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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신비(약혐)
게시물ID : animal_1423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지끼미뜨그랄
추천 : 12
조회수 : 867회
댓글수 : 65개
등록시간 : 2015/10/03 18:3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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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어미소 한 마리가 아침부터 새끼놓은 기미를 보이더군요.. 
웬만하면 혼자 잘 순산하기 때문에 한두시간 지켜봤지만 끙끙대며 애를 써도 새끼 발조차 보이질 않더군요. 
하는 수 없이 베타딘을 물에 희석하여 그 물로 손을 소독한 뒤 자궁안에 넣어보니 양발은 만져지는데 머리가 뒤로 제껴져있더라구요...
그렇게 손으로 사투를 벌인지 30분이 지나고 '아! 이건 나의 능력 범위 밖이구나...' 라고 생각되어 지체없이 시내 수의사에게 전화했지만 일요일이고 벌초하러 가야된다는 답변에 속이 타들어 갔죠..
그런데 마침 우연히도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고ㅋㅋ 수의사분은 어짜피 비때문에 벌초가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었는지 저희집으로 왕진을 오시게 되었습니다.

손을 넣어 살펴보시더니 자궁이 많이 틀어져 손으로 돌려서 꺼내긴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내리셨고 힘들지만 어미소라도 살릴려면 제왕절개를 해야된다고 했습니다ㅠㅠㅠ
벌써 2시간 가까이나 지체되었기 때문에 어미소는 바닥에 주저 앉아 일어나지도 못하는 상황이었고 어쩔 수 없이 바로 수술을 시작했습니다.

먼저 절개할 부위의 털을 면도칼로 정말 털 한가락도 없게 깨끗하게 면도한뒤 비눗물로 몇 번을 씻고 마지막으로 베타딘소독을 했습니다.
(이 작업만 30분이 소요 될 정도로 깨끗하게 했습니다ㄷㄷㄷㄷ) 

그리곤 마취제를 절개부위에 주사하고 절개를 시작했습니다...
소가죽을 베고 살코기 여러겹을 베면서 핏줄이 끊어져 분수처럼 나오는 부분을 찝개로 일일이 찝어 지혈시키면서 마지막 복막까지 절개하니  내장이 보이군요...ㄷㄷㄷㄷㄷㄷ
참고로 소는 우측부위가 매우 복잡해서 백퍼센트 좌측 절개를 합니다... 
수의사분들의 정치성향이랑 관계있는 거 아닙니다ㅋㅋㅋ
절개해보니 1위(소는 위가 네개입니다!)에 가스가 차있어서 숨 쉴 때 마다 밖으로 튀어 나올려고 하더군요 ㄷㄷㄷ 
저는 그거 양손으로 밀어넣으면서 막고있고 수의사분이 자궁을 개복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난터라 송아지의 생사는 그리기대하지 않았고 송아지를 꺼낸 후 뒤틀려있던 자궁을 원위치 시킨 뒤 봉합을 시작했지만 뒤틀리면서 손상이 많이 돼 찢어진 곳이 많더군요...ㅠㅜㅜ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일일이 꿰메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여전히 1위는 처음 구경하는 세상이 좋은지 호시탐탐 튀어나오려고하고 자궁은 조금만 힘을써서 잡으면 그여지없이 찢어지길 근 한시간 반복해서 억지로 꿰맨뒤 절개한 근육을 봉합하기 시작했습니다.

제일 중요한 복막만 먼저 신중하게 꿰매고(가끔 이게 얇아서 깜빡하시는 수의사들도 있다고 얘기하시던데 그런 불상사가 ..ㄷㄷ) 
근육을 꿰메고 마지막 가죽을 꿰맸습니다...
말은 쉽지만 저당시엔 장기들이 탈출하려고 난리치고 마취도 어느 정도 풀려 배에 구멍이 난 체로 반쯤 일어섰다 누웠다 심심하면 뒷 발로 사람을 까고 완전 지옥이 따로 없었습니다ㅜㅠ

아 봉합시작 전에 감염을 대비해서 항생제의 대명사 페니실린 군을 투입시켰구요 효과는 역시 믿을 만했습니다.
그렇게 한 3시간 반을 힘들게 수술하니 저도 수의사분도 허리는 아프고 땀 범벅에 말도 제대로 안나더군요..
수술하는 사진을 찍고싶었지만 정말 너무 바빠서 찍을 시간이 없더군요
끝내고 링거 맞추는 사진 몇 장 올릴게요ㅎㅎㅎ
환부가 보여서 조금 비위가 상할 수도 있으니 주의 점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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