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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날 추억.
게시물ID : humorstory_4412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qwerr
추천 : 1
조회수 : 42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10/09 13:15:25
 어렸을때 나는  연례행사가 있었다.

그 행사는 불로 시작해서 불로 끝났다.

 그 중 기억에남는 한가지 적어보려한다.

나는 초등학교시절 운동장이 두개인 학교를 다녔다.

큰 운동장은 다른운동장과 다름없었는데,

작은 운동장은 마치 커다란 놀이터 같았다.

나와 내 친구는 자전거를타고 작은 놀이터로 향했다.

우리는 누가먼저랄것도 없이 빼빼로같이 생긴 폭죽에 

불을 붙이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반짝거리기만하는

봉 하나를 자전거 뒷편에 꽂고 큰 운동장을 달렸다.

그리고 불이 다 꺼지기도 전에 고학년 형들이 

불도 끄고 큰운동장에서 우리도 꺼지라고 했다. 

야심한 밤이라 사람도 별로 없어서 문제될것 없다고 생각했지만

일단 묻지도 따지지도않고 우린 꺼졌다.

그렇게 작은 운동장에서 다시 우리의 불이 켜졌다.

시멘트로 덮인 하수도에 삐리뽕(?) 을 점화시키자

하수도 사이사이 작은 구멍을 따라 불빛이 로켓처럼 지나갔다. 

그리곤 이름처럼 삐리-------익 뻥! 하고 터졌다.
 
우린 그 광경을 보고 서로 눈빛을 주고 받았고,

더 많은 삐리뽕을 사왔다. 누가먼저랄것도없이 6개 모두 불을

붙였다.

화근이됐다. 정말 화근이 됐다.

그녀석들중 하나가 먼저 쏘아졌다. 나머지 쏘아지지않은것들을

재빠르게 땅으로 던지고 우리는 도망쳤다.

첫발은 무사히 땅을 긁고 지나갔고 나머지 흩뿌린 폭죽들은

제각각 날아가던 와중 마지막 한발이 작은 운동장 외곽에있는

나무에 도달했다. 선선한 가을날씨에 그 타기좋게 생긴 나무는

당연히 타기 시작했다. 마치 그물망같은 마른 줄같은게 칭칭

감겨있고 야자나무같이도 생겼던 그 나무는

이내 화형당했고, 외곽을 따라 불똥을 튀겼다.

우리는 상황을 눈치채고 다시 달려왔다.

다른 아저씨들 아줌마들이 달려오고있었기에 마치 우리는

정의의 사도처럼 달려왔다.

"나무가 왜 갑자기 타는거지??!!!" "그러게!!! 끄자!!!"

우리의 어색한 거짓말은 당연히 불앞에선 아무도 귀 기울여

듣지않았고, 다들 나무가 타고있다는 사실에 집중했다.

우리는 누가먼저랄것도없이 아까 큰 운동장에서

꺼지지 않았다면 당연히 당했을 발길질을 나무에 했다.

꺼지라고 외치면서 ...  그런데 아주머니가 우리를 말렸다.

"그만해!  위험해!"  그래 우리의 작은 몸으로는 위험했다.

사실 작은 몸이 위험한게 아니라 우리가 신나게 차는동안

불똥이 옆나무에 붙었다. 나는 어렸을적 배운 돌려차기를 

나무에 선사하고 만족한 미소로 불길을 잡지 못했다.

나는 그때 내 발차기를 아직도 만족한다.

여러사람앞에서의 완벽에 가까운 돌려차기였지만

타점이 빗나갔는지 오히려 산소공급을해주었다.

우리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작은 소방호스를 꺼내들었다.

지금은 조금더 커졌을 소방호스는 힘차게 요소찌꺼기들을

물과함께 배출했지만, 우리둘의 힘으로는 어쩌지 못했다.

급기야 아까그 고학년들도 다시한번 꺼지라며 본인들의

소방호스를 꺼내들었다.

숫자가 많고 나의 소방호스보다 강력한 물줄기가

불을 제압했다.  우리둘은 황급히 자리를 떠야만했다.

그 형들은 폭죽의 출처를 알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 우린 그 거멓게 타버린 나무 두그루와 

기타등등이 있던 작은 운동장에는 발길을 끊었고

대신 그앞 스탠드에서 쓸데 없이 빛만나는 작은 폭죽을

들고있다가 경비아저씨한테 쫓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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