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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8일. 아베총리가 저희 학교를 방문했습니다.
게시물ID : bestofbest_11054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포카리sWeAT
추천 : 972
조회수 : 45524회
댓글수 : 1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3/05/19 13:31:07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5/19 11:35:33
안녕하세요

저는 일본 오이타현에 있는 국제 대학 APU의 4학년생입니다.

5월 17일 아베 총리가 방송에서 일본 대학이 나아가야 할 길을 주제로 연설을 했습니다.

그것은 곧 일본 대학들이 미국처럼 국제 대학으로 변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 예로 저희 학교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아베 총리가 제 학교로 찾아왔습니다.


17일 밤 처음에 그 소식을 들었을 땐, 일국의 총리가 찾아온다길래 학교의 학생으로서 기뻤습니다.

이제 일본의 정계, 학계, 경제계에서 주목을 받게 되겠구나. 개교 13년만에 이렇게까지 성장했구나.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좋아하는 것 만으로 끝내야 되겠는가 싶었습니다.

이렇게 일본의 총리와, 엘리트들과 가까이 할 수 있는 기회가 앞으로 얼마나 있을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전 평소 궁금했던걸 물어보기로 했습니다.


물론, 아베 총리와 면담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다만, 구경하러 모인 학생들 사이에서 서 있었던 것입니다.


아래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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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are the gains and loses of Japan by not apologizing for the past mistakes?"
「過去の過ちについて謝らないことで日本が得ることと失うことは何ですか?」 

I asked what I wanted to know.

I don't care whether Prime Minister Abe saw it or not.
I believe SOMEONE will think about an answer for the question.
If I made them to think about it at least for a minute,
then it is my success.


전 항상 궁금했습니다.
도대체 과거에 대해 사과를 하면 일본이 잃는 것이 무엇이길래 "유감이다", "과거의 침략은 입장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같은 말을 하는걸까 하고요.

그래서 물었습니다.
"일본이 과거의 잘못에 대해 사과하는 것으로 얻는 것과 잃는 것은 무엇입니까?"

아베 총리가 봐서 질문에 대해 1초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 그게 궁극적인 목표였습니다만 조금 더 현실적인 목표는 주변 사람들, 비서들, 장관들, 경호원들, 신문 기자들 등이 보고 제 질문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것이였습니다.

어느 몽골사람은 그렇게 사과를 받아내서 얻는것과 잃는 것은 무엇이냐! ...고 화를 내더군요. 자기들도 당했었지만 과거는 이제 다 잊었다고. 그래서 한 마디로 답했습니다.

"그걸 물으러 왔다."

경호원들이 간판을 내리라고, 혼자냐고, 뒤로 물러서라고 하며 다가올때는 떨렸지만 그래도 꿋꿋히 섰습니다.

전 제 의지로 할 수 있는 것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2013.0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기념하며 유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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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무서웠습니다. 구경꾼들이 모여있는 장소에 한복을 입고 등장했을 때, 수근수근 거리는 소리.

머리가 하얘졌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세상과 이별하게 되는 것 같아서. 두려웠습니다.


하지만 차분히 자리를 잡고 주위 사람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을 하고.

내가 왜 이 자리에 서 있는지 생각하자 괜찮아졌습니다.


경호원들이 간판을 내리라고 했을 때 묵묵부답으로 일관했습니다.

어떠한 분쟁도 일으키고 싶지 않았습니다. 난 그저 그 자리에 서서 사람들에게 묻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사람들이 제 질문에 대해 생각해 준다면 이라는 생각으로.


하지만 경호원에게 속으론 이렇게 대답하고 싶었습니다.


`당신은 지금 무엇 때문에 여기에 있나요? 시고토(일) 때문이겠죠? 전 신넨(신념)으로 여기에 서 있습니다.

내려달라는 말을 듣고 간단히 내릴 만큼 전 가벼운 마음으로 이곳에 오지 않았습니다. 소란을 일으키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당신들을 곤란하게 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전 이곳에 서서 묻고 싶을 뿐입니다. 그러니 더 이상 방해하지 말고

각자의 일을 합시다.'


저를 집중 마크하던 경호원의 꽤 높아보이던 사람은, 소동을 일으키지 않아서 고맙다고 하고 갔습니다.

그 사이에 계속 제 문구를 읽고 있었구요. 누군가 제 질문을 읽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준다면

그걸로 전 됐다고 생각합니다.


2002년부터 오유에서 웃어왔던, 제 마음의 고향인 오유에도 올리고 싶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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