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SF/미래] 프로젝트 '사과' - 코드 '알수없음' 下 (프롤로그)
게시물ID : readers_2210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이유어른유
추천 : 2
조회수 : 38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10/11 07:11:25
옵션
  • 창작글
  • 외부펌금지
 
 
0. 단편미래소설 프로젝트 '사과'
1. 프로젝트 '사과' - 코드 '알수없음' 上
 
 
 
 
-----------------------------------------------------------------------------------------
 
담배 연기가 자욱하게 지하철을 덮는다.
 
"국장님, 지하철에서 담배라니 드디어 노망이 드신겁니까?"
 
고계장이 이죽거리며 다가온다. 
 
"미안하군, 하지만 여긴 이제 군용 지하철일세. 이 시간대에는 올 사람들이 없지."
 
"큭큭, 그만하도록 하겠습니다."
 
서국장이 담배를 발로 짓눌러 끄자, 고계장이 나란히 옆에 서서는 사탕을 하나 건네준다.
 
"담배는 몸에 해롭습니다. 나이도 드신분이."
 
"내 조부께선 아흔이 되도록 골초셨지만, 돌아가시기전까지 몸이 깨끗했다네."
 
"하하, 국장님이 조부님은 아니시죠."
 
서국장은 스윽 코트의 팔 부분을 걷어 보여준다. 그의 팔은 살갗이 아닌 금속이었다.
 
"게다가 난 기체가 대부분일세."
 
계장은 그저 쓴 웃음을 짓고있다. 서국장이 무심코 담배를 입에 물자 고계장이 담배에 불을 붙여준다.
 
"이사람, 일찍 죽어달라는 겐가?"
 
"하하, 조부님은 말짱하셨다면서요."
 
서국장이 피식 웃는다. 그러는 사이에 지하철이 곧 도착한다는 메세지가 울려 퍼진다. 서국장이 주머니에 있는 한 쪽지를 건네준다.
 
"이게 무엇입니까?"
 
고계장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묻는다. 서국장이 지긋이 고계장을 쳐다본다.
 
"혼자 있을 적에 읽어보게나."
 
지하철이 도달하고 서국장이 탄다. 고계장은 고개를 숙여 인사한다.
 
"...현명한 사람일세, 자넨."
 
고계장은 고개를 들지 않고 숙인채로 서국장을 떠나보낸다. 서국장은 피곤한듯 자리에 쓰러지듯 앉는다.
 
"나이가... 들었군."
 
 
 
- 20년전
 
 
 
전 대원들이 죽어있다. 나는 팔이 잘린채로 덜덜 떨며 무릎을 꿇고 있었다.
 
안드로이드는 나를 죽이지않고 한동안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사...살려줘..."
 
나는 눈물을 흘리며 본능에 의지하고 있었다. 살기를 갈구하고 팀원들을 몰살시킨 적에게 빌고 있었다.
 
안드로이드의 눈은 동정도, 살기도 없었다. 그저 차가웠다. 살을 베는 차가움이었다.
 
그러자 기적이라도 일어난 걸까, 안드로이드는 무심하게 뒤를 돌아서 어디론가 걸어가기 시작했다.
  
나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재빨리 대 기계용 절단기로 안드로이드의 허리부분을 잘라버렸다.
 
안드로이드가 나의 목덜미를 잡으려 하자 총으로 전뇌부분을 박살내버리자, 안드로이드는 경직을 일으키더니 이내 작동이 정지되었다.
 
다리가 풀리고 나는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고 동료들의 시신을 바라보며 미친듯이 울기시작했다.
 
동료의 죽음도, 기계의 자비를 저버렸다는 죄책감따위를 가질 여유따윈 없었다.
 
 아니, 애초에 기계가 자비란 것을 베풀었을리가 없었다. 그저 오류였겠지.
 
그저 살았다는 기쁨에 나는 눈물을 흘렸을 뿐이었다.
 
마침내 지원대가 도착했을 때는 나는 혼절해있었다.
 
안드로이드의 본체가 되는 아이는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다른 작동이 멈춘 안드로이드의 본체인 아이들은 죽어있었기에 그 안드로이드의 본체 역시 사망처리가 되었다.
 
그리고 그 뒤로 나는 승진을 거듭했다. 
 
 
 
서국장은 말 없이 자기의 팔을 쳐다보았다.
 
그때의 안드로이드의 시선, 그리고 나의 모습이 겹쳐보였다.
 
그 안드로이드는 무엇을 찾기 위해 그렇게 도망쳤던걸까? 새삼 의문이 들었다.
 
그 어디론가를 향해있던 시선은 무엇이었는지 가늠할 수 없었다. 
 
마침내 역에 가까워지자 내릴 준비를 하고있었다. 그런데 누군가 내쪽으로 걸어들어오고 있음을 느꼈다.
 
'이 시간에......'
 
그러나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림자를 벗어난 실루엣은 익숙하면서도 흐릿하게 기억이 났다.
 
그래, 그것은 je-516 사과 안드로이드였다. 아니 사뭇 조금 달랐다. 더욱더 업그레이드 되어있었다.
 
하지만 의체(기체)도 아닌 완전한 안드로이드는 생산이 불가능했다.
 
20년전 사고 이후로도 사건이 잊혀지자, 자동원격기동인 안드로이드를 생산하고자 하는 무리들이 있었지만, 언론과 여론을 통해 꿋꿋하게 막아왔었다.
 
도대체 이것은 누가 생산한 것일까? 아니 일단 왜 내 앞에 나타난걸까? 그러나 그 의문은 곧바로 본능에 의해 해답을 알 수 있었다.
 
나는 반사적으로 도망치려고 하고있었다. 이것은 감이었다. 나를 죽일 것이다.
 
그러나 예전보다 노화된 나의 몸은 벗어날 수 없었다. 나의 심장부를 뚫고 나온 안드로이드의 손이 내 시야 들어왔다.
 
"ㄱ......"
 
더이상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희미해지는 정신은 이내 검게 물들고 말았다.
 
 
 
고계장은 지하철에서 나오며 쪽지를 펴봤다.
 
'안드로이드 재생산 관련된 인물들 중 위험분자의 리스트가 도착했다. 경찰청국에 도착시 확인바람.'
 
고계장은 쪽지를 뭉개더니 담뱃불에 태워버린다. 그리고 쓴 웃음을 지으며 걸어간다.
 
 
 
 
 
프롤로그 마침.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