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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토리 + 중고품가게 + 100엔샵 = 우리집
게시물ID : interior_110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항상봄빛인생
추천 : 15
조회수 : 4111회
댓글수 : 28개
등록시간 : 2016/04/29 22:24:07
일본생활 12년차, 미국인 남편과 결혼한 지 6년차 여자사람입니다.

지난 3월 말에 남편의 이직때문에 멀리 이사를 했습니다. 덕분에 지금 전 백수입니다. 신나요.

이전에 살던 집은, 남편의 직장이 5년 계약이라 집은 회사에서 지정해주고 가구 및 가전제품을 대부분 제공해줬어요.
5년짜리 계약인 직장 때문에 살림살이를 모두 장만할 외국인은 별로 없으니까요.

그런데 이번 직장은 종신직이라 다른 일본인 직원들과 동일한 조건으로 채용되었기 때문에 집 구하기와 살림 마련을 자력으로 해결해야했습니다.

집 구하면서, 가족들과 떨어져 외국에 산다는 게 녹록치 않다는 걸 새삼 느끼기도 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이삿날 첫대면을 한(사진과 영상만 봄) 집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넓고 아늑해서 다행입니다.

우체국 택배로 이사를 마친 수준이라 이전 집에서 갖고 온 가구라곤 MDF 책장 몇개와 철제 선반 몇개였습니다. 
빈 집을 완전히 새로 채워야 했어요.

수중에 큰 돈이 없는 저희에게 큰 힘이 되었던 것이 니토리, 중고품 가게, 100엔샵(다이소)입니다.


1. 니토리 - 실용성 제일주의

니토리는 일본의 이케아라고 불립니다. 이케아보다는 덜 세련되지만 동네에 하나쯤은 있어서 평상시 사용하기 편리합니다.
이케아가 코스트코라면 니토리는 롯데마트같은 느낌?

제품들은 실용적이고 가격도 저렴합니다. 디자인과 내구성은 so so 한 수준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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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이 니토리로 만들어진 침실입니다.

커튼은 2년 전에 니토리에서 샀던 제품이 길이가 좀 짧길래 동일 제품을 구입해서 재봉틀로 드르륵드르륵 박았습니다.
앞모습은 그냥저냥인데 뒷모습은 누더기입니다.

매트리스 깔기가 애매해서 원래 갖고있던 두께 2.5cm짜리 우레탄매트에 두께 4cm짜리를 추가로 사서 
이불커버에 구겨넣어서 침대인 듯 침대 아닌 침대같은 형태로 만들었습니다. 베개커버 빼고는 다 니토리...
우레탄 매트는 더블사이즈, 두께 4cm짜리가 12000엔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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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간은 일본 전통 집에서 족자같은 거 걸어두는 곳인데, 저희는 책장을 넣었습니다.
큰 책장 2개를 넣고 왼쪽은 남편꺼, 오른쪽은 제꺼로 구분하고 벽면도 반반씩 자기 좋아하는 걸로 꾸몄어요.

남편의 물건들이 일부 제 구역을 침범하고 있습니다.  

책장은 한개당 7800엔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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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집에는 '오시이레'라는 붙박이 장이 있습니다. 지금 보이는 문 4짝 짜리 공간이 제 전용 오시이레입니다.
남편은 문 2짝짜리를 배정받았습니다. 제가 나이가 더 많으니 공경해야죠.

아래쪽의 플라스틱 수납장은 오시이레용으로 나온 거라 깊이가 꽤 있는 편입니다.
사이즈(높이)에 따라 가격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한개당 대략 1100엔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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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너무 넓어서 한쪽은 제 작업공간으로 만들 생각입니다. 아직 정리가 안되어 있긴 하지만, 
재봉질과 뜨개질용품을 넣고, 조금 높은 의자를 두면 재봉틀 작업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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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의 움푹 들어간 공간에 MDF 책장 4개를 넣어 만든 식료품보관 스페이스입니다.
바깥쪽 2개는 몇 년 전에 니토리에서 구입한 것이고, 가운데 2개는 집근처에서 구입했더니 높이가 살짝 다릅니다.
윗면에는 MDF 널판을 구입해서 얹었습니다. 

모든 것이 다 보이는 형태라 좀 정신사납긴 한데, 이걸 굳이 가리려하면 더 허접해보일 것 같아서 그냥 냅두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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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니토리에서 구입한 그릇장입니다. MDF 조립식입니다. 가격은 5000엔 정도구요.
왼쪽에는 철제선반에 자주쓰는 그릇들을 넣어뒀는데, 지진이 잦은 곳임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식기장을 하나 더 사야할 것 같아요.



