 '리포트'를 많이 사용합니다. 가끔 '레포트' '리포터' 등등 여러가지의
응용단어들도 사용하기는 하지만 일단 '숙제', '과제' 보다는 '리포트'의 사용이 많죠. 아마 숙제라고 하면 좀 단순해 보이지만 리포트의 경우는
전문적인 느낌이 들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해석과 번역이 가능하지만 단어의 느낌상 사용하게 되지 않나 싶네요.
혹은 '아! 옆구리를 강타합니다!' 보다는 '아! 바디블로우 작렬합니다!' 의 차이랄까요? 공감 되시나요?

세번째. 그냥 사용하다보니 그냥 사용하게 됐다.

어둠에다크에서 죽음의데스를 느끼며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윈드를 맞았다.

그것은 운명의데스티니.

그는 인생의 라이프를 끝내기 위해 디엔드.

모든것을 옭아매는 폭풍같은 스톰에서 벗어나기 위해
결국 자신 스스로를 죽음에데스로 몰아갔다.
후에 전설의 레전드로써 기억에 메모리- 기적에미라클

길이길이 가슴속의하트에 기억될 리멤버.

-이외수 갤러리 '문학도'-

'디시인사이드 역사상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을 최고의 명 뻘시' 라 칭하는 일명 '어둠에 다크와 죽음의 데스' 입니다. 이 시에 이외수옹 본인께서도
할 말을 잃으셔서 '아 씨바, 할 말을 잊었습니다.' 라 답시 하셨다 전해지는 그 명작입니다.
물론 농담으로 한 말이지만 이렇게 외래어 남용은 다음과 같은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빅딜거래를 하자', '디테일 한 세부사항', '센스있는 감각', '객실룸' 등등 가끔 논란이 되는 '역전앞' 과 같이 '겹말현상' 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물론 조금만 신경쓰거나 혹은 그게 그리 중요하지 않으니 큰 의미를 두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만, 그래도 역시 고칠 수 있다면 조금의 개선의지는
좋지 않을까 합니다. 첫번째, 두번째가 알면서 사용한 능동적 사용에 가깝다면 이건 잘 모르는데 그냥 사용하게 되는 피동적 사용이며 또한 무척이나
오류가 있는 사용 예시이기 때문입니다. 한번 말씀 하실때나 들으실때 생각해 보시면 의외로 놀라게 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이는 외래어가 바로 들어오지 않고 그나마도 일본을 거쳐 들어오며 생긴 오류적 사용법을 우리가 그대로 답습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미국의 언어를 일본식 사용법으로 한국에서 쓰니 오류가 일어나는게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3가지 이유로서 사용한다는 나름의 결론을 내렸습니다. 얼마전 모 카페에서 주문한 음료를 마시다 문득 커피컵에 쓰여있는
'커피 나오셨습니다. 는 틀린 문장입니다. 커피가 사람보다 낮은 대상이기에 커피 나왔습니다. 가 옳은 문장입니다.'
라는 글귀를 보게 되었습니다. 분명 우리 말이고 우리 언어인데 틀린 사용을 하다 이제서야 우리가 조금씩 고쳐나가고 있습니다.
외래어 사용이 잘못된 것은 아니며, 무조건적으로 틀린 사용이 아니라 하더라도 우리의 말을 우리가 좀 더 적극적으로 지켜보자는 취지에서
나름의 조사와 추론, 결론을 내렸고 이러한 과정 속에 저 또한 몰랐던 한글능력의 한계를 깨닫고 스스로 놀라기도 했습니다.

한때 삼개국어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자만에 빠져있던 제가 (핸들 이빠이 꺾어 이렇게 3개국어) 반성하며 여러분과 함께 하고싶어 작성했습니다.
10월 9일은 한글날입니다. 열흘 남짓 남아있어 조금 이른감이 없잖아 있어도 한번쯤은 함께 생각하고 고민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여러분! '한글날'이 '코리안 알파벳 데이' 가 되지 않도록 우리모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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