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비율 8:2의 여초과인데
입학했는데 60명 정원에 남자 12명
인문계열이라 남자들 빠지고 여자들 전과해버리고 해서
우수수 빠지더군요. 2학년떄까지만 수업이 꽉차고 3학년 수업 넘어가면 애들이 반 이상 줍니다.
당연히 과 안에 단합도 어렵고 학생회 하는 친구가 아니면 뭐 그렇습니다.
4학년 1학기 끝나고 취업해서 4학년 2학기는 직딩으로로 보냈지만 학교 다니는 내내 외로웠어요.
공군을 나왔고, 돈번다고 휴학했던지라 24살에 복학했는데 동기들은 없었습니다.
수업 같이 듣던 남자 후배가 서넛 있었지만 다들 여자들이라 친해지기가 그랬어요. 저만 남자였던 적이 많으니까요.
1학년때 같이 다니던 대학 친구는 타 과로 전과해버리고(이과출신이라 수능다시봐서 공대 신입생으로 가더군요)
다른 친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열렬하게 학생회 하던 친구들만 남아 제가 복학하던 해에 학생회의 주축이 되었는데 그닥 안친하던 애들이라;;
음...
누구라도 있어야 비집고 들어갈텐데
그럴 여력이 안 되었어요. 그렇다고 애들한테 밥사주고 술사줘가며 하기에도 경제력이 없었구요.
동아리 들어가려고 해도 나이가 있어서 좀 그랬습니다.
전공수업에서 뭔가 하려고 해도 나와 같이 할 사람이 없고, 밥을 같이 먹으려 해도 약속있다고 안 먹으려 하고
밥 안 사주는 사람도 아닌데 뭔가 서운하더군요. 다가가기가 싫어지더군요.
대신에 대외활동과 동호회(직딩들이 하는 네이버 ㅇㅇ 카페 뭐 이런겁니다. 주로 형누나들하고 놀았음) 위주로 친목을 도모했어요.
20대 중후반에 동호회만 8개씩 들었고, 주중에는 외롭다가 주말에는 무지 바빴습니다. 주말에는 벙개다 동호회원들끼리 놀러가고
시험끝나면 캠핑에 뭐다 아마도 객지생활에 친구 만나기도 힘든 외로운 직장인 형 누나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친해지려 발버둥쳐도 반응도 없는 과 애들보다 내 얘기 잘 들어주고 경제적으로 부담도 덜 가서인지(동호회는 뿜빠이 많이합니다 쏘는거 아님)
동호회 사람들과 무지 친해졌습니다. 지금도 절친은 학교에서 만난 사람은 없고 사회에서 만난 사람이구요. 그들은 아니겠지만 저한텐 그래요.
동호회 특성상 사람들이 확 몰렸다 확 빠졌다 그러는데, 상당기간 꾸준히 모임 나와주고 하면 운영진들이 고마워서라도 자기들 그룹에 끼워주고 하는데
덕분에 운영진만 3개 모임에서 했었네요.
심지어 우리 과 애들보다 조별과제로 만났던 애들하고 더 친하게 지내고, 심지어 조별과제 여자애와 썸타고 그랬습니다.
동호회 친목질을 열심히 한 결과, 동호회 형의 소개로 중견기업에 입사하게 되었고 취업이 힘든 문과 비상경에서
나름 취업 잘 한 케이스로 되더군요. 초봉이 3000이 넘었으니 돈 잘 버는 축에 속하게 되었다네요.
덕분에 돈은 많이 썼습니다. 후회는 없더군요. 모임마다 분야가 달라 겹치는 게 덜하니 인연이 끊어져도 쿨했구요.
동호회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장비도 사고, 억지로 활발해져야 했으니까요.
덕분에 대학교때 차도 타고, 시외로도 많이 다녔고(동호회 사람들과 연애하면서 장거리 연애가 많았습니다) 했지요.
근데 웃긴게요
졸업하고 직장인 2년차쯤인가 학교 다시 가니까
수업 같이 듣던 애들 죄다 공무원 시험 준비 하는 것 같던데, 차 끌고 학회 모임(1학년때랑 2학년 복학 초에 친해지려고 활동했었음)
갔었는데 태도가 다르더군요. 연봉 괜찮아서(?...그때 3500이었음) 애들이 무지 달라붙더군요.
가증스럽더군요. 학교 다닐 때나 잘 해주지 이제와서 왜...그렇다고 내 결혼식에 와 줄 것도 아니면서요.
복학 늦게 하니 힘들었고, 그래서 다른 루트로 친목질 하면서 대리만족 했는데
그게 먹힌 거 같아 한편으로는 다행이라 생각됩니다.
사주를 보니 친구복이 없긴 하더군요. 왜 그런가 싶더니.
대신 마누라복이 있다 하던데 그래서 여태 곰같은 여자와 연애를 했던건가 싶기도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