2. 중고품 가게 - 득템을 찾아 헤메는 하이에나

차로 20분 거리 안에 중고품 가게가 세 곳 있습니다. 별 기대 없이 갔는데 득템을 몇번 경험하고 나니, 
이제 딱히 살 게 없어도 종종 들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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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품 가게에서 처음에 구입한 건 거실용 테이블입니다. 색이 바래긴 했지만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구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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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을 사포질 하고 수성우레탄 도료로 윗면을 발라줬더니 행색이 더 그럴싸해졌죠. 저만 그렇게 느끼는 건가요..
테이블 3000엔, 수성우레탄 도료 1000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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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테이블의 성공에 힘입어 구입한 것이 접이식 아일랜드 식탁입니다. 접어쓸 일은 없지만...

보시다시피 상판이 많이 벗겨졌길래, 마찬가지로 사포질 후 도료를 칠할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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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아뿔싸...상판 도료를 벗겨냈더니 다시 빤질빤질한 시트가 나옵니다. 

유성도료를 칠해야하나 생각하다가, 살짝 높이도 높일 겸, 나무 널판을 사와서 윗면에 붙이고 도료를 칠했습니다.



IMG_4507.JPG

완성된 모습입니다. 다른 사람(=남편) 눈엔 좀 허접해 보이겠지만, 전 완전 마음에 들어요.
왼쪽의 접이식 의자와 아일랜드 식탁 세트로 3800엔이었고, 나무 널판이 1500엔(커팅비 포함), 도료가 1000엔입니다.

가구점에 갔더니 비슷한 형태의 아일랜드식탁이 만엔 정도짜리가 있더라구요.
제가 산 중고품이 가격적으로 엄청 저렴한 건 아니지만, 만엔짜리보다 훨씬 튼튼한 구조라 부엌일 할 때 더 편합니다.



시선을 가로채는 파란 의자도 같은 중고가게에서 구입한 것입니다.

매주 빵을 굽는데, 반죽기 둘 장소가 마땅치 않더라구요. 
반죽기가 생각보다 흔들림이 많아서 목재가구 위에서 사용하기가 겁이 나구요.

마침 철제 의자가 있길래 사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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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반죽기를 안쓸 때는 아일랜드식탁 아래 넣어둡니다.
서랍도 있어서 베이킹 도구도 넣을 수 있습니다.

이 의자는 아일랜드식탁+접이식의자와 같은 가격인 3800엔입니다.
디자인이 예뻐서 이렇게만 쓰기 아깝지만, 딱히 다른 데 쓸데가 있는 것도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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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품 가게 최고의 득템은 이 의자입니다. 
거실로 쓰는 큰 방이 4면 모두 문이라 소파를 두기 애매한 구조입니다. 

어차피 당분간은 둘만 쓰는 집이라 1인용 소파를 2개 살까 했는데, 중고품 가게에 이 의자가 후광을 비추며 놓여있었습니다.
사용감이 거의 없는, 새 것 같은 의자인데 가격이 무려 3800엔!!! 
저 위의 철제 의자와 같은 가격!!!
좌우 회전도 되고 뒤로 젖혀지기도 합니다!!!

보자마자 이거다!!!! 하고 갖고 왔지만, 이거랑 같이 두어도 어색하지 않을 의자를 구할 수 있을지 솔직히 걱정도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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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다음날 같은 중고품 매장에 갔더니 이번엔 얘들이 있었습니다!!!!!
이제 막 들어왔다는, 아직 가격표도 못붙였다는 직원의 말에 머릿속에 " You are my destiny~~" 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이 의자도 초록의자처럼 좌우회전과 리클라이닝이 가능하고 육안으로는 새제품입니다.
디자인이 비슷하지만 똑같지는 않고, 회색의자쪽이 디테일이 더 손이 많이 간 형태입니다.. 
다리 얹는 스툴 포함해서 9900엔!!!! 초록의자에 비해 좀 비싸지만 그래도 이 가격은 믿기지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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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미 방에 올려놓으니 어색한 듯 어울리는 듯 그러네요. 

