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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데셀로메
게시물ID : panic_835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우라
추천 : 14
조회수 : 223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10/03 18: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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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향은 턱을 괸 채로 교수를 바라보았다. 




"인간이 왜 살인을 하는 줄 아십니까?" 




"글쎄요…. 단 한 가지 이유를 말하기엔…. 이기적인 인성, 탐욕, 불같은 성격, 등 복합적인요소가 많을 거 같은데요." 




"다른 동물 개체에서 볼 수 없는 자신을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타인을 위해 희생하는 위대한 정신은 



인간의 본질을 보여줍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그런 것들은 생존에 아주 불필요한 것들입니다. 하지만 인류는 진보했습니다." 




노교수는 눈썹을 끔뻑거리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과거의에 존재했던 북아프리카 오랑우탄 무리의 연구 데이터가 모든 것을 보여줍니다. 




첫 번째로 인간만이 남을 위해 희생하는 동물이 아니었습니다. 



북아프리카의 폭력적인 개체의 오랑우탄 무리에서 하나의 어린 개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둘 이상의 어른 개체가 보살펴줘야만 



생존율 20%를 겨우 넘었습니다. 




그런데 우습게도 그들이 연구했던 오랑우탄집단에서는 어린 개체의 생존율이 무려 60%로 까지 치솟았습니다. 



어떤 비결이 있었을까요?" 




도향은 궁금한 듯 고개를 갸우뚱거렸지만 답할 수 있는 것은 별로 많지 않았다. 자신의 전공과목도 아니었고 


어릴 때부터 동물이라고는 질색했던 터라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폭력적인 개체가 많이 섞인 집단 군과 그렇지 않은 집단 군의 차이는 어린 개체의 생존율과 폭력성에 있었습니다." 




"그러면 폭력적인 개체가 집단을 위태롭게 만든다는 말씀하시는 건가요?" 




"아니요. 정반대입니다. 폭력적인 개체가 늘어날수록 그 집단의 오랑우탄 수는 증가하고 적으로부터 위협을 



받는 확률은 줄어듭니다. 하지만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어린 개체의 생존율은 내려간다는 사실이죠." 




"그리고 폭력적인 개체 안에서 자란 어린 개체들도 자라나 거의 비슷한 확률로 개체 수를 유지하고 그 다음 세대인 



어린 개체들도 똑같은 생존율을 유지합니다. 그럼 반대의 경우는 어떠한가?" 




"온화한 개체 속에서 자란 어린 개체들은 대체로 약합니다. 위험한 자연 속에서 살기 한 적합하지 않은 개체들이죠. 



하지만 이 개체 속에서 어린 개체의 생존율은 상당히 높습니다. 인간의 영유아 사망률과 비교해도 거의 손색없을 정도죠." 




"온화한 개체는 아주 합리적인 리더입니다. 어린 개체를 위해 희생하고 자신의 허기지는 일이 있어도 



어린 개체에는 꼭 먹이를 가져다줍니다. 제가 첫 번째에서 말했죠? 인간만이 희생하는 동물이 아니라고.




그럼 이 온화환 개체는 어떻게 탄생했는가?" 

"우리는 이 오랑우탄을 교육이라고 쓰고 보통은 세뇌라고 말합니다. 그 세뇌 과정에서 커다란 한계에 부딪히고 맙니다. 



본능을 억제하는 유전자는 인간만이 타고나는 겁니다. 야생의 동물이 인간 손에서 자란 동물들이라 할지라도 



본능을 제어하는 능력은 현저히 떨어지죠." 




"그래서 우리는 커다란 선택을 합니다. 유전자 개조를 통해 새로운 종을 만들기로 한 겁니다. 한데 여기서 놀라운 



데이터가 생겨납니다. 




바로 희생하는 오랑우탄 학명:데셀로메가 탄생한 겁니다. 




데셀로메는 이제는 사라진 고대의 언어로 말하면 희생하는 정신이라고 말합니다. 




