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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p에서 귀신 경험한 썰
게시물ID : humorbest_110503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calmdak
추천 : 26
조회수 : 4885회
댓글수 : 1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5/08/08 02:02:51
원본글 작성시간 : 2015/08/07 23:21:11
열대야 때문에 공포게시판으로 피서 중인 오징어입니다!! 
다른분들의 경험한 것들을 보고 갑자기 저도 10년전 군생활에서 경험한 것들이 생각나서 끄적여 보내요 ㅎ 
별로 무섭지 않으셔도 너그럽게 용서 부탁드립니다 ㅎㅎ

저희 부대는 3개대대가 1년씩 gop에 1개 대대씩 번갈아 가며 배치받는 그런 부대 였습니다. 
제가 운이 좋은건지 나쁜건지 제가 자대배치받았을때 저희 대대는 1년후 gop를 올라가야했죠 
1년 동안 패바에서 생활하다가 제가 상병을 막 달았을 무렵 저희 부대는 gop올라갈 준비를 하고 교육도 받고 있었습니다.
제가 군대를 가 있을때가 군생활이 2년 2개월에서 2년으로 줄었을 무렵이었습니다.
그래서 올라가지 않는 말년 병장들 중에는 갓 이등병때 gop에 있다가 패바로 내려온 고참들이 있었고 
밤이 될때마다 그 고참들을 중심으로 gop 귀신이야기가 펼쳐졌습니다.

그 고참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가장 우리 섹터에 가장 유명하고 우리 중대 섹터에만 출몰하는 귀신이
바로 '수고하십니다!!' 귀신이라고 말을 하더군요...
제가 이 귀신을 만나게 될 줄은 진짜 이때에는 상상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냥 재미있는 이야기로 즐기고 있었죠 

우리 구역 경계작전을 하며 이동을 할 때 우리구역 마지막 벙커에 도달하게 되면 
꼭 바로 옆 소대 구역의 첫번째 벙커로 가서 사수가 싸인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옆 소대도 마찮가지로 우리쪽 마지막 벙커로 와서 싸인을 해야 하고요.
원래는 두명이 같이 이동을 해야하지만 대부분 사수가 마지막 벙커에 부사수를 놔두고 혼자 싸인을 하러 갔다가 오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이동을 하게 되면 옆소대 경계조가 우리쪽 마지막 벙커로 이동하던걸 마주치는 일도 많이 일어났습니다.
그렇게 되면 밤이기 때문에 서로의 얼굴이 절대 확인이 불가능해집니다. 
gop 갔다가 오신분들은 알겠지만 투광등이 북한 쪽으로 비추고 있어 우리가 이용하는 교통로가 투광등 바로 아래쪽에 있어 진짜 어둡습니다.
그냥 사람의 어두운 실루엣만 간신히 보입니다.. 
때문에 원래는 총구를 겨누며 서로의 신원이 확인 될때까지 물어보고 확인이 완료되면 인사하고 지나가야 하지만
gop 특성상 언제나 실탄을 장전하고 들어 가기 때문에 총구를 겨누면 안전상의 문제도 있고 
자주 있는 익숙한 일이니 그냥 서로 '수고하십니다' 란 인사하고 지나가는게 다반사였습니다..