어느게 누구거라고 말도 안했는데, 남편은 비싼 의자가 지 몫이 아니란 걸 알았는지, "나도 스툴 사줘"라고 합니다.
본능이란 무서운 것이죠. 결혼은 전쟁터고, 넌 살아남아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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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의자를 산 가게에서 좋은 기운을 느낀 이후, 오가는 길에 들르다 발견한 스탠드 램프입니다. 
낮에 보면 그냥 그런가부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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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보니 괜찮지 않나요? 각도 계산해서 약간 뒷쪽에 놓았습니다. 여자는 자고로 역광이죠.

스탠드는 1900엔입니다.




3. 100엔샵(다이소) - 뜻하지 않은 용도로의 전환

이사할 집이 정해진 후 바로 가장 가까운 백엔샵을 검색했을 정도로, 제 생활에서 백엔샵은 절대 뺄 수 없는 존재입니다.
천엔짜리 한 장으로 바구니를 가득 채울 수 있는 곳이 그리 많지 않으니까요.

백엔샵의 생활용품은, 원래의 목적대로 사용하는 것과 다른 용도를 생각해 내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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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통이나 잡화를 넣는 쓰레기통 모양의 인테리어 소품입니다. 저금통 코너에서 찾았습니다.

남편이 마당에서 담배 피우고나서 꽁초를 버릴 재털이가 필요하다고 해서 사왔습니다.
재털이로 판매되는 제품도 있는데, 뚜껑이 없거나, 열고닫기 불편하더라구요.

집 근처에 바람에 아주 세게 불어서, 날아가지 말라고 아래에 무거운 사기그릇과 본드로 붙이고, 
뚜껑 열리지 말라고 돌도 하나 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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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제품은, 컵을 꽂으라고 만들어진 제품입니다. 그런데 철사가 얇아서인지 플라스틱 컵 아니면 못쓸 듯 합니다.
제가 이걸 사온 것도 컵꽂으려고 사온 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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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를 꽂으려고 사왔습니다.
제가 큰 도마를 좋아하는데, 일반적인 도마 보관대에 꽂으면 넘어집니다. 
컵홀더를 쓰니 굉장히 안정적이고, 고기/생선용 플라스틱 도마도 따로 보관할 수 있어서 매우 편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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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예용품코너에서 가져온 양철통입니다.
서랍에 넣기 불편하고, 매일 쓰는 조리기구는 건조 후 여기에 넣어서 사용하니 편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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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쓰면 넘어지기 때문에, 바닥에 강력 자석을 붙여서 무겁게 만들었습니다.
강력자석도 물론 백엔샵에서 구입했구요. 백엔샵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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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면대 사진입니다. 정리 좀 하고 찍을 걸...

왼쪽이 화장실 가는 문인데, 원래 미닫이문이었던 걸 여닫이 문으로 바꿨는지, 세면대 옆에 묘하게 공간이 있습니다.
세면대 수납공간이 부족한터라, 이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 까 하다가, 이렇게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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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공간에 설치하는 선반을 옆으로 눕혀서 달아주고, 백엔샵의 철망에 꽂아 쓰는 수납 바구니들을 달았습니다.
편리합니다.


새 집 꾸미기 위해 구입한 제품들을 모아봤지만, 사기만 사 놓고 아직 제대로 정리가 된 건 아니라 갈 길이 멉니다.
이놈의 집안일은 왜 이리 해도해도 끝이 없는지 모르겠어요. 
어제는 이제 집꼴이 좀 봐줄만 하다 싶었는데 오늘은 또 정리해야 할 게 산더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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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 남편은 집안 곳곳에 눈알을 붙이러 다니며 혼자 좋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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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난 말하는 스피커... 아... 스피커는 모두 말을 하는거지... Speaker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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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 쌍꺼풀 했니...?


이런 눈알들보다, 우리집 인테리어 완성에 필요한 건 고양이입니다.

남편이 얼마나 주변 사람들에게 "이사하면 고양이를 키울 것"이라고 떠들고 다녔는지, 
남편의 송별선물로 캣타워가 두개나 들어왔습니다.
(제가 받은 송별 선물이 모두 술이었던 것과 대조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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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타워도 조립하고 고양이를 위한 푹신한 대형 방석도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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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처럼 부끄럼쟁이 똥꼬를 가진 고양이일까봐 뚜껑 달린 화장실도 사놨는데, 아직 우리 식구 될 고양이를 못만나고 있네요.
이름도 벌써 다 지어놨는데...

인테리어 완성되면 동게에 글써야지~~ 얼릉 와라!!! 우리집 인테리어의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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