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운영하시는 글쓴이 분께서 커피 원가 123원이라는 기사를 읽고 멘붕게에 글을 올리셨더라고요.
저도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입장에서 위 글에 공감도 되고
카페에 대해 글을 쓰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기에 글을 씁니다.
글을 쓰신 분에게 또는 다른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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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가게도 핫 아이스 구분없이 음료는 동일한 금액 받고 있어요.
다만... 아메리카노 1샷 기준으로 핫 10온스, 아이스 12온스에 2,000원 받고 있습니다. ㅠㅠ
샷추가 +500원에 핫 13온스, 아이스 16온에 나가고요.
저흰 글쓴이 분 보다 1,000원 더 저렴하고 판매하고 있어서 비싸다는 얘기는 들어 보질 못했어요.
아이스에도 1샷 들어가냐고 말하시는 분은 계셨지만......ㅠㅠ
물론 샷추가 하셔서 2,500원에 아이스 아메리카노 16온스 2샷 드세요. 라고 말하면 아무말 못해여.ㅋㅋㅋ
킬로당 만원 언저리 원두로 1,000원이나 1,500원에 판매하는 몇 몇 가게 말고는 우리보다 저렴한데가 없으니까여
그 외 다른 메뉴들도 다른 가게와 비교하면 조금씩은 저렴한 편이네요.
아참. 저흰 1,000원 받고 리필 한 번까지 해주기도 하네요. 2,500원에 아이스 2샷 드시고 천원 내면 리필 2샷 한번더...
아메리카노 테이크아웃이 많은 편이라 다른 메뉴는 바라지도 않고 아메리카노 가격 500원 만 더 받을 수 있으면
정말 소원이 없겠네요. 에공...
사실 손님들께서 저렴한 가격에 맛도 좋다고 하시고 자리는 어느 정도 잡힌 상태라 매출은 어느정도 나오는 가게예요.
뭐... 많이 벌지는 못하지만 먹고사는 정도...
저 혼자 운영하는데 10시 오픈해서 11시에 문 닫고 일년에 쉬는 날 거의 없이 항상 열기 때문에 단골도 많고
특별한 연령층 구분 없이 와주셔서 약간 사랑방 느낌도 날때도 있어요 ㅋㅋ 가게 실평수 8평
((가끔은 진짜 개처럼 일만 x나게 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처럼 쉬지 말고 이렇게 일해야 한다라고 말하고 싶은게 아니라 ㅠㅠ
가게 오픈하고 보니 이렇게 안하면 안되겠구나. 정말 어쩔 수 없겠구나... 이런 생각이요. 진짜 그냥 이렇게 일하고 돈 벌거면
그냥 직장에서 일하는게 남들 쉴 때 쉬고 일할 때 일하고 맘편하고 좋겠어요 ㅋㅋ))
자랑처럼 들릴지 모르겠네요... 제가 왜 이 얘길 하냐면요...
아시다시피 요즘 카페 없는 곳이 없잖아요. 어딜 가도 눈 돌리면 카페 안보이는 곳이 없을 정도로 포화상태잖아요.
번화가에 체인점 카페는 말할 것도 없고 작은 동네 상권에도 개인 카페들이 몇 군데 씩은 들어설 정도니 말 다했죠.
저희 주변에도 우리가게 작년 봄 부터 자리 잡기 시작하니 100미터 떨어진 곳에 한군데 생기더니 얼마 전에 타르트카페 이전해 오고
신축 상가에 건물주가 1층에 커피숍 준비 한다고 하네요.
제 생각으로도 글쓴이 분께서 아메리카노 핫 아이스 구분 없이 3,000원 에 판매하시는 거면 절대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개인이 하는 아주 전문적인 로스터리 카페 아닌 동네카페라면 손님들에게 크게 와 닿는 저렴한 가격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희도 2,000원에 팔듯이 2,500원 3,000원에 판매하는 카페 솔직히 많아요.
많은 분께서 느끼시듯 소비자가 가격 대비 만족하는 맛이 나오는 가게도 드물고(보통 원두 업체에서 납품 받아봤자 가격대비 맛 비슷해요.)
커피 외 다른 메뉴까지 만족할 만한 가게? 더 드물겠죠.
솔직히 말하면 지금 가게 운영하는 지역 커피 거의 다 마셔봤지만 먹을 만하다라고 느껴지는 곳도 많지 않았어요.
제가 말하고자 하는 점이 꼭 가격이 저렴해야 한다는게 아니라
서로 같은 상권에서 경쟁해야 하는 경쟁상대가 많으니까... 경쟁상대보다 맛과 가격에서 뚜렷한 차이점을 보이지 못하면
결국 상권에서 나눠먹기 할 수 밖에 없다는 걸 말하고 싶어요.
지금 커피 상권은 그냥 이렇네요. 누구하나 망해서 나가는게 아니라 다들 버티기모드. 거기에 경쟁상대는 하나 둘 늘어나고...
그리고 대부분 가게 오픈할 때 인테리어에 적지않은 돈 투자하시더라고요. 기계도 그렇고요.
머신기 값만 한달에 얼마 얼마 나간다 이게 다 원가라고 말씀 많이 하시는데 ㅠㅠ
포화시장에 뛰어들면서 초기 투자자본이 많으면 나중에 다 독으로 돌아온다고 생각해요.
최대한 중고 쓸건 중고 쓰고 인테리어에 돈 투자 적게해서 빨리 회수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지라 ㅠ
저희도 머신기 시모넬리 아피아 사용하고 있는데 이거 새거 구매하면 대략 550~600정도 중고면 300이하 네요.
이번에 옆에 새로 카페 들어온다고해서 의자 테이블 바꾸고(원래는 양쪽 벽 소파) 벽 새로 싹 두르고 싱크대제작, 카운터 제작, 바닥 마루 시공
직접할 수 있는거 다 하려고 알아보니 200만 원 조금 넘겠더라고요.
저도 사실 이번 기회 아니였으면 이정도까지는 알아보지 않았을텐데...
지금 우리 가게 비슷하게 다시 새로 오픈한다 생각하고 견적 내보니 보증금 빼고 1300만 원 정도??? 들겠더라고요.
물론 좀 있어보이는 인테리어가 아니라 그냥 심플하고 깔끔한 가게 정도?
우리 가게 오픈하신 분이 인테리어만 2,800만 원, 인테리어 외 모든 집기 700정도 해서 대략 3,500만 원 들었는데
매출 1,700만 원 찍고 가셨어요.
5분 거리에 시청 앞 상권 3층에 2억 투자해서 30평대에 가게 오픈한 곳 있는데 거기서 일하는 동생이 우리 가게 단골손님이었어서
알아보니 우리 가게 매출도 안나오네요.(뭐 이건 특별한 케이스이긴 하지만...)
결국 적은 자본으로 오픈해서 아주 맛있는 커피를 싸게 팔아야 그나마 카페 운영이 되는 시대니까 어쩔 수 없네요. 참
비싼 임대로 탓이기도 하고 자영업 비율이 너무 높은 우리나라 이기 때문이기도 하고(저도 비정상적인 자영업 비율을 높이는 한 사람이네요)
너무 두서 없이 막 쓰느라 글이 좀 이상한 것 같기도 하고 너무 제 생각만 쓴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한데 ㅠㅠ
같은 업종에서 장사하시는 분들 어려운 시기 같이 잘 헤쳐나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