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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수, 그리고 오글거린다는것
게시물ID : humorstory_44132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하트7
추천 : 0
조회수 : 33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10/14 14:12:41
어느날과 같은 하루

점심으로 나온 삼천원짜리 학식의 메뉴가 별로다, 나가서 순대국이라도 한그릇 해야지

혼자먹는 밥은 최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그래도 난 그렇게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적어도 아무도 공부하지 않고도 학점을 적당히 챙길수 있는 과목의 시험을 치기위해 지불한 교통비 보다는 좋다고 생각한다

그 과목 하나때문에 오늘 학교에 왔다고 생각하니, 그래도 뭐 혼자먹는 순대국은 그리 나쁜편은 아니라고 생각을 하게된다

천천히 길을 걷는다,

...


학교앞은 어느떄와 같이 북적인다...

주변을 둘러본다면, 이런저런 많은 이야깃거리들이 들어올테지만... 지금 나는 그렇게 큰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

아직 시험까지는 몇시간이 남았다, 집에 있어봤자 오늘 아침도 롤을 하며 시간을 보내겠지만... 엉겹의 사냥꾼 덕분인지 그렇게 컴퓨터를 키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는다.

내 자신이 최대한으로 고독해 지는 방법,

생각보다 단순하다... 그저 인터넷에서 평점을 보고 산 몇만원짜리 이어폰을 귀에 꽃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것

어릴적 만화에서 보아왔던 결계라는건 생각보다 그렇게 거차한게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그저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서 자유롭고, 내 자신의 상황을 통제한다는것

어렵게 생각할수록 어려워지고, 거창하게 생각할수록 거창해지고, 특별하다고 생각할수록 특별해 지는 것 뿐이다

남들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옷, 평범한 발걸음와 평범한 외모

그 중에서도 내 자신이 특별할수 있다고 생각하는것은, 그저 특별하게 생각하게 만들 수 있는 내 자신의 사고일뿐

...

순대국밥 집에 도착했다, 역시 학교앞이라서 그런지 사람은 조금 많은 편이다.

혼자 앉을 자리를 찾는다... 마침 평범해 보이는 커플 하나가 일어난다

이모님이 자리를 치워주시기 전에, 나는 자리에 앉고 애써 주변에서의 혹시 있을지 모르는 시선을 피하려 핸드폰의 음악 리스트를 이리저리 둘러본다.

어차피 들으려 했던 음악은 정해져있다, 평소에 듣지 않는 인디음악을 누르고 자리를 치워주시려 오신 이모님께 "국밥한그릇이요" 라고 말한다.

혼자서 음식을 먹을때 제일 불편한건 

음식이 나올때까지 기다리는 시간동안의 시간을 분배하기 애매하다는 점이다

딱히 오늘 시험인 과목을 공부할 생각은 없지만, 만일 하나 있다고 해서 이 곳에서 책을 펴고 공부하기도 애매한 그런 시간이니까

명목상 만들어진 카톡방의 지난 대화를 둘러보며 시간이라도 보내야겠다

제발 부탁인데 빨리좀 나와주라 친구들아... 군대는 좀 어떠냐

....

일분 정도의 시간이 지나간것 같다.

어차피 한 사람이 어떤 용기에 올린지 모르는 웃긴 사진에 이모티콘으로 웃으며 어색하게 끊긴 단톡방을 굳이 시간을 쓰면서 보기는 지루하다고 생각할때쯤,

내 앞에는 여자애 한명이 익숙한 웃음으로 웃으며 날 바라보고 있다.

아마 같은 과목을 듣고 있었지... 하고 말을 걸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내 의사도 물어보지 않고 앉는다는건 조금 당황스럽네

쓸떼없는 농담을한다, 내 군대에서의 이야기를 말해줬고 이번 시험이 어렵네 뭐네 하는 잡담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있다

네가 어떤 농담과 립 서비스를 해줘도 난 더치페이 할꺼니까 알아줬으면 한다.

국밥을 다 비우고 국밥을 먹고있는 그녀를 기다렸다, 그나저나 남자 앞에서 국밥 참 실하게 먹는구나... 내가 알던 여자들은 안 그러던데...

'다 먹었으면 더치페이 하자, 육천원 줘' 

라는 말을 하려던 찰나에, 그녀는 계산대로 가서 자신의 카드로 국밥 두그릇을 계산한다... 그런후 좋은 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밥은 제가 샀으니 선배가 빙수 사주세요"

해맑게 웃는건 좋은데 이빨 사이에 낀 들깨가루 정도는 생각해 줬으면 한다.

...

시험시작은 두시간후, 남은 시간을 보내려 빙수집에 왔다

솔직히 나는 인절미가 좋지만 내 의견과는 상관없이 메론 빙수가 나왔다.

아... 내가 메론을 썰어 먹어야 하는구나...

여자는 웃고있고, 나는 묵묵히 메론을 썰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

'빙수'....氷水'

아이러니 하다고 생각한다.

얼음과 물 이라는 한자가 붙어있다.

글자만을 놓고 본다면, 아마 얼음에 물을 부어버린 그런 음식을 생각하게 되지만, 내가 고정적으로 그려왔던 빙수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무언가가 만들어지기 시작해서 이 생각은 그만 두기로 결정한다

마음같아서는 이 '빙수' 라는 단어의 쓰임에 대해서 말을 꺼내고 싶지만, '오글거린다' 라는 단어 때문일까... "아 예전부터 먹어보고 싶었어" 

라는 말로 대신한다.

신경쓰인다

....

개인적으로 '오글거린다' 라는 말을 처음 만들 사람을 저주한다.

네 덕분인지 한국의 문학은 아마 100년 정도는 퇴보 했다는 생각을 한다.

문학적으로 표현이 어느 순간부터 남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다는점

자신이 생각하고 있던 것을 말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흔적을 남기려고 해도 이래저래 쓸 곳이 없다는 점에 애도를 표한다.

오늘도 좋은 글거리 하나가 없어지는구나.. 생각을 한다.

그런 의미로 이과는 망했으면 좋겠다

....

어떻게 본다면 흔히들 중2병 이라고 말하는 아이들의 생각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실제로 진지하게 '어린 아이들을 납치해서, 그 아이들의 꿈을 수집해서 글을 쓰는 작가' 라는 주제로 소설을 몇화정도 적었지만

진지하게 내 안의 음란마귀 덕분인지 수위조절이 많이 힘들어서 그 글은 워드에 저장되어 내문서 폴더 한 구석에 저장되어 있다

...

진지하게 다시 한번 이어서 써 볼까...





출처 접니다, 실화라고 한 적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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