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남편이 시간이 날 때마다 하는 건 오유와 일본애니.
저 취존할 줄 아는 여자입니다.
오유는 저도 재미있게 보고 있구요
일본애니 보는 것도 본인이 재미있어서 보는거니 그것 자체로는 뭐라 안 하죠.
문제는 너무 시도때도 없다는겁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신랑이 쉴 수 있는 시간도 별로 없다는거죠.
아침7시 출근.. 저녁 8~9시 퇴근입니다.
출근길에도 애니나 오유를 보고
퇴근해서 집에 와서도 핸드폰을 붙잡고 삽니다.
7살 딸, 4살 아들..
귀가 직후 잠깐 예뻐하며 안아주고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그 시간까지 아빠만 기다린 아이들 앞에서 스마트폰만 붙잡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재우고 신랑과 맥주를 한잔 한다던지 야식을 먹습니다.
대화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폰에만 시선고정입니다.
몇 번 대화를 던지다가 폰에 시선을 두고 건성으로 어 어 하는 모습에 기분이 팍 상합니다.
왜 사람 말 하는 데 그것만 보고 있냐니까 자기는 멀티플레이가 가능해서 다 알아듣는답니다.
폰을 보면서도 제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지 없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지 않나요?
부부사이 기본적인 예의라고 생각하는데 갈수록 대화하기가 싫어져요.
1주일에 하루 쉬는데 일요일이 오면..
아침부터 스마트폰을 하십니다.
애들 깨서 오면 잠깐 안아주고 또 누워서 다시 자거나 스마트폰을 합니다.
물론 아빠로써의 역할을 아예 안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것저것 시키면 해요. 제가 가장 헷갈리는 부분입니다.
애들 데리고 어디 좀 가자 하면 갑니다.
오늘 외식하자 하면 합니다.
애들이랑 좀 놀아줬으면 좋겠다 하면 놀아줍니다.
우리 애기 아까부터 아빠 많이 기다렸는데 무슨무슨 놀이 같이 하고 싶어했어 라고 하면 해 줍니다.
제가 가장 헷갈리는 부분이죠. 하루 15시간씩 일하는데.. 밤에 애니보고 오유하는 건 솔직히 저도 풀어주고 싶어요.
근데 놀러가서도 스마트폰..
처가 가서도 스마트폰..
우리 아이들 제 눈엔 요즘 한창 예쁜데.. 신랑은 흐르면 다시 오지 않을 그 시간들이 아깝지도 않나봐요.
제가 무언갈 시키거나 요구하지 않으면 항상 6인치 화면에만 시선이 고장되어 있네요.
하루 15시간이상 하는 일.. 물론 신랑도 정말 많이 힘들겠지만
저도 외롭거든요. 전 애들 보내고 잠깐 하는 일도 재택근무고..
신랑이 오면 이것저것 얘기도 하고 싶고.. 우리 아기가 오늘은 어땠다.. 무슨 이쁜짓을 했다..
이것저것 공유 하고 싶은데 제가 옆에서 재잘대면 스마트폰에 시선을 꽂고 단답으로 대답하는 신랑의 모습에
입이 그냥 다물어집니다.
시키는 것만 해 주는 너무 수동적인 신랑..
가족을 위해 하루 15시간을 일하는 신랑한테 섭섭해하면.. 제가 너무 하는 걸까요?
신랑이 밉다가도 이내 안쓰럽고.. 하루 15시간을 일하게 만드는 노동환경이 미워지고 그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