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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뎌져라
서른 즈음엔 무뎌져라.
밥을 먹다 밥톨을 흘릴 만큼
술 마시다 술잔을 놓지 못할 만큼
고민도, 슬픔도 많을텐데
이것저것 다 생각하며
여기저기 다 상처받으며
배는 채우지도 못하고
흘린 밥톨의 수만큼이나
니가 흘린 눈물이 많을바에얀.
서른 즈음엔 무뎌져라.
날카롭게 세워졌던 우리의 즐거웠던 나날들은
그 신선하게 펄떡거리던 나날들은
단지 서로가 서로를 잘 모르던 시절,
어쩌면 서로가 서로를 잘 안다고 생각했던 시절의 보상쯤이겠지.
세상에 변하지 않는것이 있다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진리 하나
그렇게 세상이 너를 속여도
너는 너를 속이지 않게
입은 닫고 귀는 열고
눈만은 날카롭게.
마음은 항상 따뜻하게... 따뜻하게...
서른 즈음에도.
- 누군가에겐 위로가, 누군가에겐 충고가 되길 바라며.
2010년 12월 24일. 새벽 4시 즈음에.
출처 | 서른을 한해 보내고 나서 쓴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