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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파헤친 뉴스타파 최기훈 기자에게 아픈 과거가 있었네요.
게시물ID : bestofbest_1105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자로.
추천 : 360
조회수 : 16422회
댓글수 : 7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3/05/19 16:11:34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5/19 12:17:44

국정원 트위터를 추적하여 진실을 밝혀낸 뉴스타파 최기훈 기자에게 아픈 과거가 있었네요...

 

 

‘무너진 공정방송’ 절규하던 그 기자…진정한 독립언론 꿈꾼다

 

뉴스타파로 복귀한 최기훈 전 YTN 기자

 

2013-3-13 한국기자협회 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View.html?idxno=30592

 

프랑스 68혁명의 상징인 파리의 도심 바리케이드 뒤의 키스하는 연인처럼, 베트남전의 상징인 네이팜탄의 굉음에 울부짖는 소녀처럼, 한국 언론사의 역사적 상처인 YTN사태에도 모든 이의 가슴에 문신으로 남아있는 상징이 있다.

 

“방송 잘 하자고, 제대로 뉴스해보자고 한 게 이런 겁니까. 제 젊음을 바쳤습니다. 이 회사에….”


2008년 7월17일 열린 YTN 임시 주주총회. 구성원들이 한사코 반대했던 대통령 후보 특보 출신 사장이 둔탁한 의사봉 소리와 함께 탄생하던 날. 최기훈 기자는 흐느끼며 단상의 간부 선배들을 향해 이렇게 외쳤다.

 

YTN노조 투쟁사 동영상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이 장면의 주인공인 최 기자는 퇴사 3년여 만에 취재현장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이제 그의 명함에는 그가 그토록 사랑했던 바다빛깔 YTN 로고 대신 대안언론 뉴스타파의 이름이 아로새겨져 있다.

 

그가 뉴스타파에 합류한 것은 지난 2월. 첫 리포트인 ‘국정원 직원 선거 개입 사건 심층 해부’도 선보였다. 아직도 전화를 걸면 “YTN 최기훈입니다”라는 말이 불쑥 튀어나온다는 최 기자의 왼쪽 빰에는 3월의 완연한 봄 햇살이 민들레처럼 부서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따스한 햇살처럼 아름답게 부서지지 않는 단단한 그 무엇이 있다. 누구에게나 하나쯤은 아무리 막아보려 해도 들리는 목소리가 있듯이, 아무리 눈을 가려도 보이는 얼굴이 있듯이 지우고 싶지만 지워지지 않는 존재, 최 기자에게 그것은 YTN이었다.

 

그가 YTN을 떠난 것은 2009년 11월. 해직기자 6명이 해고무효소송 1심에서 전원 복직 판결을 받고 난 직후였다. “이제 복직은 시간 문제구나.” 안도감과 함께 마음 한편에 사력을 다해 지탱해오던 무언가가 무너지는 것을 느꼈다. YTN사태로 일순간에 꺼져버린 공정방송의 허무함과 후배들에게 해고라는 참형을 내린 간부 선배들에 대한 실망은 기자라는 직업 자체에 대한 회의로 자라났다. 그의 몸속에 꾹꾹 눌러놓았던 환멸감이 그 순간 가슴을 뚫고 뛰쳐나왔다.

 

그는 사표 한 장만을 남기고 동해 바다로 떠났다. 퇴사를 만류하러 뒤쫓아온 동료들과 숨바꼭질 끝에 그가 찾은 곳은 강원도 둔내, 고 변덕수 기자의 묘소였다. YTN 창립 멤버이자 첫 순직자이기도 한 고인에게 소주 한잔을 올렸다. “미안합니다. 선배, 저 YTN을 떠납니다.” ‘양심을 먹고 사는 것이 기자’라는 하늘 같던 캡의 가르침에 기자라는 것이 행복했던 사건팀 막내는 그렇게 YTN과, 기자 세계와 작별을 고했다.

 

그 뒤로 지금까지 그는 24번 채널을 틀어본 적이 없다. 그렇지만 그는 YTN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고 했다. 회사를 떠난 후 두해 가까이 잊을만하면 잔인하게 찾아오는 악몽과 싸워야 했다. 꿈을 꾸면 항상 YTN 사람들이 보였다. 무너진 건물에 깔려 살려달라고 외치는 그를 무표정하게 바라보는 옛 선배들의 모습들. 절규하다 깨면 흠뻑 젖어있는 이불. 멀어지면 잊혀진다고 했는데 YTN 사태가 준 상처는 그 말을 보란 듯이 비웃었다.

 

YTN을 떠나 평소 선망했던 작가의 길을 걸어보려 애썼던 시간, 신춘문예의 문을 두드려보기도 했던 그 시간에도 그가 쓰는 소설은 자기도 모르게 YTN사태를 그리고 있었다. 주인공의 이름은 옛 동료였고 키워드도 신뢰와 열정, 그리고 이상의 붕괴, 배신이었다.

 

“지난 3년여 동안 곧 복직될 줄 알았던 선후배들이 여전히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건 제게 큰 짐이었습니다. 대선 후엔 잘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결과가 너무 허탈하더라고요. 우리끼리라도 모여서 좋은 보도를 해야되지 않을까 생각하던 차에 뉴스타파에서 연락이 왔어요.”

 

그는 아내와 딸도 자랑스러워하는 ‘뉴스타파 기자 최기훈’이 만족스럽다고 했다. 특히 “YTN 같아서” 좋다고 했다. 물론 격랑이 찾아오기 전 YTN의 모습이다. YTN은 다른 방송사들에 비해 후발주자이고 체계도 아직 미흡했지만 한국 최초의 보도전문채널 개척자라는 자부심이 있었다. 시계를 보고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일하다가 문득 시계를 보는 열정의 집합소였다.

 

그는 지금은 희미해진 YTN의 기억이 뉴스타파에서 되살아나는 것을 느꼈다. 취재진 10명의 단출한 식구에 운전부터 편집까지 도맡아해야 하는 수고스러움은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유일한 언론” “다른 언론은 할 수 없는 보도를 하는 유일한 언론”이라는 자부심에 비할 바가 못된다. 지금 그에게 뉴스타파는 새로운 꿈이다.

 

그래도 또 다른 꿈을 꾼다. 평생 잊지 못할 그리운 얼굴들. 같이 피땀을 나눴던 동료들. 2030 청춘을 함께 불살랐던 사람들. 언젠가는 그들과 다시 함께 하고 싶다는 희망이다. 그러려면 YTN은 되살아나야 한다. 그 첫걸음은 해직자 복직이다.

 

“선배들도 생활인이고 가장이니까 그때 어쩔 수 없었을 거라는 생각도 해요. 하지만 후배를 자른 공로로 입신양명한 선배들을 아직까지 인정할 수는 없어요. 만약 조금이라도 미안함이 있다면, 마음을 열어 해직 후배들을 제자리로 돌리고 회사를 정상화시키길 바랍니다. 옛 동료들에게도 지금은 고통스럽지만 결국 자랑스럽게 남을 것이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어요. 저도 뉴스타파 기자로서 YTN 정상화를 위해 제 할 일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embedded&v=UzC5M8UNEP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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