데셀로메는 우리에게 커다란 영감을 주었습니다. 그들은 30일 이상 굶으며 인내하고 어린 개체를 위해 자신의 



먹이를 내놓았고 허기에 지쳐 죽어가는 동료를 위해 자신의 팔목을 절단하는 고통까지 감수하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데셀로메집단에서는 어느 누구도 버림받는 일이 없었습니다. 약자는 무리의 보살핌을 받았고 악한 자는 철저히 처벌받고 



그에 따른 고통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쓸데없는 허영심과 탐욕으로 살생을 저지르는 일도 없었으며 본능이란 



핑계로 암컷을 겁탈하는 일조차 없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인간이 꿈꾸는 이상적인 집단을 우리는 연구를 통해 만들어낸 겁니다. 




그리고 우리는 데셀로메를 변화시킨 유전자를 인간의 유전자와 비교하게 되었습니다. 인간이 데셀로메 만큼 




바뀐다면 우리 인류를 아주 커다란 진보를 맞이하게 될 거라는 직감이 있었죠. 




그리고 그 데이터를 유심히 지켜본 지구의 연합 정부에서는 앞으로 태어나는 우리의 어린 개체에 



유전자를 변형시키도록 법안의 발의 했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전쟁과 갈등 속에서 지금의 우리가 탄생했습니다. 



전 세대에 존재했던 어느 위대한 성인과도 동등할 수 있는 완벽한 개체 말입니다. 





우리가 바로 신 인류 호모사피엔스데셀로메 입니다. 


* * * 




데셀로메는 완벽을 추구하는 인성과 조화를 사랑합니다. 희생하는 정신이란 학명과 모순적이게도 자신과 다른 개체는 집단을 위협하는 




바이러스로 내몰아 사회에서 살아갈 수 없게 만듭니다. 





여기서 데셀로메는 한 번 더 고뇌를 하게 됩니다. 그들은 그런 미완의 객체조차 포용하게 되었습니다. 






"자…. 잠깐 만요. 교수님 교수님이 무슨 말씀하시는지 잘 모르겠는데. 데셀로메란 현생 인류의 천 년 전에 존재했다는 인간 아닌가요?" 




"네 맞습니다. 데셀로메는 천 년 전에 위대한 학자들 손에 첫 번째로 자신들의 손으로 스스로 진화를 이루어낸 종입니다." 




"그…. 근데 저는 왜 그런 사실을 오늘 처음 아는 거죠?"




"당신은 테스트 통과자입니다. 테스트에 통과하지 못한 자는 이러한 위대한 사실조차 알 필요는 없지요. 그럼 계속 할까요?" 




"데셀로메는 이후 300년간 커다란 진보를 맞이하게 됩니다. 기아의 수는 급속적으로 줄어들어 300년이 지난 후에는 



기아에 관한 보고서조차  찾아볼 수 없었고 가난이라는 단어는 예전에 존재했던 사어로 인식될 정도로 사람들은 



공통된 분배와 평등 속에서 아주 이상적인 사회를 이룹니다." 




위대한 정치가, 과학자, 철학자, 예술가가 셀 수 없을 정도로 탄생했으며 인류는 전에 없던 찬란한 황금기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한데 그 황금기에서 우리는 개체 수가 현저히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무의미한 성욕의 억제로 인한 부작용으로 아이들을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한가지 선택을 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인공 자궁을 통한 인류의 인구조절 입니다. 




인류는 인공 자궁에서 태어나 적합한 가정으로의 입양을 받습니다. 




"그러면…. 우리 어머니 아버지가 친부모가 아니라는 건가요?" 




"예 그렇습니다. 당신도 위대한 데셀로메니 잘 아실 겁니다. 우리는 당신이 20세가 되기 전까지 무수한 테스트와 



검사를 통해 적합한 사회의 구성으로 있어도 좋다는 것을 확인받았습니다. 





그리고 20세를 맞이하게 되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새로운 삶과 배치를 요구받게 됩니다." 




"그러면…. 어머니 아버지는 이제 못 만나는 건가요?" 




"아쉽게도 앞으로의 위대한 진보를 앞둔 데셀로메에겐 그런 감성적인 여유는 필요치 않습니다." 




"한가지 질문을 하죠. 당신의 소꿉친구인 A 군을 기억하시나요?" 




"예 당연하죠. 바로 작년까지 연락했는걸요…. 그런데 요즘 연락이 뜸해서…." 




교수는 한동안 도향을 지그시 쳐다보았다. 무엇을 보는 걸까? 




"우리는 퇴화에 극도의 공포심을 나타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적합한 사회구성이 아니라는 것을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데셀로메는 희생정신이라고. 버림받는 구성원이 없다고 하셨잖아요." 




