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군도.
어떤 이들은 존재하지 않는 땅이라고들 말한다.
유령과 망령들이 출몰하는 신비한 땅
어린 아이들을 겁주려고 지어낸 이야기라고도 하지만 난 알고 있다.
그 곳에 가봤으니까
처음 발을 디디자마자 뭔가 단단히 이상한 곳이란 걸 알 수 있었다.
온 몸에 소름이 돋고 얼마나 섬뜩한지 속이 뒤틀릴 정도였다.
살아있는 생명은 발을 들일 수 없는 곳이었다.
그런데 딱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이 섬이 왠지 날 반기고 있는 것 같았다.
마치 날 원하고 있는 듯이
더 안 쪽으로 들어갈수록 온 사방에 죽음의 기운이 느껴졌다.
귀기어린 나무와 풀, 꽃들이 소름끼치는 빛을 발하며 날 집어 삼키는 듯 했다.
적막하면서도 처연하게 아름다웠다.
투명한 잎사귀를 만지자 손이 그대로 허공을 그대로 갈랐다.
그제서야 나는 죽음이란 또 다른 세상일 뿐이란 걸, 난 그 입구에 서 있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문뜩 노래 소리가, 거미가 부르는 노래가 들려왔다.
일행이 두려움에 비명을 지르더니 털썩 무릎을 꿇었다.
난 가만히 그를 끌어안고 두려워 하지 말라고 타일렀다. 이제 더 좋은 데로 가는 거라고.
내가 저들을 모두 더 나은 세상으로 인도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