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청강생인데도 수업 한 번도 안빠지고, 매일 앞쪽에 앉아서 안졸고 꼬박꼬박 필기하고,
교수님이 한 번 해보라고 시키셔서 발표까지 했다.
근데 맨 뒤에 앉아서 매일 폰 만지고 대놓고 엎드려 자던 동기 남자애는
시험이 코앞에 닥치니까 덩치도 큰게 몸을 베베꼬면서 필기빌려달라고 부탁을 한다.
짜증이 치밀어오른다 진짜..
나 진짜 이런거 거절 못해서 매번 빌려주고 난 뒤에 후회하는 성격이거든요?
예전에 한 번은 매 수업 출석하고 튄 선배가 꼴랑 커피 한 캔 사주고
한 학기 내내 필기한거 빌려가서 나랑 똑같은 성적 받는거 보고 베알이 뒤틀려서 집에가서 책 집어 던진 적도 있어요.
이번엔 그 꼴 또 보기 싫었어요. 어차피 청강이라 시험 안보긴 하지만,
한 학기 내내 내가 한 노력을 복사비 몇 푼 내고 가로채가겠다는 건 진짜 염치없잖아요.
그래서 그 얘기 듣고 잠깐은 말 못꺼내고 좀 머뭇거리긴 했는데, 그래도 확실하게 거절했어요.
'아 그건 좀 그래. 수업시간에 잘 안듣고도 시험을 잘 보고 싶으면 스스로 찾아서 공부하는게 맞는 거라고 생각해.'
이렇게 말했어요. 미안하단 말도 일부러 안했어요. 난 잘못한 게 없으니까!
단호하게 거절하니까 생각 외로 더 매달리지도 않더라구요.
아 요즘 진짜 게으른 사람이랑 같이 알바하면서 공부하느라 양쪽에서 스트레스 엄청 받았는데
할말 하니까 진짜 속시원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꺼져라 무임승차자들이여!!!
어차피 시험도 안보면서 필기 안빌려준 제가 이기적으로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내가 노력해서 얻은걸 막 퍼주는 바보는 되지 않으려구요 하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