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척 추웠다. 한 겨울, 밖에 나가는 현장 체험학습. 겉 옷이 없던 나는 셔츠와 런닝 몇장에 동생한테서 뺏은 기모 후드 한 장을 껴입고 집을 나섰다, 너무 추웠다, 목도리도 했다. 안 추워 보이려고 씩씩하게 굴었는데 그럴수록 얼음같은 바람이 가슴까지 스몄다, 바지도 청바지 한 벌 신발조차 엄마가 운동할 때 신던 신발을 받아 신었다. 무언가를 사달라고 하지 못했다. 나는 집안에서 죄인이였기 때문이다, 나는 마치 있어서는 안되는 사람 같았고 무언가 필요하다 말하면 어김없이 쏟아지는 폭언 나가야하는 일이 생기면 그날 밤은 이불을 쓰고 억울함을 쏟았던 날이었다. 사람들이 계속 물었다, 너 안추워? 네 안추워요. 몸에 열이 많아서요, 이게 몸이 추운건지 가슴이 시린건지는 추위 앞에서 구분 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