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문학상 발표가 당초 예상했던 6일 저녁에서 연기됨에 따라 유력 후보 중의 한 사람인 우리나라의 고은(72) 시인의 수 상이 더 유리해졌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스웨덴 한림원은 전통적으로 10월 둘째주 목요일에 문학상 수상 자를 발표해 왔다. 그러나 올해는 금요일인 7일 오전까지도 노벨재단 홈페이지(nobelprize.org)엔 ‘나중에 발표 일정을 통보하 겠다(The Swedish Academy will set the date for its announcement later)’는 메시지만 떠 있다.
문학상 발표일을 2일 전에 공지하는 관례를 따른다면, 노벨의학 상 발표일(10일) 다음날인 11일에 일정이 통보되고 13일에 공식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
스웨덴 한림원이 문학상 발표를 왜 미루고 있는지에 대해선 정확히 알려진 바 없다. 다만 외신들은 선정위원 18명이 난상토론을 벌이며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노벨문학상의 특성에 대한 논문을 다수 발표한 바 있는 정소성( 불문학과·작가)단국대 대학원 교수는 이와 관련, “ 발표가 연 기된 것은 선정위원의 토론과정에서 2, 3순위 후보가 부상했기 때문일 것”이라며 “노벨상 수상이 국력과도 무관치 않다는 점 을 감안하면 고은 시인의 수상 가능성이 이전보다 더 커졌다”고 관측했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최근 고 시인의 수상 가능성을 6대 1로 점친 바 있다. 로이터는 시리아의 시인 아도니스가 2대 1로 가장 유력하다고 관측했고, 스웨덴 시인 토마스 트란스트로메르가 고 시인과 함께 뒤를 이었다.
염무웅(평론가)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은 “고 시인은 민족 정서를 바탕으로 한 방대한 작품을 썼고, 독재체제에 맞선 저항정 신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노벨상을 받을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단 일각에선 “노벨상은 철저히 서구인의 잣대에 의존하는데, 우리문학이 일본, 중국 등과 달리 유럽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국내 시인의 수상은 아직 희망에 불과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