"예 그렇습니다. 희생정신을 발휘한 데셀로메는 그들을 구원하는 방법을 생각해 냈죠. 아무리 데셀로메라고 할지라도 실패한 개체까지 포용할 인내심까지 없던 모양입니다.



데셀로메는 폭력적인 개체가 탄생할 때마다 그들의 수용하지 못하고 극도로 혐오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실패한 데셀로메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고심하게 되죠. 




결국엔 퇴화로 여겨지는 그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데셀로메는 새로운 것을 창안하게 되었습니다. 




데셀로메는 태어날 때부터 2명씩파트너쉽를 맺게 했습니다. 




바로 경쟁을 통한 성장 그리고 폭력적인 성향의 객관적인 구별입니다. 




폭력적인 개체를 통해 그들의 행동을 반면교사 삼아 우리는 점점 더 위대한 인성으로써의 리더로서의 자질을 키워나가게 됩니다. 



데셀로메는 자신들의 기준을 정해 다음세대로의 진보를 위해 일정한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자는 자신들의 법칙대로 처리하게 되었습니다."




"당신의 파트너인 A 군은 사실 12세 때에 자신의 아버지에게 치명상을 입힌 전력 있는 아쉽게도 퇴화한 데셀로메였습니다. 우리의집단에서 탄생해서는 안 될 그런 개체였죠. 우리는 A 군이 위대한 지도자의 자질을 타고난 데셀로메라고 생각했습니다. A 군은 법대로 한다면 16세 때 처리 대상이었습니다." 




"하지만 도향군의 성장에 A 군이 커다란 역할을 한다는 것을 판단 내린 교육부에서는 A 군의 처리를 당신이 맞이하게 될 20세까지 보류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A는…." 




"당신도 지금의 얘기까지로 예상했겠지만 A 군은 아마 적합한 법적 처리에 따라 영면에 잠들었을 것입니다." 




도향은 그동안 겪었던 수많은 테스트 그리고 



위대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라기 위한 그런 것들이 자신은 누구였던지를 생각해냈다. 




"위선입니다! 성장을 위해서 약자를 희생한다니!"




"그런 말도 안 되는 우리는 그들을 약자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폭력적인 오류를 가진 퇴화한 데셀로메라고 부르죠." 





* * *



A가 처음 처리에 관해 알았던 것은 우연한 일이었다. 



A는 12세 때의 일을 떠올렸다. 아버지의 강압적인 교육 아래 숨이 막혔던 A는 그 누구보다 자유를 갈망했는지 모르겠다. 



완벽한 이상향 속에서 자유를 억압받는 아버지는 사회의 시스템에 잘 순응 하는 걸까? 




자신은 그런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생각이 성장하면서 끊임없이 떠올랐다. 그런 A는 어느 날 아버지와 말다툼을 벌이다 




밀쳐진 아버지가 머리를 커다랗게 다친 일이 있었다. 아버지는 다행히 교육부에 보고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상처를 캐물은 상관에 의해서 모든 사실이 밝혀졌다.




그날 A는 데셀로메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그리고 어떠한 성장 과정을 통해 선발되는지 모든 것을 엿듣게 되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때 심판대에서 그를 위해 변호해준 도향 덕분에 A는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그때부터였을까…. 왠지 모를 위화감에 친해지지 못했던 



도향과 급속도로 친해졌던 것은 그로부터 1년 후 과학과목이었던 유전자 검증시간에 도향과 우연히 바뀐 DNA 표본에서 우리가 99%의 유전자 동일 비율을 보였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는 그것을 둘만의 비밀로 간직했다. 




그리고 테스트 당일 A가 미리 준비해 놓은 주사를 맞은 도향은 깊은 숙면에 이르렀다. 




A는 그 자리에서 도향의 교육복을 갈아입고 그곳을 빠져나왔다. 




우습게도 완벽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던 데셀로메 교육부에서는 도향을 어디론가 데리고 가버렸다. 




A는 도향을 대신해 살아갈 것이다. A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도향의 희생에 따른 덕분이었다. 



물론 자신도 모르는 희생이었지만…. 



A는 아마 위대한 지도자로서 데셀로메들을 이끌게 될 것이다. 그런 직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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