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승연이에요" 지난 2월 '일본군 위안부 누드 파동'을 일으켰던 탤런트 이승연(36)이 나눔의 집을 극비 방문,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일이라면 뭐든 발벗고 나서겠다"고 말했다. 할머니들도 "다 잊자"며 이승연을 껴안았다. 이승연이 지난 달 19일 사전 예고 없이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을 찾아 위안부 할머니들과 함께 뜻깊은 시간을 보낸 사실이 확인됐다. 눈물 사과를 놓고 "쇼 아니냐"는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던 이승연은 이를 의식한 듯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조용히 나눔의 집을 찾았다. 들끓던 여론이 잠잠해지면 위안부 할머니를 다시 찾겠다는 약속을 지킨 것이다. 고함과 삿대질, 눈물이 교차됐던 지난번 방문과는 달리 이날은 시종일관 웃음과 흐뭇함이 넘쳤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이승연은 오전 11시 30분 매니저 없이 남자 친구 강 모 씨의 후배와 코디네이터, 친분 있는 프리랜서 작가와 같은 차를 타고 예고 없이 나눔의 집을 찾아 3시간 동안 할머니들과 다과를 나누며 화해의 시간을 가졌다. 이승연은 할머니를 위해 인절미 등 떡 네 박스와 음료수를 준비했고 할머니들은 깜짝 방문한 이승연에게 "다 잊자. 우리도 당시 흥분했었다"며 손을 덥석 잡았다. 이와 관련 나눔의 집 안신권 국장은 "불쑥 찾아와 의외였지만 승연 씨가 할머니들을 일일이 포옹한 뒤 거듭 '죄송하다'고 머리를 숙여 할머니들이 쉽게 마음의 빗장을 연 것 같다. 갈등이 희석되는 흐뭇한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기념사진 서너 장을 찍은 뒤 언론에 알리자고 제안했지만 이승연이 "또 쇼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사양했다고 설명했다. 이승연은 점심 식사 후 할머니들과 나눔의 집내 역사관을 천천히 둘러본 뒤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나서겠다. 만일 다큐멘터리 영화를 찍는다면 꼭 주인공으로 써달라. 물론 노 개런티다"라고 말해 할머니들을 활짝 웃게 만들었다. 한 할머니는 이승연의 말이 끝날 때마다 "그럼, 그래야지"를 연발하며 기특해했다고 안 국장은 전했다. 한 할머니는 이승연에게 "살다 보면 얼마든지 실수할 수 있다. 문제는 실수한 뒤 어떻게 수습하느냐인데 이렇게 불쑥 찾아와 다시 오겠다는 약속을 지켜 고맙다"며 등을 두드렸다. 이승연은 오후 2시 30분께 "다음에 올 땐 꼭 할머니들과 하룻밤 자고 가겠다"고 말한 뒤 나눔의 집을 뒤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