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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측만증에 대하여
게시물ID : gomin_15342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장군눈썹아씨
추천 : 11
조회수 : 3077회
댓글수 : 25개
등록시간 : 2015/10/15 00:22:59
#151014



 중학교 때 연세 세브란스 병원에서 백만원을 주고 보조기를 맞췄었다  









그 보조기라는게 코르셋과 원리가 같아서, 명치부터 아랫배까지의 몸통을 꽉꽉 조여 척추를 곧게 세우는 역할을 했다














 보조기가 허리를 받쳐주니, 성장기동안 발달해야할 허리를 정말로 받쳐주어야 할 허리 근육이 스스로 자라날 필요가 없어졌다






 날은 너무 더웠고 보조기는 너무 조였다 
외고를 가기 위한 학원 책상과 의자는 비좁았고
 연필이라도 떨어뜨리는 날엔 눈물이 났다
 보조기를 차면 주울 수가 없었다 
그 좁은 공간에서 배가 고파도 밥 먹기가 무서웠다
 장기를 꾹꾹 누르고 있는 보조기 때문에 
배에 있던 가스가 소리를 내며 나올까봐 
창피한 일이 생길까봐 
 배가 고픈게 싫었다 











 사는게 너무너무 비참해서 부모님께 죄송하게도 그 기구를 구석에 던져두었다 
고등학교에 합격하자 아무도 모르게 버렸던 것도 같다  








허리는 더 휘어졌다
 상체가 비정상적으로 짧아졌고 왼쪽 골반이 툭 튀어나온 이상한 몸을 갖게 됐다
 왼쪽 눈과 오른쪽 어깨가 위로 올라갔다  














그런데 
그런 몸을 가지고 
잘도 옷 만드는 전공을 택했다 
참나
만드는 사람도 좌우가 같지 않은데...
무슨 옷을 만든다고.......











탈출하고 싶다 
휘어진 몸도 생리 때마다 끊어질 듯 아픈 허리도 축 쳐진 뱃살도 이제 안녕 












몸의 기둥이 틀어지니 마음도 자꾸 틀어지는 것 같아서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던 운동을 시작합니다







 예쁘게 허리를 세워보자 틀어진 마음도 세워보자 사춘기 시절 비참했던 기억을 이겨보자 
 파이팅. 
 






다리 꼬고 앉지 마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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