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앞에서 악마가 하나 죽었다 어느새 형체가 사라져 뼈 무덤만 남았다가 그마저도 몇초가 흐르자 바람에 먼지가 되어 날렸다 나는 당황하여 다른 악마에게 물었다 "저 악마는 왜 갑자기 죽은거야?" 그 악마는 내 얼굴을 보며 덤덤히 말했다 "악마도 인간처럼 죽어 다만 인간처럼 죽는건 아니지 악마에겐 항상 불길이 따라다녀 그 불은 언제나 우릴 따라오지만 언제 나타날지는 모르지 길을 걸어가다가 밟을 수도 있고 아니면 자고 있던 내 머리통을 태울 수도 있지 태어남과 동시에 타들어갈수도 있고 말야 어쨋든 그 불에 닿으면 그 타는 냄새를 맡고 커다란 괴물한마리가 어디선가 튀어나와 머리통부터 깨먹고 끝내는 손가락도 남기지 않고 모두 쳐먹지 그게 악마가 죽는 법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