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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생 '일진'들 뽑아 큰형님들이 면접
게시물ID : freeboard_4535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kfro
추천 : 0
조회수 : 885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0/07/24 14:17:26
중고생 '일진'들 뽑아 큰형님들이 면접 

 
[르포]조직폭력배들의 조직원 양성
합숙소 3~4인 투숙 '기초교육'부터
체구 불리기 위해 개사료까지 먹여
도망가다 잡히면 무자비하게 응징

배진주 객원기자 
 

조직폭력배는 영화나 드라마의 단골손님이다. 스크린 속의 조폭은 한 마디로 '폼 난다'. 그러다 보니 일부 초등학생들은 장래희망을 조폭이라고 적어내는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과연 이 어린이들은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알게 된 뒤에도 이런 발칙한 생각을 이어갈 수 있을까. 

조폭은 폭력조직 내의 '인사담당자'에 의해 선발된다. 인력시장은 다름 아닌 중·고등학교다. 이른바 '일진'이라 불리는 '주먹 꽤나 쓴다는' 청소년들이 선호되는 재원이다. '지연'도 중요하다. 다른 지역 출신인 경우 아무리 싸움을 잘 해도 조직에 가입시키지 않는다. 마찰이 생겨 조직을 떠날 경우 밀고를 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조건이 맞아떨어지는 이들에 한해 면접이 이어진다. 큰형님들로 이뤄진 면접관 앞에서 입사 포부를 밝혀야 한다. 면접을 통해 최종적으로 조직원에 선발된 이들은 1여년 간 인턴을 거친다. 인턴들은 '선배를 알아야 한다' '양아치 짓은 절대 안 된다' '전쟁(패싸움)이 나도 상체는 건드리면 안 된다' '피는 안 섞였어도 우리는 형제다' '도망치면 죽는다'는 등의 행동 강령을 배운다. 

이 과정에서 '처세'도 훈련 받는다. 맞담배 피우는 것, 자리에 먼저 앉는 것, 숟가락을 먼저 드는 것 등은 철저히 금지돼 있다. 술을 마실 때도 기본적으로 두세 번은 거절을 한 뒤 그래도 권할 경우 이빨과 입이 보이지 않게 손으로 가리고 마셔야 한다. 선배가 화장실을 갔다가 나올 때는 화장실 앞에서 물티슈를 들고 기다려야 한다. 선배에 대한 충성도가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신입 조직원에게는 가혹한 폭력과 얼차려가 끊이지 않는다. 


이처럼 예절교육에 중점을 두는 데는 이유가 있다. 서열이 확실한 조폭 세계에서 예절은 조직을 원활히 이끌어 나가는데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조직에 순응하고 명령에 복종하는 일원으로 훈련시켜 필요한 곳에 빠르게 투입시킬 수 있다는 것도 예절교육의 목적이다. 

신규 조직원들은 '합숙소'에서 3~4인이 함께 생활하는 것이 보통이다. 방은 선배들이 얻어주는 것이 관례다. 합숙소에서는 몸집을 불리기 위해 밥과 고기를 많이 먹는다. 어떤 조직원은 '한 번에 밥 열 공기를 먹으라'는 선배의 말에 꾸역꾸역 먹다 토하기도 할 정도라고. 심지어 열량이 높다는 이유로 개사료를 먹기도 한다. 

운동으로 체력을 키우는 것도 필수 교육 코스다. 헬스클럽이나 검도, 격투기장 등에서 하루에 몇 시간씩 집중적으로 운동해 비대한 몸집으로도 날렵하게 싸울 수 있는 체력과 순발력을 기른다. 또 살은 빠지지 않으면서 몸이 단단해지는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꾸준히 몸을 만든다.

이렇게 고생해서 어엿한 조폭으로 성장해도 어려움은 끊이지 않는다. 비싼 옷을 입고 좋은 차를 타고 다니기 때문에 자칫 화려해 보일 수 있으나 그 이면에는 생활고가 자리하고 있다. 트레이드 마크인 '까만 정장'을 벗어던진 조폭들의 일상은 초라하기만 하다. 

돈을 버는 수법도 치졸하다. 자해공갈로 보험금을 뜯거나 유흥업소 갈취, 불법대부업 등이 주된 돈벌이다. 

경찰에 따르면 한 폭력조직은 조직원을 취업시켜줄 것을 요구하며 유흥주점 업주를 둔기로 폭행하는 모두 72차례에 걸쳐 폭력을 행사하고 보호비 명목으로 600만원을 빼앗았다. 

또 가족이나 유흥업소 종업원들을 차에 태워 고의로 교통사고를 낸 뒤 보험금을 뜯어내기도 했다. 3년여에 걸쳐 자그마치 92차례에 걸쳐 보험사기를 쳤고 3억원의 보험금을 가로챘다. 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불법 대부업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연 200%의 높은 이자를 받아 배를 불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생활에 염증을 느낀 몇몇은 도망치거나 가입을 거부하기도 한다. 하지만 '조직을 배신하면 꼭 보복당한다'는 업계의 룰이 버티고 있어 탈퇴는 쉬운 일이 아니다. 조직은 본보기 차원에서 배신한 조직원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집단 구타하는 현장에 합숙 조직원들을 대동하기도 한다. 

파주 스포츠파 행동대원 김모씨는 지난 2008년 조직에서 나가고자 하는 당시 18살 조직원을 납치해 여관에 감금한 뒤 가혹한 폭행을 가했다. 야구방망이로 때리고 회칼로 이마 부위를 베어냈다. 그 부위에서는 아직도 머리가 자라지 않는다고 한다. 또 김씨는 조직 가입을 거부하는 학생의 허벅지에 칼을 찔러 넣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경찰에서 "조직을 탈퇴하면 가족과 여자친구까지 다 죽이겠다는 협박을 받았다"고 했다. 

오랫동안 조폭을 상대해 왔다는 한 경찰 관계자는 "조직에 몸담았던 아이들은 하나같이 '조직에 가입했던 걸 뼈저리게 후회한다'고 말한다"며 "조폭에 오래 있다 보면 생일 케이크도 회칼로 자를 정도가 되는데 그때는 후회해도 늦는다"고 말했다. /스포츠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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