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전 3호선 타고 오는 길에 본 실화입니다.
교복입은 여학생 하나가 꾸벅꾸벅 졸고 있습니다. 왜 피곤할 때 앉아서 졸면 상체가 좌우로 흔들리는 그런거 있잖아요.
중교등학교 아이들이 지하철에서 정신없이 조는 것을 보면 왠지 좀 짠합니다.
갓 입사했을 거 같은 오피스복장의 20대 초중반의 젊은 사람들도요
60이 조금 넘어보이는 정도의 왠 할머니...도 아니죠. 고령화 시대에....
한 두정거장 지나고 갑자기 아이를 툭툭 칩니다.
잠에서 덜 땐 아이는 고개를 들고 영문도 모른채 잠시 쳐다보았죠.
할머니...손으로 까딱까딱 일어나라고 손짓을 합니다. 아이는 그제서야 알아차립니다. 자신을 왜 깨웠는지..
반 산발이 된 머리를 올리며 멍하니 일어나서 자리를 내어주고는 옆칸으로 조용히 이동합니다.
아이가 이동하고 ...떠들기 시작합니다.
"요즘 어린 것들은 자리에 앉으면 어른들에게 자리를 양보할 생각도 안하고 어떻게든 쳐자려고만 한다고"
말인지 방구인지 모를 개소리를 원치 않게 듣게 됩니다.
하마터면
'ㅅㅂ년아 니 손녀였으면 니가 그랬겠냐'고 소리 지를 뻔 했습니다.
왠 오지랖인가 싶어서 관두었지만...왠지 'ㅅㅂ놈아 내 손녀라도 그랬을꺼다'라고 대답할 거 같았습니다.
그 꼬라지를 보며 제가 더 빡쳤던 건.....
그 여학생 옆옆 자리에 같은 학교로 보이는 교복을 입고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던 남학생이 있었다는 겁니다.
제가 지하철을 타고 다니면서 늙은 사람이 자리를 강탈하기 위해서 행패를 부리는 대상..대부분은 젊은 여자들이었습니다.
만만한거죠. 자신보다 약자라고 생각하는 게 눈에 보입니다.
젊은 사람들이 나서서 개같은 자리 강탈 문화를 좀 바꿔야 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하다못해 시발 ....용어라도 바꿉시다.
'길이나 자리, 물건 따위를 사양하여 남에게 미루어 주지" 않았다고 해서 욕을 쳐 해대는 인간들이 즐비한데
'자리양보'라는 표현은 적당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