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힘들다. 졸리다. 피곤하다를 입에 붙이고 사는 것 같네요.
학창시절엔 샌님처럼 열심히 공부해서 서울 상위권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도 다녀오고.. 간절히 바라던 대기업에 취직해서 이제 어언 10개월차.
어라.. 적고 보니 어느새 10개월이네요. 언제까지나 막내고 꼬마일 줄 알았는데. 정신이 들고 보니 대학도 졸업하고. 독립이란것도 하고..
내 인생에, 가장 찬란했던 시절이 언제였을까 되돌아 보면
분명히 취업에 성공하고 한량처럼 다니던 작년 이맘때가 생각나지만,
그래도 항상 대학교니, 군대니, 직장이라는 곳에 묶여있었다는 것이 항상 미련을 남게 합니다.
서울 근교에 살며 번화가 근처의 대학교를 다닌다는 것, 그곳에 속해 있다는 것.
그저 나에게는 당연한 일상이고 언제까지고 내 것일 줄 알았는데
정신을 차려 보니 내 손에 남은 것은 이제는 한 달에 한 번 보기도 힘든 오랜 친구들과
매달 들어오는 삼백 남짓한 월급.
새삼 내가 얼마나 많은 것을 누리고 살았는가 깨닿게 되는 요즘입니다.
문득 문득 다 떄려치우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혹시 지금 내 손에 남은 것마저 모두 놓쳐 버리고, 아무것도 남지 않을까 두려워 간신히, 붙잡고 있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저는 참 긍정적인 아이였는데..
요새는 세상이 왜 이리 차가워 보이는 것일까요?
이제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도 다가는 것조차 두렵고 귀찮습니다.
내 마음을 던져서 메아리가 들리지 않는다면 어떡하지. 하는 마음과.
누군가를 이전만큼 사랑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뒤섞여.
연애도 못하는 연애고자가 되버렸습니다.
자신감의 결여일까요..
익숙한 곳을 벗어나 새로운 곳에서의 홀로서기는 너무 힘드네요.
사람들은 차갑고, 저는 너무 계산적이고, 미래는 너무 어둡습니다.
대학생이었던 작년이 그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