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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다
게시물ID : readers_1107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별그림
추천 : 0
조회수 : 17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1/19 23:07:53
내가 보지 않는 어딘가에서 모두들 속삭인다
그 속삭임은 듣지 않았지만 아마 내 이야기일것을, 그리고 그닥 좋지 않은 이야기일것을 짐작한다
나는 내가 모두에게 친절하기를, 모두가 나를 편히 대하기를 바라며 살아왔기에
이 짐작은 아마 틀렸을것을 희망한다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래서 나는 세상이 내가 희망한대로 따라가지 않았음을 짐작한다
겉에서는 아무와도 싸우지않는다 그러나 속에서는 나와 내가 목을 물어뜯어 죽어버릴때 까지 싸운다
그 중 살아남은 하나의 내가 내 밖으로 기어나와 사람들이 아는 내가 될테지만 
한쪽이 죽을날은 결코 오지 않으리라고 짐작한다

이 조용한 전쟁은 누구도 보지 못하지만 나에게 있어 전부인 싸움인데
몇십년, 몇백개월, 몇천일이 지나도 끝나지 않으리라는것을 이제는 확신한다
나와 내가 싸우고 있다는걸 알고있는데 내가 너무나도 많아 정작 내가 누군지 모른다
내가 내가 되기 위하여 살이 잘려나가고 뼈가 으스러지도록 싸워 하나의 내가 튀어나가면
다른 나들은 그 나를 끌어내리고 또다른 내가 다시 겉으로 나선다

내가 너무 많아 사람들이 어떤 나를 보았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다
내 숫자라도 안다면 짐작이라도 해볼텐데 

이 지긋지긋한 나들을 전부다 끌어내려 그 깊은곳으로 꾹꾹 눌러 뭉쳐버린다음 아무런 나도 없는 내가 정말로 원하는 나인데
이 수많은 나들은 내 생각을 부정하려는듯 계속해서 치고받고 싸운다 
착각, 오해, 과장, 망상, 후회, 기대, 희망, 소망, 바람, 실망, 사랑, 경멸, 그리고 포기
결국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아무런 나도 없는 나를 원했지만 아무것도 남지 않기를 바란것은 아니다

결국 이 모든 싸움들이 누구도 볼 수 없고 없는 싸움이기 때문에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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