제가 gop에 올라가서 한 두달 정도 지났을때였을 일은 터졌어요 ㅠㅠ
그 주는 저희 분대가 야간 후반야 작전 (12:00 부터 해뜰때까지 하는 작전입니다.) 이었고 
운이 좋게도 그날은 제가 사수를 하는 날이었습니다.
(상병인데도 불구하고 제위로 상병만 20명었다는 슬픈 진실 ㅠㅠ 그래서 병장을 달아도 부사수하는 일이 자주 있었다는... ㅠㅠ)
날도 참 가을이라 쌀쌀한데 안개까지 자욱하게 낀 밤이었죠...
저는 그날도 평소처럼 후임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 작전을 하고 있었고 어느덧 마지막 벙커에 닿게 되었습니다. 
일단 벙커 안에 들어가 소초에 보고를 하고 나와 후임을 벙커에 세워 둔 후 
혼자 털래털래 싸인을 하러 가고 있었습니다.
사실 안개낀밤이 그냥 밤보다 투광등 빛이 안개에 난반사가 되기때문에 더 환합니다.
얼굴은 상대방 얼굴은 확인하기 힘들어도 계급 정도는 확인이 가능했죠... 
암튼 그렇게 털래털래 가고 있는데 반대쪽에서 한명이 걸어오는 실루엣이 보이더라고요...
평소처럼 가까이왔을때 얼핏 계급을 확인해보니 이등병인 겁니다!! 얼굴은 확인이 안되고요...
(원래는 사수가 가서 싸인을 하지만 가끔 부사수 시키는 인간들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수고하십니다~" 이러면서 지나가길래 진짜 어이가 털려 나가더군요...
갓 들어온 이등병이 암구호도 안대고 긴장한 기색도 없이 그렇게 지나가니 참 할 말 이 없더라고요...
그래도 저는 그자리에서 큰소리 내서도 안되고 
 소대 벙커에 가면 그 이등병의 사수도 있으니까 그 사수 한테 한마디 해야겠다라고 생각하고 그냥 갔습니다.
그런데....... 옆 소대 벙커에 도착해보니 있어야할 사수가 안보이는 겁니다!!! 
벙커안에서 자고있나... 이런 생각으로 벙커안에 들어가봐도 사수는 없었습니다... 
일단 저는 싸인을 하고 사수가 어디 구석진 곳 가서 일이라도 보고 있을꺼라는 생각을 하고 다시 우리 벙커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돌아가는 길..... 돌아와야할 옆소대 이등병도 안보이더군요......
등골이 서늘해지면서 뒤도 안돌아보고 우리 부사수가 있는 벙커로 돌아왔습니다...
전 부사수한테 물었죠... 여기 누구 싸인하러 온 사람없냐고...
물론 저한테 돌아온 말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였습니다... 
제가 그렇게 물어보고 가만히 있자 부사수도 약간 무서워 졌는지 
갑자기 자기 첫사랑 얘기도 하고 가족사도 이야기하고....
저도 맞장구를 쳐주며 주거니 받거니 하며 귀신의 귀자도 안꺼내고 아무일 없었던양 작전을 마치고 소초로 내려왔습니다..
일단 샤워를 하고 잘 준비를 하고 있는데 그 부사수가 아까 왜 그러셨냐고 물어보더라고요...
그 부사수는 귀신이야기를 해주던 고참들이 전역하고 온 신병이기 때문에 '수고하십니다' 귀신에 대한 이야기는 못들은 터라 
저는 잠 자는 것도 잊고 고참들에게 들은 '수고하십니다' 귀신을 비롯한 gop 귀신 이야기를 해 주었죠...
그러더니 가만히 듣고 있던 부사수가 조심스래 이야기하더라고요..
"OOO 상병님... 저도 '수고하십니다' 소리 들었습니다... 저는 OOO상병님이 하신 말인 줄 알았는데... 아닙니까?!!"
자기도 이상했다고 제가 꽤 멀리 가서 제 실루엣이 없어질때쯤 바로 귀 옆에서 속삭이듯 그랬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멀리가면 그렇게 선명하게 들리지 않았을거라 좀 이상했지만 그래도 제가 한말인줄 알았다고....
저는 정말 다시 벙커로 돌아올때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았는데...
그리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잠들었던 기억이 나내요 ㅎㅎ

부족한 필력때문에 전혀 무섭지 않내요 ㅎㅎ 
이외에도 패바와 gop에서 이상한 경험을 했던일이 몇번 있습니다... 
기회가 있으면 한번 더 쓰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시원한 밤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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