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결혼후 첫여름 휴가때의 일입니다 .(95%) 진실이라는 예기죠.. 대둔산 근처의 모펜션에 2박을 예약하고 96년식 아벨라 끌고 열심히 달려갔습니다. 결혼하고 3개월이 지났을 뿐이므로 펜션에 들어가서 짐풀고 잠낀 쉬면서 뜨거운 시간을 가졌었죠...신혼,휴가,예쁜펜션..더위에 약간 달아있는 그녀...이런것들의 복합 효과였는지 좀 무리를 했던것 같습니다...약간 맥이 빠진 상태였다고 할 수 있었던 거죠..기가 허해진건가... 그래서 벌어진 일이었던것 같습니다. 집이 인천, 9시출발 대둔산 근처까지 고속도로 열심히 밟아서 2시간30분 도착..일치르고나니 점심먹을 시간이더군요. 저 조루 아닙니다 .-_-;;; 나름 힘좀 씀니다 ~^^ 약간 지친 상태였지만 휴가를 펜션에서만 보낼 수는 없다고 생각하며 점심을 먹으러 나왔습니다. 근처의 식당에서 쏘가리 매운탕을 맛있게 먹고 대둔산 등산을 시작했습니다. 덥고 힘들더군요..옆에 계곡 비슷한 냇물도 흘렀지만 딱히 수건이나 슬리퍼등을 챙겨온게 아니기에 그냥 눈으로만 감상하고 무작정 계속올라갔습니다. 대둔산을 가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산입구에서 상당히 올라가는 지역까지는 길이 포장이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포장이 끝나고나서도 1시간여를 더 올라갔던것 같습니다. 올라가다보니 낭떠러지가 나오고 옆에 머라고 푯말이 붙어 있었습니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고 풍경이 좋았기에 좀 위험해 보이긴 했지만 그곳에서 돗자리를 펴놓고 쉬면서 농담 따먹기를 하고 있었죠.. "첫 휴가오니까 좋아 그치?" "그러게..우리 이따가 저녁 머먹을까?" "챙겨온 고기 구워먹어야지? 왜? 딴거먹게?" "아니.. 고기구워먹으면 더울것 같아서....여기는 시원하지만 내려가면 더울거 아냐" 이러면서 저는 일어나서 낭떠러지 근처에 가서 풍경 감상을 하면서 기지게를 쭈욱폈습니다. "으아아아~~~ㅇ" 기지게를 펴고나서 다시 앉으려고 돌아서는 순간 뭔가 하얀 안개와 같은것이 제 얼굴을 때렸습니다. 아픈것은 아니었지만 뭔가가 얼굴을 때렸고 계속 저의 얼굴을 밀고 있었습니다. 저는 '으으으'이런 신음 소리와 함께 정신을 못차리고 뒷걸음질을 쳤습니다. 절벽과의 거리는 약 5~6걸음 정도였는데 2,3걸음 뒷걸음질을 쳤습니다. 그 와중에 아내가 뭐라고 소리치는 광경이 보였지만 소리는 들리지 않았습니다. 소리는 들렀을수도 있지만 제가 제정신이 아니었기 때문에 인식하지 못했던것을 수도 있겠죠.. 아무튼 뒷걸음 지다가 발에 주먹만한 돌이 밟혔고 걸음이 흐트러지는 순간 정신을 차리고 위험하다는 생각에 그자리에서 바닥에 착 엎드려버렸습니다. 사지를 쭉펴고 엎드렸는데 왼발끝은 절벽밖으로 나가있더군요.. 2걸음만 더 뒷걸음질쳤으면 떨어졌을지도...ㄷㄷㄷ 아내가 하얗게질린 얼굴로 와서 '오빠 왜그래!!! 놀랐잖아..' 저는 기어서 돗자리 있는곳까지 왔습니다. " 야 빨리 내려가자" 아내는 뭔가 이상함을 느꼈는지 짐을 챙기더군요.. 짐이라봐야 돗자리 뿐이었기에 돗자리를 챙겨서 내려가려는 순간 제 귀에 분명히 들렸습니다 .'쳇' 하는 분명한 소리..그리고 희미하게 계속해서 들리는 뭔가 불만 스러운 궁시렁 거리는 소리...아내한테 뭐라고 말했냐니까 아무소리 안했다더군요.. 아내도 이때는 뭔가 느꼈는지 공포에 떨고 있었습니다. 산을 다 내려올때까지 제귀에는 그 궁시렁거리는, 혹은 소근거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차에 타니 그 소리가 안들리더군요..그제서야 아내한테 이런일이 있었다고 말하니 아내는 기절할 듯한 표정이 되서 눈물만 줄줄흘리더군요..ㄷㄷㄷ 펜션에 도착해서 좀 쉬다가 야외에서 고기 구워먹으며 쐬주한잔 하고 있으니까 펜션 쥔장님이 쏘세지와 각 종야채를 챙겨주시더군요.. 쏘주한잔 권하며 같이 드시자고 하니까 흔쾌히 같이 앉으셨습니다. 이런저런 예기하다가 쥔장님께 "대둔산에 사람 자주 떨어지는 절벽있나요?" 라고 물으니까 찝찝한 표정으로 작년에 2명 떨어져죽은 절벽이 있다고 그러시더군요.. 직잠적으로 그곳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무튼 저녁 잘먹고 잠잘 자고 다음날 아침..일어나서 오늘은 뭐할까 고민하다가 계곡에서 놀 준비해서 다시 대둔산에 갔습니다. 계곡에 도착해서 짐풀고 물에 들어갈 찰라에 저는 나도모르게 정신을 잃었습니다. 아내의 말로는 뭔가에 홀린듯이 고개를 숙이고 산을 올라갔다고 합니다. 불러도 아무 대답도 없고.. 아내가 어제일이 생각나서 와서 저를 꽉 붙잡고 매달렸습니다. 오빠 제발 정신차리라고.. 순간 정신을 차렸고 고개를 드는 순간, 제 눈에 들어온건 절 붙잡고 우는 아내, 그리고 눈 주변이 씨뻘겋고 머리가 사방으로 뻣쳐있는 존재..그 존재의 얼굴밖에 생각이 안납니다 .하지만 눈이 아주 크고 눈 주변이 씨뻘건 존재였습니다. 제 얼굴 정면에서 약 50cm정도 떨어져있었습니다. 저는 내가 이놈한테 홀렸구나,이놈이 날 떨어뜨리려고 절벽으로 데려가려는 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숨을 크게 들이키고
"하~~~~~~~~~~~~~~~ㅂ" 기합을 내질렀습니다.. 그순간 그 존재는 없어지고 놀란 아내 얼굴만 남아 있더군요... 제 귓가에서는 그 불만스러운 소근거림이 약간 들리다가 사라지더군요.. 제가 목소리가 좀 큽니다. 제 기합에 놀란 귀신이 도망가버린거겠죠.. 아무튼 결혼 첫 휴가는 계곡에서 놀지는 못하고 펜션에만 죽치고 있었습니다. ^^;;
공포스러운 기억이지만 저는 이제 귀신을 무서워하지는 않습니다. 정신만 차리고 강한 의지와 기합으로 웬만한 귀신은 물리칠수가 있다는 경험과 확신을 가지게 됐습니다. 오유님들 쫄지마시고 귀신한테 대들어 보는 겁니다 .~^^;; 앞으로 귀신한테 쫄지 않을 오유님들은 추천좀....(구걸구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