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광주사는 26남자사람입니다.

새벽 한시쯤 평소보다 많이 늦은시간이었습니다.

이 곳이 강을 끼고 있어서 한시가 조금 넘어가면 안개가 조금씩 끼기 시작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또 앞이 뿌옇게 보이길래 

'아이 또 시작이야'

룰루랄라 라디오를 들으면서 집에 왔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려는데 어디서 타는 냄새가 났어요.

'이 야밤에 뭐 태워먹었구나'

저희 집은 3층입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 집 열쇠를 들어갈랬는데

느낌이 이상해서 복도끝 창문을 봤습니다.

가로등 불이 새어 들어오는데, 그 빛에 희끄무리한것이 보이더라구요.

이게 어렸을때부터 짱박혀서 담배를 펴봐서 그런가 빛에 보이는 저거, 그래 저거!

아 씨1발 저거 연기다;

인식하는 순간 콧속으로 밀려드는 타는냄새.

그리고 번뜩이던 1층에서 봤던 뿌옇던 것. 안개가 건물안까지 들어올리가 없는데 말이죠.

화재임을 직감하고 바로 1층으로 뛰어갔습니다. 1층 복도에 연기가 자욱합니다.

지하에서 올라오는 연기는 없길래 1층이라 바로 판단했습니다.

원래는 119부터 불렀어야 하지만 이 정도 연기면 집안에 있는 사람은 질식할 수 도 있겠다싶어 

일단 위험할수도 있었지만 화재 진원지를 찾아야했습니다.

결국 못찾고 경비실을 때렸지만 이 아저씨 나이가 많으셔서 그런가 피곤하셨는지 일어나질 않습니다.

"선생님!"

"ㅇㅇ으응??"

"불났어요! 1층복도에 연기 쫙 깔렸는데??!"

"으아어라ㅣ어라ㅣ 어이??"

멘탈 붕괴한 경비아저씨랑 같이 어디야 어디야 찾고 있는데 복도 끝 창문 밖에서 소리가 들립니다.

"불났어 불났어 여기 어떡해"

중학생정도로 보이는 둘이 여학생은 아파트 담 바깥쪽에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고

남학생은 베란다 쪽으로 가서 창문을 두드리려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공부 열심히하는 친구들은 아닌 것 같은데 기특하더라구요.

암튼 그녀석들이

"여기서 불나요 여기서"

그래서 일단 그집쪽으로 뛰어가서 정확히 불난 포인트를 모르니까

그 집들을 다 깨우고 대피시키고 봤더니,

술취한 아저씨가 연기 자욱한 집에서 나옵디다;;

"으어어어ㅓ어"

진짜 좀비 같았어요,

아저씨 뭐 해먹으려고 그런건지 뭔지 모르겠는데 베란다 쪽에 가스버너? 그거를 켜놓고

잤더라고요;; 아니 왜 멀쩡한 가스렌지 냅두고;;

그 옆집 아저씨 나와서 이 밤중에 뭔일인가 하는 표정으로 서 계시길래

"아저씨 밤 중에 깨워서 죄송합니다" 했더니

"아니야 아니야 나는 고맙지"

왠지 뿌듯했습니다. 사람 하나 살린것 맞죠?

두서 없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