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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자식한테 돈없다 하는 거 정말 안좋네요.
게시물ID : gomin_110441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GdnY
추천 : 20
조회수 : 4060회
댓글수 : 132개
등록시간 : 2014/05/30 11:34:20
좀 길더라도 읽어주시면 좋겠어요...

4남매 첫째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돈에 민감해하는 걸 계속 봐왔습니다.

용돈은 받은 적도 없고 준비물이나 우윳값, 문제집 값 등을 가져갈 때마다 

돈없다고 한숨쉬고 찡그리는 부모님 얼굴을 봐야했죠.

과자 사먹거나 장난감 사는 것도 아닌데 말이에요.

전기료, 난방비 같은 공과금, 등록금 같이 당연히 낼 수 밖에 없는 돈을 내야할 때가 되면

아버지는 항상 짜증내고 어머니한테 화내고 소리지르고....

항상 듣는 소리가 집에 돈이 없다.  빚이 많다. 한달에 나가는 이자가 얼만지나 아냐

지금 나가는 돈이 얼만지나 아냐

덕분에 저는 수능점수보다 40점가량이나 낮은 지방 국립대를 지원해서 장학금을 받고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희망은 교대였지만 경쟁률이 높으니 혹시 떨어질지도 모르니까 그런 선택을 했어요.

다른 사립대가면 등록금때문에 또 전전긍긍해야하니까요.

대학 때 한달 용돈이 10만원이었고 그걸로 휴대폰요금내고 책사고 했어요. 

토익이니 뭐니 하는 그런 학원 꿈도 안꿨죠.

그렇다고 집이 엄청 가난했던 것도 아니에요.

직접 농사짓는 과수원과 여러 논, 밭이 있었기 때문에 먹는 걱정 전혀 없었고 

나중에 다 커서 알게된 부분이지만 친척들한테 돈 빌려줄 여윳돈은 있더라구요.

넉넉하진 않아도 자식 용돈줄 수준은 되더라 이겁니다.

게다가 막내는 고등학교 때 해외 유학까지 갔죠. 빚을 좀 내긴 했지만...

이 때 진짜 엄청나게 부모님한테 서운하고 지금도 마음 속에 응어리가 됐네요.

암튼 그렇게 자라오다보니 

제 미래를 위해서 투자하는 돈을 굉장히 아까워하게 되더만요. 

자격증을 따기 위해 학원을 다녀야 한다고 하면 자격증은 딸지 안딸지도 모르고 일단 학원비가 비싸니

당장 들어가는 돈이 아까워서 그냥 포기합니다. 

그러다 나이만 먹고 연봉도 그냥 제자리구요. ㅎㅎ

재테크 같은 데에도 약해서 아깝게 지출되는 돈이 생기는 편이구요.

예를 들어서 전세자금 대출을 받으면 

더 좋은 집에 월세보다 더  적은 금액을 이자로  내면서 살 수 있는데도 그런데에 관심이 없음;

노력을 하기도 전에 일단 돈문제가 걸리면 그냥 딱 포기하게 되는  성향을 가지게 되더라구요.

취업준비할 때도 학원비 때문에 짜증내실 거 같으니까 

부모님한테 토익학원 다니겠다 라는 말을 못해서 독학으로 했고

취업준비 길어지면 제 생활비 때문에 또 돈없다고 뭐라고 하실테니 그냥 아무데나 취업이라도 해서

적은 돈이라도 벌게 되고... 

그게 지금까지 왔네요.

적지도 않은 나이인데 이젠 아까워하지말고 자격증이나 자기 계발에 돈 쓰려고 합니다. 



그리고 전 제가 아이 낳으면 절대 돈없다는 소리하면서 짜증 안내려구요.

돈없으면 왜 지금 그 일을 하면 안되는지 설명하고 

꼭 필요하고 내야하는 돈에는 없다는 소리 안하려고 합니다.

혹시 지금 자녀를 키우시는 분이 있으시다면 

자녀에게 돈이 없다고 해서 꼭 필요한 돈이나 자녀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돈까지 

짜증내면서 주시는 분이 없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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